"그것보다 트레이너!이것 봐봐! 주말에 마야노랑 백화점에 갔는데.."
과연, 주말에 룸메이트인 마야노와 외출을 나갔다가 이 티셔츠를 발견한건가.
동경하는 심볼리 루돌프와 페어로 프린팅된 티셔츠라니, 그야 기쁠만도 하다.
"캐치프라이즈는 [황제와 제왕] 이래! 굉장하지? 굉장하지!? 응?"
"후후.. 그래 굉장하네. 나의 담당 우마무스메는"
"음! 더 칭찬해도 된다구! 엣헴!"
"이제부터 회장에게도 보여주러 갈거야!"
어찌나 신이 났는지 꼬리가 마구 흔들린다.
이럴땐 영락없이 강아지 같구나 테이오는..
잔뜩 신나서 떠들어대는 담당마를 흐뭇하게 바라보며 남은 커피를 한모금 마신다.
"실은 회장에게도 선물하고 싶어서 하나 더 샀어! 헤헤, 사이즈가 맞아야 할텐데~"
나는 그대로 잔에 남은 커피를 테이오의 정수리에 부어버렸다.
갈색의 머리칼은 그냥 물에 젖은 듯한 모양새였지만,
얼굴을 타고, 목을 타고 갈색의 액체가 주륵주륵 흘러내려
하얀 티셔츠에 이르러서는 여기저기 짙은 얼룩을 남기고
다 흡수되지 못한 여분의 액체는 바닥에까지 뚝뚝 떨어진다.
"에...."
사고가 상황을 따라가지 못하는 듯한, 넋이 나간 표정
조금 전까지 신나게 흔들리던 꼬리만이 상황을 먼저 파악한듯, 움직임을 멈추고 얌전하다.
이 표정은 몇번을 봐도 질리지 않는다.
지금 이순간 내 애마는 세상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우마무스메다.
"오후 트레이닝 전에 제대로 씻고오렴, 테이오"
어느새 귀가 완전히 쳐진 그녀의 머리를 상냥하게 쓰다듬자, 손에 커피가 묻어나온다.
뭔가 닦을 것이.. 손수건은 가지고 다니지 않는지라,
티셔츠 등쪽면의 마른 부분에 대충 문대서 닦아 버렸다.
그럼 일어난김에 점심이라도 먹으러 갈까
서류작업도 얼추 끝나가는 참이고, 지금 시간대라면 한산할 것이다.
당근 햄버그같은 인기메뉴는 이미 매진이겠지만..
오늘은 생선구이가 먹고 싶은 기분이니까 상관없겠지
등 뒤의 트레이너실에서 목놓아 우는 테이오의 울음소리가 들려왔지만,
걱정같은건 하지 않는다.
내 담당 우마무스메는 최강의 3관 우마무스메, 무적의 테이오님이니까.
내 마음을 도려내는 학대파는 용서하지 않아요
내 마음을 도려내는 학대파는 용서하지 않아요
의미도 모르겠고 불쾌하기만한데
테이오 애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