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격 중지!” 명령은 먼저 포병대에 전달되었고, 그리고 이어서 전방의 보병대에 전달되었다.
빌리 콕스는 소매를 걷고 시계를 보더니 믿지 못하겠다는 듯 그것을 쳐다보았다.
이 모든 교전은 고작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그는 주위를 둘러보았다. 쇼튼 중위가 장식으로 심은 야자수 나무 뒤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뭐가 남아있는지 한번 보자구” 그가 말했다.
소총을 발사할 준비를 한 채로, 그는 우주선을 향해 천천히 걸어나갔다.
그것은 그저 연기를 뿜는 잔해에 불과했었다. 그리고 그 주변 건물들 역시 그건 마찬가지였다.
예전 건물이 대지진으로 겪은 파손은 그보단 심했었지만, 그렇게 큰 차이는 없었다.
외계인들의 시신이 잔디밭에 널부러져 있었다. 잔디밭에 흩뿌러진 그들의 피는 여느 인간들과 마찬가지로 붉었다.
콕스는 권총을 한 자루 집어들었다. 그것은 매우 아름답게 가공된 무기였고, 나무로 된 손잡이에는 전투의 기록이 조각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이것이 그저 단발 사격용임을 알아보았다. 최소한 두 세기 전에 퇴물이 된 개인용 무장이었다.
그는 놀라움에 고개를 저었다.
아모로스 하사가 한 외계인의 시신 옆에 떨어져 있던 원뿔형 물체를 들어올렸다.
“이 망할 것은 대체 뭐야?” 그가 물었다.
“그거 화약통이네요” 그가 말했다.
“영화에서 나오던 그거? 서부의 개척자 뭐 그 나부랭이 나오던거?”
“그게 맞아요”
“ㅆ.발.” 아모로스가 격정적으로 내뱉었다. 콕스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소대원들과 함께 그들은 대파된 우주선으로 다가갔다.
대부분의 외계인들은 병사들에게 사격했던 당시 그대로 여전히 반듯하게 두 줄로 쓰러져 죽어 있었다.
또 다른 시신 뒤에, 진홍색 깃털로 장식된 장교로 보이는 자가, 끔찍하게도 불공평한 교전을 시작한 명령을 내렸던 자가 쓰러져 있었다.
그 외계인이 신음 소리를 내며 마치 정신을 차리는 인간들 처럼 꿈틀거리며 움직이자 콕스는 깜짝 놀랐다.
“이놈 잡아! 여기 살아있는 놈이 있다!” 콕스가 외쳤다.
몇몇 병력이 뛰어들어서 다시 깨어나는 외계인을 억눌렀고, 그 자는 반격하기엔 너무 정신이 없었다.
다른 병사들은 우주선에 난 구멍을 통해 그 안을 들여다 보았고, 몇몇은 그 안으로 들어갔다.
그들은 여전히 조심스러웠다. 이 우주선은 인간이 만든 그 어떠한 우주선보다도 훨씬 컸었고,
집중 포격에도 불구하고 틀림없이 생존자가 있을 법 했었다.
늘 그렇듯 즐거움은 오래가지 않았다. 교전이 끝난지 불과 몇분도 채 지나지 않았으나,
이미 벌써 전문가들의 첫 팀이 헬기를 타고 몰려오고 있었고,
그들의 귀중한 샘플에 일개 병사들이 어물쩡거리는 것을 보자 그들은 끔찍한 비명을 질렀다.
전문가들은 또한 즉시 포로들의 신병을 인계받았다.
아모로스 하사는 그들이 외계인을 데려가는 것을 반항기 어린 눈으로 바라보았다.
“이렇게 될 줄은 알고 있었잖아요 샌디.” 콕스가 위로했다.
“우리가 지저분한 일은 다 끝내 놓으면 높으신 분들이 와서 다 채가는 거죠”
“그렇긴 한데, 딱 한번만이라도 반대로 일어나면 얼마나 좋겠냐” 아모로스가 웃음기 없는 소리로 억지로 웃었다.
“아 말 하지마라. 그딴 일 절대 없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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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그램이 등을 대고 드러누운 채로 깨어나자 그는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록솔란족은 언제나 앞으로 들어눕는다. 한동안 그는 여기에 어떻게 왔는지 떠올리려고 했다.
전날 밤에 너무 증류주를 많이 마셨던가? 지독하게 아픈 머리로 봐서 그런 것 같기도 했다.
그 순간 기억이 되돌아왔다. 저 망할 원주민 놈들과 그들의 마법 무기들!
그의 동족들이 집결해서 그들을 물리칠 수 있었나?
만일 그러하다면 그는 평생 전투의 여신인 에디에바를 위해 등불을 켤 것을 맹세했다.
그가 누워있던 방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침대로부터 시작해서, 그 어떠한 연기나 깜빡임도 없이, 태양과도 같이 빛나는 천장에 조명까지,
그 어떠한 것도 눈에 익은게 없었다.
아니, 록솔라니가 이겼다고는 전혀 생각할 수 없었다.
오장육부에 공포가 스며들었다. 그는 자신의 동족들이 포로를 어떻게 대우하는지 잘 안다.
그리고 다른 종족들이 더 지독한 짓을 하는지 우주 여행객들에게 전해 들은 적이 있었다.
그는 이토록 잔혹한 종족이 개발했을게 분명한 끔찍한 고문 기술을 상상하며 벌벌 떨었다.
그는 부들거리면서 일어섰다. 침대의 끝에 그의 모자가 걸려있었고,
무적호에서 가져왔을게 틀림없어보이는 훈제 고기 한 조각과 함께,
유리도 아니고 금속도 아니고 도자기도 아닌 요상한 투명한 재질로 된 물병이 놓여 있었다.
그게 무엇이던지 간에, 그것은 너무 부드럽고 잘 휘어져서 무기로 쓸 수 없어보였다.
그 물병에는 물이 들어 있었다. 무적호에서 가져온 물은 아니었다. 그것은 이미 상해가고 있었으니깐.
하지만 이 물은 시원하면서 그 어떠한 맛도 느껴지지 않는 순수한 물이었고,
오직 몇몇 깊은 산의 약수터에서만 맛볼 수 있었던 물이었다.
문이 소리없이 열리면서 두명의 원주민들이 들어왔다.
한명은 키가 작았고 하얀 외투를 입고 있었다. 만일 가슴에 저 튀어나온 것이 유방이라면, 저건 암컷이리라.
그리고 다른 한명은 원주민 전사들이 입고 있는 것과 같은 옷을 입고 있었으나, 이 곳에서 위장 효과는 없었다.
그 자는 총기를 대놓고 휴대하고 있었고, 신들이시여 맙소사, 매우 경계를 하고 있었다.
토그램이 보기에 놀랍게도, 여성 쪽이 지휘를 하고 있었다. 다른 원주민 쪽은 단순한 경호원으로 보였다.
잡혀온 외계인을 구경하러 온 성격 더러운 귀족의 공주님이겠지 하고 캡틴은 생각했다.
뭐 적어도 원주민 고문기술자와 만나는 것에 비해 그녀와 상대하는 편이 더 편했다.
그녀는 자리에 앉더니 그에게도 역시 자리에 앉으라는 손짓을 했다. 그는 의자에 앉아보았으나, 너무 불편했다.
등이 너무 낮았고, 그의 넓직한 체구와 짧은 다리에 맞지 않았다. 대신에 그는 바닥에 앉았다.
그녀는 탁자 위에 작은 상자를 올려놓았다. 토그램이 그걸을 가리키며 물었다. “그게 뭐요?”
그녀는 한 버튼을 눌렀다가 다른 버튼을 눌렀다가 하면서 상자를 만지작 거렸다.
그러자 상자에서 록솔라니어로 “그게 뭐요?” 라는 말이 들려오자, 그는 순간 소름이 돋으며 귀가 뒤로 눌렸다.
곧 그는 그것이 그 자신의 목소리인걸 깨달았다. 그는 욕설을 퍼부으며 악마를 내쫓는 제스쳐를 취했다.
그녀가 무언가를 말하면서 다시금 상자를 만지작거렸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것은 그녀의 목소리를 따라했다.
그녀는 그 상자를 가리키며 “녹 음 기” 라고 말했다. 그녀는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 했다.
뭘 대체 기다리는 거지? 록솔리니어로 이게 뭐냐고?
“난 이런거 평생 본 적이 없다. 그리고 앞으로도 안보길 원한다.” 그가 말했다.
그녀는 머리를 긁적였다. 다시 그녀가 장치를 조작해서 그가 말했던 것을 반복하게 했을 때,
그는 그것을 벽에 집어던질 뻔 했으나, 자신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경비병의 생각에 그것을 그만두었다.
토그램은 그의 모험에 가득찬 인생을 살면서 여러 언어를 배운 적이 있었다.
그래서 그가 비록 미천한 신분과 연줄의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캡틴의 직위를 얻은 것이었다.
그리고 그 여성 역시도 -- 토그램은 그녀의 이름이 힐다체스타라고 들렸다 -- 언어에 재능이 있었고,
들은 것을 기억하는 상자 역시도 있었다.
“대체 왜 우리를 공격한거죠?” 그녀가 어느날 질문했다. 그 질문을 하기 위해 록솔란어를 충분히 익힌 후였다.
그는 자신이 취조당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비록 그녀가 정중하게 말하고 있었지만 말이다.
그 자신 역시도 포로를 상대로 비슷한 수작을 벌인 적이 있었다.
그는 귀를 으쓱했다. 그는 언제나 정답을 말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가 캡틴이 된 것이었다.
그는 말했다.
“당신들이 키우는 것을 우리가 빼앗아서 우리가 가져다 쓰려고 했지.
대체 그거 말고 무엇을 하려고 정복을 한단 말이오?”
“그렇긴 하군요” 그녀는 중얼거리며 잠시 조용히 있었다. 그의 돌직구 답변은 질문을 몇가지 미리 막은 것 같았다.
그리고 그녀가 다시 질문했다.
“당신네 종족은 어떻게 빛보다 빨리 걸을 수....아니 여행할 수 있나요?
그 외의 당신들의 예술은 간단한데?”
그의 털은 분개함으로 곤두섰다.
“간단하지 않소! 우리는 화약을 만들 줄 아오!
우리는 강철을 주조할 수 있고, 별에서 다른 별로 항해할 수 있게 돕는 망원경도 제작이 가능하지.
우리는 동굴 속에서 벌벌 떨거나 서로를 화살로 쏴대는 야만인 따위가 아니오!”
그의 말은 물론 깔끔하지도 않고 간단하지도 않았다.
그는 몇몇 단어를 번복하고,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하는 단계를 거쳐서 힐다체스타가 비로소 이해할 수 있게 해 줘야 했다.
그녀는 다시 머리를 긁으며, 그가 어리둥절함을 나타내는 것으로 인지한 제스처를 보여주었다.
그녀가 말했다.
“우리는 수백년간 당신이 말한 것을 이미 알고 있었죠.
하지만 우리 중 그 누구도 빛보다 빠르게 걷는···아니 젠장 자꾸만 여행하다 대신에 이게 나오네···여행하는 법을 알지 못했다구요.
당신네 종족은 그걸 어떻게 알게 된 거죠?”
“우리 스스로 발견했소” 그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다른 종족들 처럼, 다른 우주 항해 종족에서 배울 필요도 없이 우리 스스로 배웠지”
“그럼 어떻게 그걸 발견했나요” 그녀가 물었다.
“내가 어떻게 알겠소? 나는 그저 군인이요. 내가 대체 왜 그걸 알아야 하겠소?
대체 화약을 누가 처음 발명했는지, 철을 녹일만큼 뜨거운 불을 만들려면 풀무를 써야 한다는 것을 발견했는지 알고 있겠소?
이러한 것들은 자연스럽게 알게 되는, 그것 뿐이오”
그녀는 그날 취조를 일찍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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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쪽팔리는군” 힐다 체스터가 말했다.
“이 머저리같은 외계인 놈들이 몇년만 더 늦게 왔다면
저 우주에 더 넓은 땅이 있다는 것을 알지도 못한 채로 전쟁나서 우리 다 뒈졌을거야.
젠장할, 록솔란 놈들이 하는 말이 맞다면,
강철을 간신히 주조할 줄 아는 것들이 우주선을 날리면서 그걸 깊이 생각조차 안한다고”
“우주선이 집으로 돌아가게 해주지 않는다는거 빼곤 말이지” 찰리 이베츠가 답했다.
그의 넥타이는 주머니에 들어가 있었고, 파사데나의 뜨거운 여름 기온 덕분에 와이셔츠의 컬러는 열려 있었다.
비록 칼텍의 애서니엄관은 효율적으로 냉방되고 있었지만 말이다.
다른 기술자들과 과학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외계인 연구에 힐다 체스터와 같은 언어학자의 도움이 필요했다.
그리고 저 우주의 다른 종족들도 놈들과 비슷할 거라고. 그렇지 않았다면 그들은 진작에 멸종당했겠지.”
이베츠가 말했다. “한번 살펴보기 시작하니 이 드라이브는 정말 간단해.
연구진들이 말하길, 우리 역사상 그 누구라도 이것의 원리를 우연히 발견했을지도 모른다고 하더라구.
가장 타당한 추측으로는, 대부분의 종족들은 이걸 발견하는 순간,
그 모든 창작 에너지를 이것을 개선하는데 쏟아 붇는다는 거지.”
“하지만 우린 못 찾았잖아.” 힐다가 천천히 말했다. “그리고 우리의 기술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발전했지.”
“그래 맞아. 그래서 록솔란 놈들이 전기라던지 핵에너지라던지에 대해서 무지한 거지.
그리고 우리가 발견한 대라면, 하이퍼드라이브와 반중력은 전자기이론 처럼 파생되는 기술이 전혀 존재하지 않아.
그저 물건을 빨리 이곳에서 저곳으로 옮기는 것만 해 주는 거지.”
“지금 인류에게 있어선 그거로도 충분해” 힐다가 말했다. 이베츠가 동의했다.
이제 지구의 인구는 90억명을 돌파했고, 그 중의 절반은 굶주리고 있었다.
그리고 이제 그들에게는 우주에 그 어디로든 갈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내가 볼땐” 이베츠가 사색하며 말했다, “저 밖의 외계인들에게 우리는 정말 경악이 될 거야.”
힐다가 그의 말 뜻을 알아듣는데 1초 가량 걸렸다.
“그게 농담이라면 전히 안웃겨. 정복전쟁이 일어나지 않은지 벌써 100년이 넘었다고.”
“그렇지, 너무 비용이 많이 드는데다가 위험해지기까지 했으니깐.
그렇지만 록솔란 놈들이나 아니면 그와 비슷한 문명 수준이 우리를 상대로 뭘 할 수 있겠어?
아즈텍과 잉카들도 제법 용감했지만, 스페인 사람들에 대해서 뭘 할 수 있었지?”
“지난 500년간 우리 종족이 좀 더 현명해 졌길 바랄 뿐이야” 힐다가 말했다.
그러면서 그녀는 먹던 샌드위치를 반쯤 남겼다. 더 이상 배가 고프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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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시스크!” 선임 행해사가 그의 방에 절뚝거리며 들어오는 것을 보자 토그램이 외쳤다.
랜시스크는 몇달 전에, 이름 값 못하는 배 무적호에 탑승했을 때 보다 살이 빠져 있었다.
그의 털은 하얗게 세어 있었고, 토그램이 기억하지 못하는 상처가 몇군데 나 있었다.
그의 즐거운 듯한 초연한 태도는 변하지 않았다.
“자네야 말로, 총알보다도 단단한 건가, 아니면 인간들이 자넬 죽일 가치가 없다고 여긴 겐가?”
토그램이 씁쓸하게 말했다. “당신이 살아있을 줄은 몰랐습니다.”
“내 탓은 아니지” 랜시스크가 말했다. “내 곁에 있던 올그렌이--” 그의 목소리는 떨렸다.
그 모든 것에서 초연해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여기서 뭘 하고 계신 거죠?” 캡틴이 물었다.
“만나서 반갑지 않다는 것은 아닌데, 제가 처음 보는 록살란 사람입니다. 그 날 이후로 --”
이번엔 그의 목소리가 떨렸다.
“그 착륙한 날 이후로 말이지.” 토그램은 항해사가 대신 말해준 덕분에 안도감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랜시스크는 계속 말했다.
“나는 자네와 같은 자들을 여럿 봤다네.
내 생각에는 인간들이 우리가 서로 대화하는 것을 들으려고 우리가 서로 만나는 것을 허용하고 있는거 같아.”
“놈들이 그걸 어떻게 할 수 있단 말입니까?” 토그램은 질문 한 후, 스스로에게 답했다.
“아 맞다, <녹 음 기>라는게 있었죠.” 그는 지구인의 영어 단어를 부득이 쓸 수 밖에 없었다.
“뭐, 그거라면 이렇게 대처하면 될 겁니다”
“우리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랜시스크?”
“록솔란 본성에서 지금쯤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을거야” 항해사 역시도 오야그로 답했다.
그것은 토그램을 위로해주지 못했다. “너무나 많은 방식으로 우주선을 잃을 수 있습니다” 그가 우울하게 말했다.
“최고사령관께서 우리를 찾으러 다른 함대를 파견한다고 쳐도, 우리보다 더 잘 할수는 없을 겁니다.
이 망할 놈의 인간놈들에겐 전투 기계가 지나치게 많이 있어요.” 그는 말을 잠시 멈추고 보드카를 천천히 들이켰다.
인간들이 만든 여러 술들은 마시고 나면 몸에 탈이 났지만, 보드카 만큼은 그는 좋아했다.
“대체 어떻게 놈들이 이런 기계들을 가졌는데 우리는, 아니 다른 종족들은 가지지 못한 거죠?
놈들은 무슨 마법사 나부랭이가 틀림없었요. 지들 영혼을 악마에게 팔아먹은 것들이 분명하다구요.”
랜시스크의 콧등은 동의하지 못하겠다는 듯 꿈틀거렸다.
“내가 놈들의 한 책벌레 녀석에게 비슷한 질문을 한 적이 있지.
우박인가 눈보라인가 아무튼 그런 비슷한 이름의 인간(※Frost는 서리라는 뜻이다)이 쓴 시를 그 친구가 들려주었지.
그것은 한 갈림길에서 선 여행자가, 결국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선택하게 되었다는 내용의 시였네.
그게 인간들이 한 것일세.
대부분의 종족들은 하이퍼드라이브를 먼저 발견하고, 그리고 우주로 여행을 하지.
인간들은 한번도 발견하지 못했고, 그들의 지적 탐구 역시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아간 거야.”
“정말 그렇지 않나요!” 토그램이 그 끔찍하고 참혹했던 전투를 떠올리며 몸을 떨었다.
“재장전 없이 총알을 수십발씩 쏟아내는 총이라던지, 스스로 주행하는 철갑 요새에 달린 대포라던지,
목표물을 알아서 쫓아가는 로켓이라던지...그리고 우리가 눈으로 ㅂㅈ 못했고, 인간들의 말로만 들었지만,
단 한방으로 도시를 통채로 날려버릴 수 있는 폭탄이라던지 말이죠.”
“난 그건 못 믿겠더라”
“전 믿습니다. 놈들이 그걸 말하면서 눈에 공포가 서리더군요.”
“뭐 그럼 그런거고. 하지만 그들이 만든 것은 무기 뿐만이 아니더라구.
멀리 떨어진 거리에서도 서로를 보고 대화를 할 수 있게 해주는 기계가 있네.
그리고 그들을 위해서 스스로 숫자를 세어 주는 기계도 있지. 그들의 녹음기와 기타 등등도 그러한 것들이지.
그들이 자신들의 의료기술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들어 보면, 자네 말대로 저들이 마법사가 아닌가 생각이 들 지경이야.
병의 원인이 뭔지 파악을 할 기술이 있고, 그것을 치유하거나 예방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네.
그리고 농업 기술은 또 어떻고. 내가 여태까지 봐 왔던 그 어떠한 행성보다도 인구 밀도가 높지만,
여전히 그들이 필요한 만큼의 식량을 생산하고 있어.
토그램이 그의 귀를 시무룩하게 내리며 말했다.
“이건 너무 불공평해요. 저들은 그 모든 것을 다 가졌는데, 하이퍼드라이브만 빼고 말이죠.”
“그리고 이제 놈들은 그걸 손에 넣었지” 랜시스크가 상기시켰다. “우리 덕분에 말이야.”
경악에 찬 두 록솔란 인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들은 동시에 말했다.
“대체 우리가 무슨 짓을 저지른거야?!”
고전 sf를 보면 항상 지구 인구의 마지노선을 100억명 내외로 여기더군요. 작년말 기준 전세계 인구가 이미 80억을 넘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