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머] 파엠)겜창일수록 더욱 어려워지는 게임

[오리삼겹숯불구이]

그것은 바로 역대 최고 난이도 SRPG로 꼽히는 트라키아 776

사실 클리어 하나만을 노리면 악명만큼의 난이도는 아니다

능력치 구성은 매우 합리적이며, 적절히 사리면 얼마든지 클리어가 가능하다

하지만 너가 게이머이기 때문에 지옥으로 빠져들게 된다

모든 게임에는 공통적인 법칙이 있다

'게임을 이해하고 숙련도가 높아지면 난이도가 낮아진다'

하지만 트라키아는 그렇지가 않다

오히려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그에 비례해 성취하고 싶은 욕구가 반드시 생겨나고 난이도가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간다

대표적으로 두 가지 욕심이 있다

성전사의 서

자원 보충

성전사의 서라는 아이템은 총 12개가 존재하며

자유롭게 교환 가능하고 소지자의 성장률을 올려주는 효과를 가진다

중첩 적용되기 때문에 원하는 능력치에 집중하면 성장률을 거의 70% 올려줄 수 있다

여기서 모든 레벨업에 성전사의 서를 사용하고 싶은 욕심이 생기고

전투 와중에도 렙업을 압둔 놈한테 성전사의 서를 교환해주기 위해 한 유닛(성전사의 서를 들려줬다면 당연히 주 전투요원)이 전투불가 상태가 된다

원하는 성전사의 서를 들고 투기장 노가다를 뛸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트라키아에선 이동력도 1~5% 확률로 오르는데

투기장에선 절대 오르지 않는다

너가 엔딩볼때까지 이동력이 1이라도 오를지는 모른다

하지만 너는 투기장을 돌기 불편하다

그리고 이 게임의 능력치 상한은 20

성장률이 어지간히 낮지 않은 이상 상한은 중반부에 찍힌다

결국 성전사 노가다는 의미없는 욕심이 되는 셈

하지만 당장의 유혹이 달콤해서 받아들일 수가 없다

그렇게까지 해서 상한을 찍었다 치자

그런데 행동마다 피로도가 쌓여서 피로도가 꽉 차면 다음 판 출격이 안된다

몰빵메타 했다간 뒤지는거야

성장률에서의 스노우볼링 앰창은 여기까지 하고 다음으로 넘어가자

이 게임의 자금 충당은 모두 도둑질을 통해 이뤄진다

모든 유닛은 자기보다 체격이 낮은 적을 포획할 수 있고

포획한 동안은 모든 능력치가 급격히 하락하고

소지 아이템을 모두 내 유닛 인벤토리로 옮겨버린 뒤에 길바닥에 풀어줄 수 있다

설사 보스 유닛이더라도 예외는 없다

살인적인 물가가 어째서인지 내가 살때만 적용돼서

적의 철검을 4개정도 팔면 상점에서 강철검 하나정돈 살 수 있다

도적은 자기 체격보다 무게가 낮은 아이템을 즉시 털어버릴 수 있다

적을 포획하면 아이템을 빼앗을 수 있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쓸만한 아이템을 적이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그냥 죽이게 되면 손해보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만약 꼭 빼앗아야할 정도로 비싼 아이템을 가진 적을 행여나 반격으로 그냥 죽이기라도 하면

아이템을 놓치게 된 것이기 때문에 이기고 있는 상황인데도 크게 손실을 본게 되어버린다

파엠은 적의 턴에 반격으로 쓸어버리는게 중후반 날먹의 킬포인트인데 이 포획으로 인해서

아이템을 놓치기 싫으면 반격 딜을 포기하면서 전투력을 억제하게 되고

또 포획시도 시에도 능력치가 깎이기 때문에 스스로 난이도를 높이게 되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이 판을 다 깨가는 상황에서도

저거 하나만 포획하면 겜이 편해질텐데...

저 아이템은 귀한건데... 식으로 끊임없이 플레이어를 유혹하고

도적들은 민가에 쳐들어가 집을 작살내 아이템을 얻지 못하게 만드니

이 녀석들의 처리를 위해 심리가 조급해진다

천천히 진군해야 하는 맵인데 저기서 귀한 아이템을 들고 달아나

아슬아슬하게 쫓아갈 수 있는 범위라 눈 돌아가서 달려들게 만든다

그게 사실 필요하지 않은 물건임에도 단지 레어템이기 때문이다

욕심 유도가 극단적으로 구현된 것이 전설의 18장

소위 '아머 퍼즐'

클리어하려면 당장이라도 클리어할 수 있지만

곳곳에 고성능 아이템이 있는 보물상자가 있고

아무 쓸모없는 유닛 하나를 영입할 수 있다

그 조건은

1. 적병 소속이 두가지인데 한쪽을 절대 죽이지 않을 것

2. 좌측의 a~f를 모두 포획하여(=능력치 떡락) 중앙의 a~f에게 알맞게 데려다주는 것. 당연히 증원 계속 나온다

이 모든 걸 갖춘다면 아무 쓸모없는 유닛 하나를 손에 넣을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좇같음이

파엠 유저라면 반드시 걸리게되는 정신병인 '전원 생존'과 맞물려 정신을 피폐하게 만든다

이처럼 플레이어 스스로 판을 말아먹는 선택을 하게되는 것

큰 손해는 아니지만 손해는 참을 수 없는 겜창 심리를 파고드는 인간의 악의가

트라키아의 악명의 근원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루리웹-2316381169]

이런글 보면 슈패때 파엠안하고 랑그릿사 한게 다행인것 같아.그 당시에 파엠했으면 어린 나는 캐릭들 죄다 죽이면서 겜했을거야.

[Crabshit]

트라키아776 디자인한 놈은 지옥에서 표창장 받았을거임

[SenesQ]

글 잘썼다. 안해봤지만 너무나 공감돼.

[루리웹-8430443496]

진짜 srpg 시리즈중 가장 최악에 난이도를 자랑하는 작품 --; 망할 피로도 시스템에 무기내구도 시발

[루리웹-719126279]

제작자:이 게임을 할거면 죽여가면서 전진하라고요!
유저:응싫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