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차를 했습니다.
....저는 햇빛을 싫어합니다....
바람도 많이 불고 해서 나갈 엄두가 안나네요.
집에서 영화보면서 평로라 굴려서 칼로리나 태우고
제돈 주고 사서 3년째 잘 타고 있는 로드쟝과 얼마전 선물받은 15살 먹은 MTB쟝을 함께 세차해 줬습니다.
로드는 자이언트 2016년식 tcr slr 105급 순정(알루미늄)입니다.
MTB는 Trek 2004년식 8500 XTR 등급입니다. 샵 아재가 휠이랑 스템, 그립혼과 페달 같은 게 비싼 물건으로 튜닝돼있다고 하던데 히히 전 잘 몰라요 그런 거
세차에 사용한 먹오프의 디그리셔와 바이크 샴푸.
두 제품 모두 이번에 새로 구매한 제품입니다.
디그리셔는 친환경제품을 표방하고 있습니다.
자연에서 분해도 잘 되고 수용성이라 물에도 잘 씻겨내려간다고.
실제로 사용해보니 손에 묻어도 그럭저럭 잘 씻겨내려가고 바이크에서 끈적하게 남아있는 경향도 좀 덜한 것 같네요.
다만 디그리셔로서의 성능은 글쎄다 싶네요.
평소에 WD40을 디그리셔로 썼었는데, 끈적하게 들러붙어 기름떼를 잘 녹여주는 건 오히려 그쪽이 아니었나 싶은 느낌.
이 제품의 경우에는 어딘지 잘 안씻겨 내려가는 느낌이라 오늘 하루만에 디그리셔를 반 정도 써버렸습니다.
저렴한 것도 아닌데 너무 헤프게 쓰이네요.
세차실력의 문제인지 제품의 문제인지는 시간이 더 지나보면 알게 되겠죠;
바이크샴푸의 경우 세척력이 준수합니다. 오염물을 상당히 깔끔하고 산뜻하게 씻어주는 느낌이예요.
다만 사용설명서를 보면 디그리셔도 샴푸도 떼가 녹고 불도록 자전거에 뿌리고 3~5분은 기다리라고 하는데
제가 건조한 야외에서 세차를 해서 그런지 5분은 커녕 2분만에 싹 말라버립니다; 둘 다 적은 양을 뿌린 게 아닌데....
두 자전거 모두 세차 이후 차량용 물왁스로 살짝 표면을 닦아줬습니다.
무광프레임이 적당히 윤기있게 반질반질한 느낌인 게,
자전거 전용 광택제는 얼마나 더 좋을지 모르겠지만 이쪽도 그럭저럭 괜찮네요.
한 때 400만원정도 했다고 하는 위엄의 mtb.
놀랍게도 MTB인데 림브레이크입니다. 그야 2004년이면 제가 초딩이던 시절이니,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네요.
사실 얘 상태가 너무 안좋았던 게 세차 시작한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합니다.
거의 몇 년 가까이 창고에 쳐박혀있었다고 하시더니, 핸들바도 썩고(현재 탈거상태) 거미줄이나 먼지도 심하게 얽혀있었고 구석구석 곰팡이도 펴서 냄새도 났거든요.
그래도 두 번이나 박박 닦아주고 나니, 세월의 흔적과 사용감은 있어도 처음처럼 엉망은 아니네요.
넌 앞으로 죽을때까지 내 손에서 떠나지 못한다 히히
새로 주문한 핸들바 뒤엔 본격적으로 타볼 생각입니다.
다루는 게 익숙해지고 재밌다 싶으면 산에도 한번 가져가볼까 싶기도 하고.
이쁜 내 로드쟝.
브레이크 암이랑 프레임 반질반질해진 건 감동스러울 정도입니다.
...만 얘도 세월은 못비껴나네요. 군데군데 흠집에 낡은 물건의 기운이 느껴집니다.
MTB쟝도 그렇지만 자전거란 게 워낙 새 물건은 빤질빤질하고 이쁘게 나오는데,
필드에서 달리는 물건인 자전거는 곧잘 상하기 쉬우니 기변욕이 쉽게 생기는 물건인 것 같아요.
동호회 분들 보면 가지고있는 자전거가 5년 이상 돼 보이는 게 거의 없는 이유가 있는 것 같습니다.
뭐 그래도 이미 애정이 생긴 아이들이니만큼 새 물건 탐난다고 덜컥 기변하진 않겠지만요.
MTB는 핸들 그립 새로 주문해뒀고, 추후에 핸들바 교체, 스템교체를 알아봐야겠습니다.(자전거가 저한텐 좀 큰 편이라;)
로드쟝은 조만간 탑튜브를 자를 수 있는지 알아보고 예쁜 바테입을 갈아줘야겠습니다.
그런식으로 소소하게 변화를 주다보면 자전거가 좀 낡고 오래돼도 애정도 다시 생기고 기변욕도 줄어들더라구요.
마지막으로 투샷
안뇽
ps.// 디그리셔 추천좀 해주새오
저는 이걸 주로 씁니다. 용량 대비 가격도 괜찮은 편이고 세척력도 준수하죠. 체인클리너와 같이 사용하면 매번 라이딩 가기 전에 닦아놔도 몇달씩은 씁니다.
깔끔히 세척하는 멋진 모습 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