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세기경 로마 제국 해군 제독 로마노스 레카페노스에게는 아름다운 딸이 있었는데 그녀의 이름은 헬레나였다.
로마노스 레카페노스는 당시 어린 황제 콘스탄티노스 7세를 두고 벌어지는 권력 싸움과 연이은 정변에서 최종 승리자가 되었고
어리고 병약한 황제로부터 권리들을 하나 둘씩 빼앗은 뒤 그의 모후까지 황궁 규방에 가두고
콘스탄티노스 7세를 자신의 딸과 강제로 결혼시켜 "황실의 보호자"가 되었다.
로마노스는 자신의 딸이 어린 황제를 확실히 누르고 있기를 바랬다.
그러나 그의 바람과는 반대로 헬레나는 유약하지만 상냥한, 고귀하면서도 지적인 어린 황제에게 첫 눈에 반한 듯 하다.
헬레나는 자신의 남편의 충실한 보호자가 되었고, 유약한 남편을 언제나 곁에서 보좌하며 오래 살지 못할 것 같았던 콘스탄티노스가 장수하는데에 큰 역할을 했다.
콘스탄티노스 7세가 자신의 모든 것을 빼앗아간 원수의 딸인 그녀에 대해 처음부터 좋은 감정을 가지고 있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얼마 뒤에는 그녀의 헌신에 마음을 열어 정말 좋은 금슬의 부부관계를 가지게 되었다.
수십년 뒤, 로마노스가 후계자 문제로 골몰하게 되었을 때에, 그는 자신이 황궁에서 '보호' 하고 있었던 사위
콘스탄티노스 7세를 최고 계승자로 뽑으려 했다. 자신의 딸과의 관계도 무척이나 좋고, 또 그를 대체할 만한 능력의 후계자가 전혀 없었기 때문이었다.
사위에게서 빼앗은 권력을 사위에게 돌려주려는 것이었는데, 그 계획은 본인의 아들들이 이 계획을 듣고 정변을 일으키는 바람에 실패했다.
로마노스의 두 아들인 스테파노스와 콘스탄티노스(콘스탄티노스 7세와 동명이인)는 콘스탄티노스 7세까지 해하려 했으나,
곧 헬레나와 황제의 지지자들의 철저한 보호로 실패했다.
게다가 얼마 뒤에 그들은, 이제는 여장부가 된 헬레나가 앞장선 콘스탄티노스 7세의 "반역자 처단"에 모조리 숙청되었다.
누나 나 죽어욧! (죽음)
10세기면 동로마겠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