톨킨 번역지침이 한국과 맞지 않는 이유
톨킨은 번역지침서를 내면서 각 단어를 현지의 언어로 로컬라이징하도록 했는데
그 결과 "프로도 배긴스"는 "골목쟁이네 프로도" 가 되었다.
사실 근데 이마저도 번역지침을 어긴 것인데
번역지침을 엄밀히 지킨다면 프로도의 이름은 "골목쟁이네 똑똑이" 가 되어야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주인공 이름을 똑똑이로 개명하는건 좀 그렇고 그렇다고 번역지침을 무시할수는 없으니 타협한 것이 골목쟁이네 프로도.
사실 이건 모든 언어의 고유명사들은 근본적으로 기본적인 단어들의 합체로 이름을 짓는데, 한국의 경우에는 그 자리를 한자가 대체했다.
쉽게 말해 "홍길동" 이란 이름은 "넓고 큰네 길한 아이" 라는 의미를 갖고있지만 아무도 이렇게 인식하지는 않는 것과 같은 맥락이고,
영미권에는 "스틸" 같은 성씨가 있지만 한국에는 "강철" 라고 읽는 성씨가 없는 대신 "김(金)"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거기에 유럽은 대부분 어원을 공유하는 단어가 많아 그 나라에서 쓰이는 버전의 고유명사로 번역하기만 해도 됐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 일행을 죄다 한자명으로 음차하면 웬 무협지가 되버릴거고, 그렇다고 무시하면 지침을 어기는 문제가 생겨버리는 것이다
예를 들면 "빌헬름 폰 호엔촐레른" 이란 이름을 톨킨식 번역지침으로 영어로 번역할 경우
"윌리엄 오브 하이헤아힐" 정도가 된다
어감이 나쁘지 않아 이렇게 번역해도 아무 문제 없지만, 이걸 한국어로 번역시
"높은 높은 언덕네 투구" 라는 괴상망측한 이름이 되어버린다
셰익스피어도 창흔들꾼 정도가 될 거고...
그래서 사실 어떤 방식으로 번역한다 하더라도 톨킨의 원 의도와는 어긋나버리게 된다.
톨킨 본인에게 상의했다면 타협안이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이미 죽은 지 오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