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전세계 모든 인류에게 전언이 내려왔다.
'너희들 중 단 한명만을 골라 사후세계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각자의 언어로 갑작스레 들려온 목소리에 모두들 놀라 이것이 누군가의 장난인지 혹은 단순한 자연현상인지에 대한 논쟁이 오갔고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이 지나자 모두들 아무일 없었다는 듯 자연스럽게 일상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그 일상은 다시 들려온 전언에 의해 깨져버리고 말았다.
'이전에 예고한대로, 한명을 지목해 며칠간 데려가겠다'
그렇게 선택받은 사람은 전 인류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증발하듯이 순식간에 사라져버렸다.
그가 어디로 갔을지, 대체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오간지 사흘째 되는 날 또 다시 전언이 들려왔다.
전언의 내용에 따라 찾아간 장소에는 과연 그 사람이 있었다.
그는 그곳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의 모습은 사흘간 행방불명 된 것 치고는 비교적 건강해보였다.
온몸이 피에 젖고 두 눈이 손으로 파낸듯 없어져 있다는 것을 빼면.
전세계에서 그의 건강을 보살피기 위해 최고의 의료진들이 찾아왔고, 그가 격리된 장소 주변은 온갖 종교의 성직자들과 열렬한 신봉자들,
진실을 찾기 위해 찾아온 순례자들, 특종을 노리고 찾아온 기자들, 그들을 통제하기 위해 배치된 군인과 경찰들,
이득을 보려는 상인들 등으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그는 날이 갈수록 건강이 차츰 좋아지는듯 음식이 담긴 그릇을 깨끗이 비워냈고, 가끔씩 명상을 하듯 미동 없이 앉아있곤 하였다.
하지만 사람들의 질문에 묵묵부답이었고 질문에 대한 대답을 포함한 그 어떤 말도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다.
사후세계의 모습이 궁금했던 사람들은 그가 무언가 한마디라도 하길 간절히 바라는 듯 온갖 의식들을 행하였고
분위기가 과열될때마다 정부에서는 그들을 통제하는데 애를 먹어댔다.
그렇게 100일이 지나자 그가 비로소 입을 열었다.
첫마디는 물을 한 잔 달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10명을 넘지 않는 기자들만 들어올 수 있도록 주변을 통제해달라는 부탁을 하였다.
물을 한 잔 마신 후 선별된 기자들과 경비원이 들어오자 사방에서 쏟아지는 질문들을 가만히 듣고 있던 그가 조용히 한마디 하였다.
"제가 본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까?"
말을 마친 그는 그곳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모두가 바라는 대답이었기에 그곳에 있던 이들 모두가 그의 말을 경청하였고 그는 입을 열기 시작했다.
"저는 사후세계를 다녀왔습니다. 사후세계를 보았고 그곳의 존재들을 만났죠."
첫번째 질문이 나왔다.
"신은 존재합니까?"
"네, 존재합니다."
두번째 질문이 나왔다.
"사후세계는 어떻게 생겼습니까?"
"천국과 지옥, 그리고 그 사이에 연옥이 있습니다."
잠시동안의 침묵이 지난 후 세번째 질문이 나왔다.
"죽은 사람들은 어떻게 됩니까?"
"사후세계를 떠돕니다."
뭔가 당연하고 식상해보이는 대답에 그곳에 모인 기자들이 약간 실망했을 무렵 한 사람이 다른 질문을 던졌다.
"천사와 악마는 어떻게 생겼습니까?"
그는 그 질문을 듣고서는 대답 없이 조용히 앉아있었다.
그는 잠시 침묵한 후 단 한마디로 천사와 악마의 모습을 설명했다.
오랜 시간이 지나 문이 열리고 들어갔던 사람들이 걸어나왔다.
그들은 매우 평온해 보였으며 만족한듯 미소를 짓고 있었다.
모든 질문에 침묵하고 자신의 손으로 두 눈을 파낸것만 빼면.
그는 그곳에 조용히 앉아있었다.
기자들이 자기손으로 두눈 판거에요?
설명을 들었는데 왜 눈은 파냈지?
사후에 천사나 악마를 볼 자신이 없어서 시력을 포기한 건가?...
기자들이 자기손으로 두눈 판거에요?
설명을 들었는데 왜 눈은 파냈지?
사후에 천사나 악마를 볼 자신이 없어서 시력을 포기한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