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럽게 바깥 세상에서 날아든 그 소식은
선생님의 아내 되는 사람의 죽음을 알리는 것이었다.
일에 치여사느라 아내의 임종을 지키지 못했던
선생님은 그 자리에서 망연자실하게 주저앉았다.
총학생회는 그를 위로하기 위해 사모님의 장례식을 시라토리구에서 갖기로 하고
수많은 학교의 학생회장 명의로 배달된 근조화환들이 가득한 장례식장에는
학생들의 자유로운 조문이 허용되었다.
장례식 기간동안에 다음과 같은 학생들의 부류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죽음과 장례라는 개념에 익숙지 않은데다
얼굴도 모르는 사모님의 장례라는 행사에 분위기를 파악 못하다가
그저 선생님이 슬픔에 빠진 모습에 자기도 슬퍼진 아이도 있었고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을 알기에
진심으로 그의 아픔에 공감해주는 아이도 있었고
무너진 선생님의 모습을 가슴 아파하면서도
이제 그 사람 옆의 빈 자리는 내 것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을 동시에 품는 자신의 이중성에 몸을 떠는 아이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