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7일자 은퇴마 협회
나이스 네이처 마지막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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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욕이 저하되었던 시기】
나이스 네이처와 메테오 샤워. 5월 14일 아침.
나이스 네이처와 메테오 샤워. 5월 16일 아침.
5월 17일 아침.
5월 18일 아침.
이후 경과에선 열이 조금씩 내려가는 모습을 보여줬었습니다.
가끔은 미열이 났지만 정상으로 돌아올 때가 많았던 반면,
식욕은 회복되지 않았죠.
급격한 체중 저하로 자세를 유지할 자신이 없어진 건지,
아니면 아직 어딘가 아픈지 지면에 입을 대려는 자세를 취하지 않는 날이 이어졌습니다.
때문에 입에다 풀이나 물을 가져다 주어 확실히 먹는지를 확인했었으며,
말구유통이나 수통에 머리를 쉽게 옮길 수 있도록 높이도 조정하였습니다.
5월 20일 아침.
5월 22일 오전.
왼쪽 다리에 갑작스런 통증이 발견되었습니다.
방목지로부터 돌아오는 길에 몸의 방향을 바꿀 정도로 심각했던 지라
넘어졌던 게 아닌가 싶을 정도였죠.
하지만 의외로 똑바로 앞을 걷는 건 잘해서 처음에는 제벽박리증을 의심했습니다.
(제벽 박리증 : 발굽 표면인 제벽과 발굽 안쪽인 제저 사이에 공동이 생겨 발굽이 분리되는 질병)
예전에 특수장제를 실시한 이력이 있어
장제사에게 연락하니 바로 와주신 덕에 검사를 받아봤으며,
발굽에는 이상이 없지만 왼쪽 어깨가 아픈 게 원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5월 22일 아침에 받은 혈액검사 결과에서는 염증 관련 수치가 더욱 올라가 있었고,
백혈구 수치도 상당하여 왼쪽 어깨의 통증을 고려해 관절염의 가능성도 봤으나,
체내 이곳저곳에 농양이 생겼을 경우도 있어 위치는 파악하지 못한 채로 끝났습니다.
5월 22일 저녁.
5월 23일.
수의사에게 진료를 받았습니다.
매번 왼쪽 고관절 부근을 촉진하면 통증을 느끼는 모습을 보여주긴 했지만,
이 날은 전신이 전후좌우할 것 없이 온 몸이 심각한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노화에 따른 근육쇠퇴로 몸을 제대로 지탱할 수 없게 되는데,
그걸 억지로 버티고 있다 보니 여러 곳에서 통증이 발생하고 있다는 의미였죠.
그래서 전신에 전기침 치료를 45분간 실시하였고,
각종 비타민제와 수액을 처방하였습니다.
이후 촉진을 다시 실시하니 통증은 가신 모양이었습니다.
이 날은 메테오 샤워도 마구간에 함께 있었으며,
저녁에는 기분이 좋아진 건지 클로버와 같은 풀을 먹고 나서도
당근을 3개나 먹어줘서 기쁜 마음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후에는 다시 아무 것도 먹질 않아
다시 일진일퇴, 일희일비를 거듭하는 나날이 계속되었죠.
5월 23일 아침.
전기침 치료받는 모습. 5월 23일.
매일 아침저녁으로 2시간씩 점적 주사를 받았습니다.
5월 26일부터는 목 오른쪽에 정맥주사용 바늘을 삽입했으며,
칼로리를 비롯한 영양섭취를 조금이라도 할 수 있도록
점적 치료와 함께 진통제, 항생 물질, 간기능강화제 투여를 계속 실시했습니다.
이후 24일 아침, 27일 아침,
그리고 세상을 떠난 아침에도 혈액검사를 실시했으나,
감염 수치는 계속 안 좋아지고 있어 항생제 종류를
바꾸거나 추가하거나 해봤지만 효과는 없었습니다.
몸 이곳저곳에 농양이 있는 경우는 물론이고
관절염이 있더라도 항생 물질은 효과를 보기가 어려워
망아지 같은 경우엔 체내에 농양이 발생한다면 병원에서 수술을 받기까지도 합니다.
하지만 나이스 네이처가 이 수술에 버틸 수 있을 리가 만무했죠.
제일 바깥쪽에 있는 농양이라면
굳이 병원에 가지 않더라도, 진정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간이 검사만으로도 발견할 수 있어 가까운 시일 내에 받으려고 했었습니다.
농양의 존재를 알 수 있다는 뜻은 이제 더 이상의 연명 치료가 어렵다는 의미로,
투병 생활을 마무리 짓고 편하게 해주기 위한 판단의 근거로써 활용할 수 있습니다.
결국에는 검사를 받기도 전에 떠나버렸지만…
식욕을 보여줘서 모두가 기뻐했던 날. 5월 23일 저녁.
23일 저녁부터 3일하고도 반을 아무 것도 먹지 못했지만,
27일에 갑자기 식욕을 드러내며 밥을 먹기 시작했습니다.
건초를 입에 물고 질겅질겅거리는 모습을 보고 서둘러 목초로 교체했더니,
짧게 잘라준 풀을 꼭꼭 씹어먹고 당근도 3개나 먹어서 모두가 기뻐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부턴 다시 아무 것도 먹지 않았어요.
먹이 섭취량이 저하됨에 따라 대변도 며칠 동안 ㅂㅈ 않게 되었고,
소변은 혈뇨라고 착각할 정도로 붉고 진한데다가 양도 적었습니다.
혹시나 몰라 종이컵에 받아 소변검사를 실시했지만 혈액반응은 검출되지 않았죠.
아침저녁으로 점적을 실시하면서 수의사께서
맥박과 장운동, 잇몸 색깔과 다리 부종을 섬세하게 살펴봐주셨습니다.
신기하게도 이렇게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도 죽기 전날까지 장운동은 활발했습니다.
배가 고파서 그랬던 게 아니었을까요.
원래 섬유질을 계속 섭취해야 하는 초식동물이 이렇게까지 먹지 않았는데도
마지막까지 산통을 일으키지 않았다는 점은 정말 다행이었습니다.
식욕이 없던 시기. 5월 25일 저녁.
5월 26일 밤.
5월 27일 아침.
아침의 정맥 점적 주사. 5월 27일 아침.
점심이 다가올 시간에 갑자기 파죽지세로 먹이를 입으로 가져갔으며,
이 뒤에 당근도 3개나 먹었다.
5월 27일.
5월 28일 아침.
5월 28일 오후.
5월 29일 아침의 정맥 점적 주사.
벌레 퇴치가 목적이 아니라 햇빛 차단이 목적. 5월 29일.
야간 정맥 점적 주사. 5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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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0일】
세상을 떠나기 이틀 전부터 맥박이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30일 아침에는 처름으로 장운동이 둔화되었으며,
맥박은 더욱 빨라져 체온은 37.9도 정도로 높은 편이었습니다.
그리고 한 20일 쯤부터 배와 가슴 부근에 부종이 생겨 점차 커지기 시작했었죠.
30일 아침은 점적 치료를 끝내니
얼굴을 몇 번이고 갖다 대며 밖에 나가고 싶단 의사를 보였습니다.
밖에 나와선 천천히 메테오 샤워의 뒤를 따라 걸어갔죠.
오전중에는 홋카에도 그리고 혼슈에서
은퇴마 협회원이 1명씩 목장에 방문하여 방목지에서의 모습을 지켜봤습니다.
또한 수의사께서도 찾아와 방목지에서 진료를 실시해
몸에 심한 통증은 없는 것으로 판단하여 추가치료를 실시하지는 않았습니다.
근육은 점점 쇠퇴하면서 피로가 상당히 쌓여있었던 모양.
5월 30일 10시 경의 모습.
5월 30일 10시 반 무렵의 모습.
5월 30일 10시 반이 지났을 때의 모습.
은퇴마 협회원과 현/전 목장주가 지켜보는 가운데,
목책 가까이에 있던 메테오 샤워가 방목지 한가운데로 이동하였고
나이스 네이처가 뒤를 따라갔습니다.
11시 25분, 나이스 네이처는 이동을 마치자마자 바로 자리에 누웠습니다.
지쳐버린 몸을 편히 쉬게 할 자리를 찾은 것이죠.
이후에도 몇 번이고 일어나려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힘없이 움직일 뿐이라 더 이상 일어날 수는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강제로 줄과 트랙터를 이용하여 일으켜세울까도 생각했지만,
그러한 행동에 익숙한 말이라면 모를까
35세의 노마에게는 가혹하기 그지 없는 행위.
공포감에 혹시나 모를 심부전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어
최후를 지켜보는 입장에서 고려할 선택지는 아니었습니다.
햇살이 강하게 내리쬐고 있어 통기성 좋은 밝은 색상의 말옷을 걸쳐주고,
수의사를 기다리는 동안 물로 적신 타올 3장을 몸에 대주었습니다.
건강한 말이라면 아무렇지도 않아 했을 햇살이었지만,
나이스 네이처는 몸이 마르고 쇠약해져 있어 자칫 무슨 일이 발생할지 몰랐기 때문이었죠.
이후 수의사가 바로 달려와 누워있는 나이스 네이처를 진찰하였고,
잇몸은 창백해져 보랏빛으로 물들기 시작했었고,
맥박도 더욱 나빠지고 있어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이제 한계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누워있는 상태로 장시간 방치되는 경우 내장이 압박을 받아 호흡이 어려워집니다.
또한 이후 기온이 더욱 올라갈 지도 모른다는 말에 빨리 결정하는 것이 좋겠다고 하였고,
이를 은퇴마 협회에 유선상으로 설명하니 협회에서는 저희의 선택을 존중해주었습니다.
5월 30일 11시 30분 경의 모습.
말의 안락사는 기본적으로 아래의 3단계로 진행됩니다.
① 진정제
② 마취제
③ 심폐기능정지제
이 방법은 사육관리자가 수의사에게 직접 부탁하지 않는 이상
일반적으로는 실시되지 않는 방법입니다.
대부분의 경우 경제성을 중시하여 ③ 만을 실시하거나,
안전 문제로 ①과 ③만을 실시하고는 합니다만,
와타나베 목장에서는 예전부터 계속 해오던 이 3단계를 그대로 진행했습니다.
수의사가 진정제를 투여하자
나이스 네이처의 굳어있던 표정이 누그러졌으며,
이어서 적정량의 마취제를 투여하였습니다.
마취제로 의식이 소실된 것을 확인하고 마지막 약을 투여.
나이스 네이처는 마지막 약을 투여받기까지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으며,
그렇게 12시 40분에 조용히 숨을 거두었습니다.
2명의 은퇴마 협회원과 목장 스태프 전원이 끝을 함께하였습니다.
이 방목지는 나이스 네이처가 1세 시절에 지내던 곳이었습니다.
파랗게 펼쳐진 하늘과 방목지에 부는 산들바람,
새들의 지저귐을 벗삼아 머나 먼 여행을 떠났습니다.
나이스 네이처의 시신 옆에 앉아 잠시 가만히 있었던 저는,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보았을 풍경을 촬영하였습니다.
(상기 영상)
지금까지 기록하였던 내용처럼
투병 생활은 나이스 네이처에게 있어 상당히 괴로웠을 테고,
정말 고생이 많았다라고 밖에 표현할 말이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수많은 말을 돌보며 지내온 경험으로 봤을 때,
나이스 네이처의 삶은 정말로 행복하지 않았나 싶어요.
부디 행복한 삶에 걸맞는 행복한 마지막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편히 쉬기를.
그나저나 와타나메 목장은 정말 사소한 내용까지 저렇게 다 남겨주는게 참 대단한 듯 ㄷㄷ 네이처가 진짜 바로 옆 동네 사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더 친근하게 느껴졌나 싶기도...
참 영물이었구나..
참 영물이었구나..
떠나기 전 불과 한두 시간 전까지도 열심히 버텨준거였구나 네이처 ㅠㅠ 산통없이 비교적 고통스럽지 않게 갔다는게 그나마 다행이었던듯 ㄹㅇ...
데나트
그나저나 와타나메 목장은 정말 사소한 내용까지 저렇게 다 남겨주는게 참 대단한 듯 ㄷㄷ 네이처가 진짜 바로 옆 동네 사는 것 같은 느낌이어서 더 친근하게 느껴졌나 싶기도...
네이짜도 목장 분들도 진짜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구나..ㅠ 당근별에선 먼저 간 친구들과 행복하길..
내가 따라갈 수 있을까 너가 없는 세상의 속도를
주것어....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