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제나) 레노아 이름 좀더 뇌피셜 돌려봄
일단 레노아의 원안 이름이
Lenore인데
이게 에드가 앨런 포의 <갈가마귀> 에서 나온거로 추정되는 상황임
흔히 보는 시랑은 다르게 엄청 길고, 번역하기 까다롭게 되게 운율이랑 이런걸 맞춘시라서
한번쯤은 읽어보길 권장함
언뜻 뮤지컬 레베카 느낌도 나고 그럼
다음부터는 내가 처음에 레노아 원안이름이랑 <갈가마귀> 이름이랑 같다는 점에서 느낀걸 뇌피셜로 씨부려봄
<갈가마귀>에서 레노어(레노아)는 화자가 잃어버린 아내이자 절대로 다시 만날 수 없는 존재로 등장함.
화자는 갈가마귀에게 “레노어를 다시 볼 수 있느냐”고 계속 묻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언제나 “네버모어(Nevermore)”, 즉 불가능하다는 절망뿐임.
이 시의 핵심은 화자가 스스로도 재회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고 있지만, 그럼에도 초자연적 존재 혹은 자기 마음속의 이성에게 집요할 정도로 되묻는 구조임.
살릴 수 있냐고, 되찾을 수 있냐고. 하지만 ‘이성’은 계속 냉정하게 말함. 안 된다. 절대 그럴 수 없다. (Nevermore)
그래서 이 시 전체는 어쩌면 이성이 들려주는 ‘악몽(!) 같은 진실에 갇힌 상태‘라고도 볼 수 있음.
그런데 카오스제로 나이트메어는 이와 정반대 지점이 있음.
우리 함장은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존재잖아?
즉, 포의 화자처럼 ‘돌이킬 수 없는 상실’에 갇힌 게 아니라 실제로 악몽을 제로로 되돌릴 가능성을 가진 캐릭터임.
그런 상황에서 작중 ‘정실’이 레노어의 모티브를 갖고 있다는 느낌이 다가오는 건
아마도 원작 시의 비극성과 겜 속 반복되는 상실 · 되감기 구조가 묘하게 겹치기 때문일 수도 있음.
여기서 포의 화자는 끝없이 부정당하는 존재였다면,
우리 함장은 그와 달리 부정 그 자체를 뒤집을 수 있는 인간이라는 점에서
둘의 관계성은 닮았으면서도 완전히 반대 방향으로 흘러감.
여기까지 엮어보면 함장(플레이어)이 갖는 특수성이 부각되고
왜 레노아를 그렇게 살리기 위해 노력하며
발굴된 레노아도 거기선 정실무브를 보였었는지 이상하게 잘 끼워 맞춰지지 않음…?
아니면 그냥 이게 내 마음속의 상자에 들어있는 갓겜 카제나의 허상인거임? 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