녀석은... 천둥번개가 치는 새벽 어느순간 내 시야에 들어왔다.
난 녀석을 보고는 그 자리에서 몸이 굳어버렸다
기다란 더듬이 갈색빛이 살짝 도는 검은 색의 긴 타원형 몸체...
내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실을 부정하고 싶었지만...
그건 틀림 없는 그 녀석이었다
내가 몸이 굳어서 움직이지 못하는 몇 초 동안
녀석은 계속 움직이더니
거실에 있는 스탠드형 에어컨 뒤로 숨어 버렸다.
나는 녀석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마자 현관 신발장으로 가서
그곳에 있는 슬리퍼를 한짝을 들고
다른 한손에는 에프X라를 들어서
녀석이 숨은 스탠드형 에어컨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여기까지 걸린 시간 5초미만..
난 녀석이 더 깊숙한 곳으로 숨지 않기를 바라며
천천히 슬리퍼를 손에 꽉 쥔채 그저 기다렸다.
그렇게 얼마 기다리지 않아 녀석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다시 마주했을 때 난 다시 몸이 굳어 버릴 뻔 했다
그리고 순간 녀석을 놓쳐버렸을 때의 후폭풍이 생각났다.
'음! 역시 절대 놓치면 안돼! '라고 짧게 생각 한 후
벽에서 기어 나오던 녀석에게 에프X라를 발사했다.
그 효과는 대단했다! 빠르게 기어다니던 녀석이
약에 맞아서 괴로워했다.
3초 정도 괴로워 하던 녀석이 벽에서 떨어져 바닥을 기어 다니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순간을 기다리고 있었던 나는 한손에 쥐고 있던
슬리퍼를 녀석의 몸에 후려 갈겼다.
빠르고 정확하게 있는 힘을 모두! 빡! 소리와 함께 그 녀석은
더 이상 나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한낱 시체에 불과하게 되었다.
어느새 식은 땀 까지 흘리고 있었지만 그래도 잡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면서 쓰러진 녀석을 다시 한번 봤다.
'...근데 처음 봤을 땐 엄청 커 보였는데 잡고 보니
조금 작아보이네..?'
'...뭐 기분 탓 이겠지! '라는 생각을 하며
녀석의 시체를 휴지에 담아 화장실 변기통에 넣어 물을 내렸다.
다시 만나지 않기를 바라면서...
여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