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MP OF CHICKEN - 기념촬영
목적이나 이유의 웅성거림에서 벗어나서
이름없는 시간의 장소에
종이 비행기처럼 비틀비틀 날아들어
하늘의 색이 변해가는 것을 지켜보고 있었어
멀리서 들렸던 뒷담과 브레이크
콜라 하나를 들고 앉았어
좋을대로 떠들고 좋을대로 입다물고
애매한 멜로디 함께 따랐네
하고싶은 일이 없는 건 아냐
분명 있었던 것 같지만
생각해내려 하면 웃음과
한숨뿐
저기,
미아인 채로도 괜찮아
우리들은 어디까지든 갈 수 있어
너는 알고 있었어
나도 깨닫고 있었지
끝나버린 마법 속에 있던 일을
어제같은 반복의 평범함에
조금씩 몰래 시간이 깎였네
깜빡임의 너머에서 이런저런 갖가지도
간과하거나 그런 척 하거나
저만큼 가까웠어
하지만 손뻗지 않았지
농담과 침묵 그 사이의 무언가
주머니엔 키와 구겨진 영수증과
귀찮은 본심을 숨겼어
굳게 닫힌 셔터
렌즈 앞에 나란히
너무나 즐겁고 능글맞아서
너무나 눈부셨네
그리고 지금
상상이 아닌 미래에 서서
변함없는 상처를 입네
손바닥 위의 정지된 풍경 속에서
우리가 나를 보고 있네
목적이나 이유의 웅성거림에게 둘러쌓여
기억하고 익숙해지고 최선을 다해서
들린 것 같은 뒷담과 브레이크
애매한 멜로디 혼자서 따랐네
말로 고칠 수 없는 모든 것을
종이비행기처럼
그때 둘이서 찾아냈던
렌즈 너머의 세계로
던진 거야
상상이 아닌 미래에 서서
나만의 어제가 쌓여간대도
그 어제 뒷부분의 정지된 풍경 속에서
여기까지 이어진 거겠지
미아인 채로도 괜찮아
우리는 어디까지든 갈 수 있어
너는 웃고 있었어
나라도 그랬어
끝나버린 마법 밖을 향해서
지금 내가 서 있는 미래를 향해서
본문에 유머가 전혀 없길래 진짜 사망한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