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묘에다가 병원에서도 장기 일부가 다른 애들이랑 달리 작아서, 병이 생기면 치료하는 시기를 놓치면 언제든 바로 죽을 수 있다는 말을 들어왔는데, 그래도 살면서 한달 이상 외상 수술 한번한게 전부여서 우리애는 매우 건강하면서 지냈는데, 이렇게 병원말처럼 시기를 놓쳐서 떠나 보내니 그애가 있었던 사방이 텅 빈 것 같다.
일 가족으로 6년, 독립해서 8년 총 14년을 같이 보냈는데, 이렇게 떠나보내니까. 그냥 잠이 오지 않는다. 가족으로 처음만난 것도 나고 마지막 순간에도 같은 공간에 있었던게 나여서 더 쓸쓸하네
아침에 일찍 장례를 치를 건데, 그때는 아이를 한지랑 담뇨로 미리 정돈하고 감싸주었던 내내 나온 눈물보다 더 많은 눈물이 날 것 같다.
분명 잠들면 꿈에서 미안하다고, 못나고 가난한 주인이라 제때 제때 병원에 데려다 주지 못해 결국 너를 죽게 만든 못난 가족이라며, 석도대죄에 후회만 할 것 같아서 잠도 자지 못하겠다.
마지막 모습을 사진이나 기록으로 남기면 평생 그 모습만 떠오르게 된다고, 겁쟁이라 죽은 몸을 정돈해주면서 눈감겨준 뒤로 얼굴을 제대로 보지도 못했는데도 정말 괴롭다.
특히 서시히 식어가는 몸을 한지로 싸고, 그애 전용의 담요로 감싸고 난 뒤에, 멍하니 있다가 장레전에 혹시 모를 부패를 막으려면 아이스박스에 보관하는게 좋다고 해서 그애를 들었을 때, 딱딱하게 굳어가는 몸에 두 손이 덜덜 떨리고 가슴이 미여오더라.
우리 애랑 같이 지내는 동안 큰 외로움은 없었는데, 이제는 매우 큰 외로움과 죄책감이 찾아올 것 같아 두렵기도 하다.
가족인 반려묘를 떠나 보내기 전에 유게에 마음의 짐을 하소연 해본다.
혹시 유게 중에 반려동물 키우고 싶은 애들 있으면, 살아있는 동안의 책임이랑 죽은 이후에 찾아올 슬픔이 매우 무겁다는 걸 알고 신중하게 선택하기를 바란다.
그래도 마지막을 지켜준 훌륭한 주인이었네.
고마워
야옹이도 너랑 같이 있어서 행복했을거야. 힘내
마지막에는 미워했을 것 같아서 미안함. 사실상 죽음을 방치해버리고 말았거든
힘들면 편지 쓰는것도 도움 된다 나도 우리 갱얼쥐 무지개 다리 보내고 편지 썼는데 신기하게 마음이 좀 정리 되더라 ..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하고 ..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널 만나서 더 행복했다고 생각해 솔직히 길냥이 될 수 있었는데 네가 선택해준거니까 암튼 마음 잘 추스르고 힘내
편지 쓰는건 생각해보지 못했는데, 장례전에 써봐야 겠다
즐거웠던 기억만 남기고 계속 기억해주렴
고마워
츄르 계열은 나이 먹어서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기 시작하고 캔은 금방 질려해서 닭가슴살 위주로만 줬었느넫, 그게 너무 아쉽게 느껴진다.
그래도 살아있을때 최선으로 챙겨줬으면 된거라고 생각해
솔직히 현실이랄까 형편이 좋지 못해서 여러므로 타협한 일이 많아서 최선으로 챙기지 못했어, 그래서 더 미안한 것 같아. 그래도 이렇게 위로해줘소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