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사람과 결혼하고 나서부터도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었습니다.
"아..아코!! 큰일이야 너 없으면 안되는 일이 생겼어!!!"
갑자기 걸려온 전화에 다급한 목소리로
저를 불렀습니다. 혹시 이 사람이 사고라도 나지않을까
노심초사 걱정하면서 들고있던 서류까지 팽겨쳐두며
그 곳으로 뛰어갔습니다.
..걱정한 내가 멍청한거죠.
"내가 너무 졸린 게 큰일이야. 운전 좀 대신해줘"
어떤 남편이 아내에게 큰일이라면서
졸리다면서 대리운전을 맡기고 그러는걸까요?
"진짜 죽고싶어요?"
"지, 지금 내가 이 상태로 운전하면 큰일이니까!!"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야근 중인 상황에서
그런 말을 하는 건 제가 당신을 팰 수 있는 합법적 근거가 됩니다.
..하지만 그러는건 안타까우니까 봐드리죠.
덕분에 바보같은 얼굴로 잠에 든 당신의 사진을 찍고 그랬으니까요.
..기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어느 날 케이크를 들고 왔는데
기념일이라든가 그런 날도 아니었습니다.
"케이크? 그건 왜 샀어요?"
"..라이터가 없어"
듣고보니, 담배를 필려면 불을 붙여야하는데
라이터가 없다고 합니다.
편의점은 좀 멀리있고 가까운건 빵집인데
케이크를 사면 덤으로 오는 성냥으로 라이터 대신 쓴다고 하네요.
"...혹시 머리가 어떻게 되셨나요?"
"시, 실례네!? 이것도 로망이 있다고"
성냥에 불을 붙이고 담배에 불을 붙이려는 순간
바람이 불어와 성냥의 불을 꺼버립니다.
"..아"
결국 이 인간은 불을 붙일 때까지
케이크를 사게되었습니다.
..케이크만 10개나 사고 차라리 편의점을 가거나
담배를 끊어요.
그 케이크들은 옆집에 나누어주었습니다.
뭐 전에 결혼 전에 운동하다 머리를 다친 적이 있었죠.
그 이후로 뜸하다가 다시 시작했는데
"아..아코 지금이야 가슴을 만져봐!"
이 인간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죠?
"..싫거든요"
"지금 근육이 느껴지고 있어..! 만져보라니까!?"
진심 ㅁㅁ같은 말을 하는 이 사람을 보고
오만정이 떨어질 거 같지만
안들어줬다간 3일간 삐져있으니
들어는 주도록 했습니다.
(만지작)
"..흐응..♡"
"..느끼지 마세요.."
오른 쪽 가슴을 만졌는데 그러면서 느끼는 이 사람
좀 많이 끔찍하네요.
..그래도 남자 가슴도 만질만 하네요.
그렇게 헬스장에서 나갈려는 도중
한 락터룸에 같이 신발을 넣자고 재안한 그였으나..
"...비밀번호가 뭐였지?"
"농담이죠..?"
저에게서 엄청난 분노가 올라오면서
화를 내고싶지만, 그걸 받아들인 저도 잘못이니 참습니다.
결국 집에 돌아와서는
"아코~ 미안해 응!? 화 좀 풀자!?"
"화 안났어요. 좀 떨어져요. 징그러우니까"
"에이이이"
계속 앵겨오면서 화 풀기를 바라는 이 사람
..뭐 조금 귀여울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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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쓴 글에서 결혼이야기가 나왔길래
아주 그냥 부부로 만들어버렸는데
...이게 부부야 원수야
진짜 머리 다친 거임? 유아퇴행한 수준인데 ㅋㅋㅋㅋ
내 친구가 한 짓을 각색해서 만들어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