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관련 책을 읽으며 부족한 지식으로 일전의 경험을 반추하다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부모님과 시골에서 살 적에, 텃밭에서 매운 고추(요리용)와 풋고추(생식용)을 가까이 두고 키웠습니다.
그러다 어느날 부친께서 말씀하시길 '두 모종을 가까이 두고키웠더니 풋고추 중에 매운 놈들이 섞였다'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전 풋고추를 즐겨먹지않았고, 직접 따온것도 아니라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겼습니다.
헌데 식물학 책을 읽다가 맨델의 유전법칙을 읽다보니 문득 궁금해지네요..
형질의 우성, 열성에 대한 이해를 배제하고, 고추를 먹는다는 것은 P세대의 씨방을 먹는 것이 아닌가요?
그렇다면 두 종자가 섞인다해도, 고추의 맛은 균일해야 할 것 같습니다.
혹은, 고추과육의 맛은 변화가 없지만, 태관(고추의 씨앗)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두 형질이 섞이며 켑사이신을 포함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것일까요?
Ps. 읽던 책은 '실은 나도 식물이 알고싶었어_ 안드레아스 바를라게'입니다.
자세한건 모르지만 뒷마당 청양고추랑 앞마당 오이고추가 섞여서 애매한맛 고추를 키워보긴 했습니다
저희 집과 유사한 경험인 것 같습니다. 저희 집도 수년간 비슷한 경험이 반복되어 종종 재미로 섞어 키웠습니다.
현재 만들어본 가설은 '과육은 오이고추와 다를 바 없지만, 씨앗이 매운거라 착각했다'입니다.
꽃가루에 의한 차이가 큰걸겁니다. 벌이수분하면서 꽃가루를 옮기는데 집앞에 밭에 오이고추 심는자리 바로옆에, 부모님이 청양고추모종을 심은적이 있지요. 그해 수확한 오이고추는 10개에 7~8개가 일반고추 혹은 아주 매운 고추 수준으로 맵게 나왔어요. 아예 다른밭에 심을 때는 없는 일이죠. 씨앗이나 모종을 착각할 일도 아닌게, 오이고추와 청양고추 모종은 묘하게 크기나 굵기에서 차이가 납니다. 그리고 처음부터 모종으로 받아 심으니 씨앗을 혼돈할 일이 없죠.
비슷한 경험을 한 분들이 계시는 걸 보니 교잡이 이루어지는 것은 확실 한 것 같습니다. 헌데 이렇게 섞인 경우, 고추의 씨앗이 아닌 촉촉한 과육에서도 평범한 오이고추와 맛 차이가 생기는 지 궁금했습니다. 씨앗은 교잡되며 맛이 달라져도, 과육의 유전자는 모체의 것을 가져올 것 같아서요.
과육도 매웠어요. 첫입에 닿는 육즙부터가 매웠음.
글쿤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과육도 영향을 받나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