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여태 했던 짓이 개 헛짓거리였다는걸 알게 되었다.
사회복지사 활동 하면서 프로그램 진행을 위해서 박스로 만들게 있어서 건물 지하에서 버려진 박스 몇게 챙겨가는데 경비 아저씨 하나가 헐래벌떡 달려오더니
그걸 왜 가져가냐고 엄청 크게 지하주차장에서 소리치더라.
근데 얼마전에 그 아저씨가 그 박스는 쓸모없는 박스라 가져가도 된다 해서 그거 생각해서 가져가는데
누가 그런 개소리 했냐고 다짜고짜 반말 하면서 다그치더라.
그래서 내가 "선생님께서 전에 이거 가져가도 된다고 해서 가져가는데.. 혹시 아닌가요?" 라고 했는데
정확히
"ㅆㅂ 무슨 개소리냐고 내가 언제 그런 소리 했냐고"언성 높이더라
여기서 나사가 살짝 풀릴뻔했지만 그래도 그러면 안되겠다 싶어서 잘 참고
"선생님. 제가 잘못 이해해서 그랬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해도 말씀이 너무 지나친거 아닌가요?
하니 젊은 새끼가 싸가지 없게 어른이 이야기 하는데 데드냐"
이렇게 나온다.
소설같지? 진짜다.. 진짜 이렇게 말하더라...
그 뒤론 지 욕하고 싶은 말만 하더니 더 이야기 나누기 싫다고 지하에서 울리도록 소리치더니 홱 가버리더라.
여태 주변에 착하고 선하게 대하는게 최고라고 생각했는데
이 일을 계기로 하나 느꼈다.
사회적 약자가 선인은 아니고
착하게, 이쪽에서 선하게 대하면 상대도 선하게 대하는게 아니라
상대는 날 호구로 생각하고 이 새끼는 내 아랫사람이구나 생각하고 막 대한다고.
대표한테 이 일을 그대로 전했는데
대표가 얼굴이 엄청 빨개져서 분노로 가득찼더라.
당장에 관리소장한테 이야기하겠다 했는데
관리소장한테 이야기해서 일이 어찌어찌 풀리더라도 이 씁쓸함은 안 사라질거같애.
다른 사람한테 좋게, 선하게 대하는게 최고라고 여태 생각했었는데
그게 아니라는걸 이 일로 알게 되니까
되게 씁쓸하고 슬프다.
조같은 새끼는 조같이 대하면 된다
뭐 그래도 상대가 나한테 심하게 대하기 전엔 좋게좋게 대하는게 좋긴 해
지금까지 친절하게 대한건 절대 헛짓거리가 아님
조같은 새끼는 조같이 대하면 된다
착하다는 말이 칭찬이 아니라는걸 깨닫게 되곤 양보나 선행 같은건 나보다 더 착한 사람이 하겠지 하면서 그냥 외면한다...
이런거 보면 성악설이 맞는듯
언더도그마라는 단어까지있을정도니
정리하면 사전 협의된 박스 수집을 하다가 갑자기 말을 바꿨다는거네. 다른 사람이랑 협업을 할 때는 번거로워도 몇 번에 걸쳐서 양해와 확인을 구하는게 수월하지. 아니면 서류라도 작성하거나. 그 경비원이 된다고 했어도 그걸 흘려들으면서 된다고 했을 수도 있고. 경비원이 잘못한 건 맞는데 요령이 부족하기도 했네.
정리 고마워. 이게 맞는거같애. 사람이 말이라는게 상황, 기분에 따라서 그 무게가 달라지다보니 양해와 확인이 필수였던거같애. 혹은 말대로 서류가 가장 확실하고. 그 당시의 말만 생각해서 행동을 옮겼던게 이런 결과와 기분이 된게 아닌가싶어. 사람 대하는 요령, 업무에 대한 요령이 부족했다는게 확실히 느껴져. 씁쓸하지만 한편으론 여러모로 배울게, 배운게 많은 경험이 아니었나 싶어.
기분 나쁠 수 있는 조언에서도, 변명거리를 찾지 않고, 배우려는 자세를 보니. 금방 잘 할 것 같다. 꼰대처럼 더 조언하고 싶어도, 이미 다 배운 것 같으니 내가 할 말이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