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진주라는 마을에서 살던 청년 현우는 어느때처럼
자기 방 침대에서 뒹굴 거리며 올해 일곱살이 된 암 코양이 다옹이를
조물딱 거리며 무료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한시간..두시간.. 다섯 시간.. 여섯 시간..
“ 그만 좀 주물러 집사 ! ”
다옹이는 짜증을 내며 현우의 뺨을 할퀴었다
“ 이럴 시간에 나가서 여친이나 사귀라고 내가 집사 결혼 하는걸 봐야 눈을 감는데..어휴 ”
“ 그치만.. ”
“ 나가라옹! ”
다옹이에게 쫓겨난 현우는 어쩔수 없이 집에서 나와 자주가는 술집으로 향했다
다옹이의 심정은 알지만 그라고 해서 여자를 사귀고 싶은 마음이 없는건 아니였다
그저 짝사랑 하는 여인이 유부녀 일뿐,
사실 그건 도덕성이 결여된 그에게 별 문제는 안되는 일 이였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으니..
술집에 들어선 현우는 언제나 처럼 반겨주는 여 사장을 뒤로하고
테이블에 앉아 소주와 골뱅이를 주문했다
“ 무슨 고민 있으신가 봐요? ”
일이 한가해 지자 여 사장이 앞 의자에 앉으며 말을 걸어왔다
“ 아뇨 하하.. 다옹이가 자꾸 여자를 사귀라고 보채네요 내 맘도 모르고 ”
“ 다옹이? ”
“ 네 우리집 고양이 예요 ”
“ 아.. 대변혁때 많은 일이 있었죠 ”
고양이가 말을 한다는건 이 세계에서 흔한 일에 불과했다.
대변혁 이후 세계는 변했다.
예전보다 훨씬 판타지아 같은 세상으로 변모하고 말았다.
전 세계의 지형도 변했고 인간들의 생김새도 변했다.
어떤 이는 성별이 뒤 바뀌었고 어떤 이는 괴물이 되어 있기도 했다.
대 변혁은 평범하게 살아갔던 이들에겐 우울한 이야기 일뿐..
인류는 빠르게 적응하기 시작했다.
자정이 훌쩍 넘어 가게를 문 닫을 시간 소주 일곱 병을 비운 현우 앞에는 생글 생글 웃는
그녀가 보였고 그녀가 생글 생글 웃으며 그에게 물었다
“ 그래서 그 짝사랑 하는 여자 분이 누구예요? 나라면 늠름하신 이런 사내를 거부하진 않았을 텐데 ”
술도 취했고 시간도 시간 이겠다 현우는 용기를 내 보려고 했으나 그는 사실
도덕성이 결여된 쑥맥 이였다.
“ 헤헤,,사...사..사..실은.... ”
“ 사실은..? ”
여 사장은 앉던 의자를 현우의 옆으로 옮기고 가까이 몸을 기대었다
분위기가 무르익어 갔고 무르익을 때로 익어 갔고 갔고 또 갔지만 현우는
다옹이에게 그랬듯 시간 개념 이라는게 없었다
여 사장은 답답 했는지 현우의 손을 잡고 자신의 가슴에 갖다대며
그를 노골적으로 유혹하기 시작했다
“ 아..안됩니다요 마..마님 ! ”
뭔가 이상한 낌새를 눈치 챈 여 사장은 그의 물건에 손을 대어 봤으나
죽어 있었다.. 거기가.. 이럴수가... 아리따운 유부녀인 내가 그렇게 유혹을 했는데...
“ 이 년놈들이 뭐하는 짓이야! ”
둘이 서로 다른 이유로 당황하는 사이 술집 문이 쾅 하고 열리면서 아주 건장한
푸르팅팅한 오크 하나가 들어왔다.
“
여..여보 일어났어? ”
오크는 고개를 돌려 현우를 바라보다 이윽고
끌어내 우악스럽게 술집 밖으로 집어 던졌다.
이윽고 그가 경멸의 눈빛으로 현우를 내려다 본후 다시 술집으로 들어가고 난후
맥주병 깨지는 소리와 여 사장의 비명 소리가 문밖으로 세어 나왔다.
“ 야이 미친 뇬아 아무리 서방이 이 꼬라지가 됐어도 하필 골라도 저런 고자 새끼를 고르냐 ! ”
“ 저 사람 고자야? 몰랏지 난.. ”
“ 알았으면 어쩌게..어쩔라고 ! ”
와장창 깨지는 소리를 멀리한 채 현우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달아났다.
‘ 대변혁 이후 여섯 번 째 짝 사랑도 이렇게 깨지는군 ’
그 전 지구적 사건이 있은 후 현우의 물건은 성기능을 잃어 버렸지만
성욕을 잃은건 아니였다.
아니 오히려 이성에 대한 갈망은 날이 지날수록 더욱 더 커져만 갔지만
사실 현우에겐 지금 당장 여자는 문제가 아니였다.
오늘을 기점으로 세상 사는데 가장 필요한 물질인 돈이 다 떨어져 버린 것이다.
은행에서 대출한 돈 1600만원도 이제 몇만원 남지 않았다.
‘ 큰일은 큰일이네 ’
그래도 오크 남편이 깽판을 쳐준 덕분에 계산을 안할수 있었고
다행히 담배 살돈은 남았다.
현우는 담배를 한 입 꼬나물고 엉덩이를 흔들었다. 그의 장기인 구애의 춤이다. 오크 남편은 장을 보다 말고 현우를 발견한 뒤 그 믿을수 없는 음란함에 경악하고 말았다. 둘은 깊은 입맞춤을 나누며, 여자 따윈 버리고 둘이서 이 세계를 해쳐나가겠노라고 맹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