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졸라 비싸네 시바.. 야 경비는 페이에서 다 제한다? ”
“ O O ”
현우는 반바지에 반팔을 입은 아영이를 못 마땅 하다는 듯 내려봤다.
“ 아직 5월이라 밤 바다는 추울텐데 그렇게 입고 되겠냐? ”
“ 참아야죠 뭐 ”
“ 좋은 자세네 ”
둘은 오망성이 그려진 웨이 포인트를 타고 순식간에 만리포에 있는 마을에 도착했다.
“ 우웨엑~ ”
이런.. 아영이는 포탈 멀미가 있었다.
“ 촌스럽기는.. 얌마 그래갖고 헌터 일 하겠어?”
“이..익숙해 져야죠 ”
“ 익숙해 지기 전에 죽겠다 임마 ”
“ 아까부터 왜케 틱틱 대실까 진짜..”
나약해도 지기 싫어하는 아영이와 마을 길을 걷던 중
산 등성이에 지어진 작은 시골 마을에서 현우는 지나가던 할머니 에게 길을 물었다.
“ 할머니, 여기 익사체가 나온다는 해변은 어디로 내려가야 해요? ”
할머니가 위 아래로 현우 일행을 훑어보면 말한다
“ 사냥꾼들 이신가? ”
“ 네 할머니 시청에서 토벌령이 떨어져서 잡으러 왔어요 ”
"거 가믄 클난다. 그기 강에서 물 할마시가 티 나온다는 소문이 있다 아이가"
물 할망구는 익사체 보다 크고 짧은 거리를 빠르게 이동을 할 수 있는 몹이다.
게다가 두껍고 독이 있는 날카로운 손톱에 잘못 걸리면 가죽 장비 따윈 그대로 찢겨져 나간다.
무엇보다 이 물할망구는 지성체라 익사체 따위 하고는 차원이 다르다.
“ 아 싯팔 시청 개 색히들 왜 이런 정보는 안 적어 놨어 ”
“ 며칠 전에 진주시에서 왔다카던 사냥꾼들이 물 할매시 땜에 다 물에 빠지서 디짔다,
오는 아들 마다 다 물에 빠지가 디지겄다 아이고.. ”
“ 어디로 가면 되죠? ”
“ 둘이 가삐면 위험 하네까니 안전한 길목 까지만 안내해 줄테니 따라오게 ”
“ 고맙습니다 할머니! ”
아영이는 생글대며 연로한 할머니 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 아이구 애기씨가 참 해맑구만 호호.. 따님 이신가? ”
“ 딸은 무슨.. 얘 이래뵈도 32살 먹은 노처녀 예요 ”
“ 아 이 아저씨가 진짜.. 확 힐 안줄까 보다 ”
“ 서른 둘이면 한참 아지... ”
한적한 마을을 지나 돌 계단을 내려가자 검은 밤 바다를 낀 해변이 눈에 들어왔다.
“ 스산 하네요.. 갑자기 나타나 익사체가 돌아 다녀도 이상하지 않을거 같은 ”
순간 할매가 잽싸게 현우가 들고 있던 야간 투시경을 낚아챘다
“ 크히히히히.... 내 그렇게 경고 했거늘 말귀를 도통 들어먹질 않는 녀석 들이구나 ! ”
헬멧을 집어던진 할매가 물 할망구로 순식간에 변신해 아영이 에게 들이 닥쳤고
현우가 은검을 발도하자 빠르게 뒤로 물러났다.
뒤 집혀진 눈깔, 축 늘어져 덜렁 거리는 가슴, 두배 이상은 커진 체격으로 모든 피지컬이 상승한 물할망구
의 뒤로 흉측한 익사체 들이 모여 들었다.
‘ 이래서 야간만 노렸구만 ’
“ 으아아.. ”
괴물 도감 으로는 읽어 봤지만 아영은 살기를 띈 몹들이 이런
마을 불빛이 안들어 오는 어두운 해변에서 실루엣만 보여 더욱 두려움에 떨었다.
“ 별거 아냐 침착해 임마 ”
“ 별거 아니라꼬.. 간이 배밖으로 나왔구마잉~ 크크.. ”
“ 에이 시발 유통기한 지난건데.. ”
현우가 다옹이 눈꼽에서 체취한 포션을 꺼내 마시자 바로 흑백으로 시야가 확보 되었다.
물할망구가 순식간에 거리를 좁혀 현우에게 달려든다.
“ 타르챠 ”
현우의 나지막한 속삭임에 그를 덮친 물 할망구의 거대한 몸이
튕겨져 나갔고 그틈을 놓치지 않은 현우는 은검으로 그녀의 왼쪽 팔을 날려 버렸다.
“ 크아악! ”
물할망구가 비명을 지르자 당황한 익사체들이 서로 두리번 거렸고
무지성 생물들 이지만 전황이 어떻게 돌아 가는지는 아는거 같았다.
“ 와 삼촌 마법도 쓸줄 아셨어요? ”
“ 이런건 기본이지 임마 ”
누구나 쓸 수 있는 기본은 아니다.
마검사는 드물었고 특히 대변혁때 고자가 되어버린 만큼 현우의 능력치는 상당히 쓸만했다.
잃은 것 만큼 이 빌어먹을 세상에서 살아 남을수 있는 생존기로 보상 받을수 있었던 것이다.
현우가 결정타를 날리려 하자 물할망구가 팔이 떨어져 나간 어깨를 움켜쥐며
소리쳤다.
“ 잠시만 ! ”
“ 왜? ”
“ 비..비기따고 안할래? ”
“ 까고 자빠졌네 ”
“ 이보게 젊은이.. 내가 인간일 때 조금 모아두운 재산이 아직 집에 고스란히 남아있네.
한 2백쯤 될거야. 그거 다 드릴테니 불쌍한 늙은이 한번만 용서해 주게..
내가 이렇게 되고싶어 됐겠나? 다 그 망할 대변혁이 문제지 내가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응?
이 익사체 들도 다 이 마을 주민들 이였다고.. ”
비록 흉측한 몰골 이지만 무릎을 꿇고 비는 모습이 아영이는 가련하게 느껴졌다.
대변혁 이후 많은 것이 변했고 사람이 마물이 된 경우도 종종 있었다.
“ 사..삼촌 저렇게 말 하는데.. ”
현우는 은검의 뾰족한 끝으로 무릎꿇은 물 할망구의 머릿 통을 그대로 찍어 꽤뚫어 버렸다.
“ 괴물은 괴물일 뿐.. ”
“ 꺄아악..! ”
아영의 비명 소리는 아랑곳 하지않고 나머지 익사체 들을 베다가 발 뒷꿈치가
물 할망구의 시체에 걸려 넘어졌고 이틈을 놓치지 않은 익사체가 현우의 발목을 물어 뜯었다.
“ 야, 힐 ! ”
태어나 처음 보는 끔찍한 살상에 아영은 이미 패닉 상태였다.
다른 발로 발목을 물은 익사체를 쳐낸 현우는 한꺼번에 달려드는 익사체 무리를 향해 주문을 외웠다.
“ 프로미엔 ”
은검이 순식간에 화염으로 뒤 덮히고 크게 옆으로 휘두르자 모든 무리의 익사체 들이 불길에 휩싸였다.
“ 꾸에에에엑! ”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현우는 은검을 휘둘러 모든 익사체 들을 처리했다.
새벽이 밝아오는 해변에서 현우는 조용히 나이프로 물할망구의 손톱과 익사체 들의 혀를
도려 내고 있었고 아영이는 모래 사장에 꼼짝없이 주저앉아 멍하니 그 광경을 지켜 보고만 있었다.
작업이 다 끝나갈 때 즈음 지나 아영이 힘겹게 입을 떼었다
“ 삼촌이 옳아요.. 괴물은 괴물일 뿐이죠... ”
“ ... 이 일 계속 하려면 알아 둬. 지성체 괴물들은 교활하고 수단 방법 가리지 않아.
아 시바..다리야 아고고.. ”
“ 케어.. ”
“ 야야 힐 안들어 오잖아 ”
“케어”
“ 아 얘 진짜 초보네 ”
“ 케어 ㅠㅠ ”
아영의 공책같이 얇은 마법서 페이지가 쪼그라 들며 현우의 뜯겨나간 발목이 치유가 되어갔다.
“ 코피 같은데만 써봤단 말이예요 ”
“ 자랑이다 임마 ”
“ 가자 ”
“ 어딜요? ”
“ 찾아야지 할머니네 집! ”
“ 에에? ”
“ 주신다는데 받아야지 임마 물 할망구는 토벌비에 안 들어 간다고 ”
“ 와.. 진짜 쓰레기다 ”
“ 일어나 ”
정의의 도살자 현우 이야기는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