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터x헌터 키메라 앤트편의 백미이자
가장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 전투
네테로와 메르엠의 대결.
이 둘의 대결은 왜 다른 전투와 다르게 이질적인 느낌이 드는가?
대외적으론 인류의 존망을 건 싸움처럼 보여지지만
인류의 존망에서 지극히 개인적인 관념을 두고 싸우는 대결이기 때문일 것이다.
둘의 싸움은 당초의 목적을 잃고 왜 변질되어졌는가
그 이유를 천천히 살펴 보겠다.
최강의 종이라 굳게 믿은 메르엠의 견고한 세계를 부순건
군의 말고는 할줄 아는게 없는 아주 연약하고 보잘것없는 코무기라는 소녀
메르엠이 인간에대한 경의를 표현하게되는 최초의 경위는 패배
그게 설령 연약하고 보잘것 없어 보여도
자신에게 수치심도 절망감도 아닌 참된 패배를 안겨준 소녀를 통해서
아이러니하게도 메르엠은 사랑이란 감정을 배우게 된다.
패배를 통해, 인간이란 종에 대해서 호기심을 품은것도 아니고
종에대한 존경의 감정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패배를 통해서 모든것을 초월하는 사랑의 감정을 배웠다.
일찍이 증오를 통달한 자가 애정을 안 자다
모든 종은 패배를 통해서만 사랑을 통달할수 있다
초반부 카이토를 재미로 죽인 네페르피트가
코무기를 치료하라는 왕의 부탁을 수행하면서
처음으로 곤과 같은 감정을 느꼈던 대목이 있다.
곤과 피트,
둘의 입장이 완전히 바뀌게 되다.
진퇴양난의 상황
싸움에 휘말린 코무기의 치료를 위해 넨 능력을 사용해야하는 피트.
넨 능력을 풀어 침입자와 싸우면 코무기가 죽는다.
넨 능력을 계속 사용하고 있으면 코무기를 지킬수가 없다.
자신의 무력함에 그저 카이토를 두고 도망칠수밖에 없었던 곤의 상황과
멋드러지게 일치하지 않는가?
코무기를 치료하는것이
네페르피트가 왕의 첫 부탁을 보답하는 유일한 수단이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코무기를 치료하려는 것이고
왕의 패배 이후
어떤 면에서든 우월한 종인 개미가
왕의 직분을 버리고
인간을 사랑하게 된것
인간을 사랑한 왕의 감정에 보답하기 위해 그 사랑을 이해하고 공감하려는것
패배한 뒤에서야만 깨닫는것.
메르엠도
네페르피트도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서 때로는 패배의 쓴 잔을
씻을수 없는 굴욕의 순간을 경험해야 한다는것
그 잔을 달게 받을수 있을 정도로 그 사람이 중요한가? 이게 인간과 개미를 향한 궁극적인 질문인 것이다.
아이작 네테로는 인간의 마음을 이해하고 사랑의 감정을 품은 메르엠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았다.
'네놈이 짐과 나눌수 있는건 이야기 뿐이다'
이야기를 나누자는것에 의문을 품는 네테로.
개미와 인간이 공존할수 있는가?
불가능하다
왜 불가능하다고 단언하는 것일까?
절대로 물러설수 없다는 결의를 한번에 짓밟힌듯한 상처.
이곳에 오기까지
네테로는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는 철의 의지를 다졌을것이다.
하지만 한순간.
어린 아이의 태동과 같은 메르엠의 아주 작은 '살의'
메르엠의 살의에 네테로의 그 철의 의지마저 무뎌지게 될 정도로
극심한 공포를 느낀 것이다.
말 그대로 겁을 잔뜩 먹은 것이다.
네테로의 입장에선 의심을 할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이다.
그저 괴물이라고 하기에는 믿을수 없는 자애넘치는 모습
싸우기 전부터 알수있는 인간을 향한 끝이없는 살의
그 두가지가 과연 공존할수 있는가?
네테로는 인정할수 없는 것이었음이 분명하다.
百式観音
백식관음
백식관음을 썼는데도 메르엠을 이기지 못했다
그건 메르엠이 단순히 백식관음보다 무력이 강했다 에서 그치지 않는다.
네테로는 메르엠의 살의에 공포를 경험했다
인간이란 종이 견딜수 없는 살의
무력으로 이제껏 모든것을 손에 넣어온 최강의 종족
메르엠에게 무력은 단 하나의 대화 수단이자 문제 해결의 열쇠였으니
인간의 살의와는 그 무게감 자체가 다르다고 할수 있겠다.
그래서 네테로는 메르엠과 대화하지 않으려 한것
저정도의 살기를 가진게 인간의 마음을 이해한다?
인간과 개미는 섞일수 있는가?
아마도 네테로는 그게 불가능하다고 느낀거겠지
그런데 어이없게도
싸움이 끝난 후에
메르엠도 네테로에게서 같은 공포를 느낀다.
싸움이 끝나서 다시 무력을 사용할수 없는 상황에 몰아넣었으면서도
메르엠이 공포를 느낀게 아이러니 한 점이 아닐수가 없다.
둘 다 같은것을 느꼇을 것이라 짐작할수 있다
인간이 아닌것에서 오는 공포의 감각을
여기서 말하는 끝없는 인간의 진화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리고 왜 최후의 수단에 폭탄이 사용된 것일까
그 답은 메르엠이 느낀 공포에 기인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간의 진화는 과학 기술의 산물(폭탄)을 얘기하는것은 당연히 아니다.
여기서 네테로가 말하는 진화란
메르엠과 같아 지는것.
말 그대로 마음이 식물에 영역에 가까워져 자애로움을 깨우친 인간이 진화를 거쳐
메르엠과 필적하는 살의를 품을수 있게끔 진화했다는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여기서 나오는 폭발물 미니어처 로즈의 설명이 잠깐 나오게 되는데
이 대목이 굉장히 중요하다.
미니어처 로즈는 인류를 수백만명을 죽인 대량 살상병기이고
언제 또 다시 사용될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것이었다.
아마 이 미니어처 로즈가 죽인 사람의 수가
키메라엔트에게 죽은 사람의 수보다 많을것이 확실할 것이다.
둘은 무엇에 공포를 느낀것일까?
똑같은것에 공포를 느꼈다.
사람을 향한 끝도없는 살의
네테로가 인간성을 포기한것.
메르엠이 인간성을 가지게 된것.
이두가지가 양과 음처럼 서로 밸런스를 맞춘 장면인 것이다.
그리고 인간의 대표 네테로
개미의 왕 메르엠
둘을 향해서 알려주고 있는 것이다.
개미와 인간은 어디가 다른가?
인간이나 개미나 사랑을 깨우치고 사랑을 하는데에선 차이가 없다
인간이나 개미나 공포를 느끼는것은 차이가 없다
최후의 수단으로
인간 수만명을 죽음으로 몰아간 폭탄의 스위치를 누르는 네테로에게서
인간성을 찾아볼수 없으니
네테로가 개미왕 메르엠과
전혀 다른 마음을 가졌다고 단언할수 있을까
네테로는 죽었으니 더이상 확인할 도리가 없다
이정도로 해석이 가능할 것이다.
그런데 네테로는 죽기전 스위치를 누를때 지옥이 있다면 다시만나자 하고 죽었으니
아마 네테로는 마지막의 최후에는 깨달았을거라고 생각한다.
개미와 인간이 다를바가 없다는것을.
네테로의 능력이 천수관음을 모티브로한 백식관음인 점. 메르엠이 다친 코무기를 눕힐때 자애넘치는 장면이라고 표현한점. 둘다 공포에 의해 무너진다는점까지. 그리고 이 뒤의 코무기와 메르엠의 결말까지 보면. 나는 토가시가 이 모든 연출을 다 생각하고 짯겠구나 싶은데. 그래서 난 토가시가 천재라 불리는 이유가 이 스토리텔링의 디테일함에서 나오는구나 싶었음.
헌헌 팬으로서 재밌게 읽었다 근데 하나 확신할 수 있는건 토가시가 저런거 생각하고 플롯을 저렇게 짜진 않았을거라는거
헌헌 팬으로서 재밌게 읽었다 근데 하나 확신할 수 있는건 토가시가 저런거 생각하고 플롯을 저렇게 짜진 않았을거라는거
네테로의 능력이 천수관음을 모티브로한 백식관음인 점. 메르엠이 다친 코무기를 눕힐때 자애넘치는 장면이라고 표현한점. 둘다 공포에 의해 무너진다는점까지. 그리고 이 뒤의 코무기와 메르엠의 결말까지 보면. 나는 토가시가 이 모든 연출을 다 생각하고 짯겠구나 싶은데. 그래서 난 토가시가 천재라 불리는 이유가 이 스토리텔링의 디테일함에서 나오는구나 싶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