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3월 22일. 아프리카 말리에서는 군사쿠데타가 일어났다. 이 쿠데타는 역사에서 가장 당황스런 쿠데타로 손꼽힌다.
아마두 사노고 대위가 이끈 쿠데타군은 민주적으로 선출된 투레 정권을 타도하고 정권을 장악했다. 문제는 아마두 대위는 쿠데타를 일으킬 생각이 없었다는 것이다.
쿠데타 주동자 아마두 사노고는 말리 육사에서 가혹행위로 인해 사망자가 발생하자 가혹행위에 가담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연대책임을 지고 전출되었다.
그리고 그가 이끈 중대는 군납비리로 보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맨주먹으로 알카에다와 싸우게 되어 사상자와 불만이 누적되고 있었다. 그런데 말리 국방장관이 찾아와 불만을 들어주기는 커녕 강압적으로 불만을 짓누르자 불만을 터트린다. 장관의 경호원들이 공포탄을 쏘자 화가 난 장병들은 무기를 들고 대통령에게 직접 개선을 요구하겠다고 수도로 몰려간다. 이들의 숫자는 100명 가량에 불과했다.
그런데... 대통령 관저에 도착해 대통령을 면담하게 해 달라고 하자 대통령은 쿠데타가 일어난 줄 알고 도주한 뒤였다. 대통령이 도망갈 거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군인들은 당황하여 국영방송국으로 가 대통령이든 장관이든 나와 우리랑 얘기 좀 하자고 방송했지만 2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제서야 군인들은 자신들이 쿠데타를 일으켰으며 또 그게 성공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자신들의 지도자를 인기투표로 뽑은 결과 아마두 사노고가 정권을 잡은 것이다.
군납비리로 병사들이 쿠데타를 일으킨 건 딱 임오군란이었지만 정부가 쿠데타군에게 알아서 정권을 갖다바친 건 유례가 없는 수준이다. 1979년도 이렇진 않았다.
현실은 픽션보다 더 픽션같다.
3줄 요약
1. 아프리카 말리에서 100명의 군인들이 군납비리에 항의하러 상경했다.
2.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료들은 쿠데타가 일어난 줄 알고 도주했다.
3. 쿠데타를 일으킬 생각이 없었지만 성공시킨 쿠데타군이 정권을 장악했다.
새끼들 어지간히 구렸나...
그래서 후일담이 어떤지 궁금하네.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