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에 페루자 현지 분위기가 어떻든 간에
정상적인 상황이었으면 안정환이 쫄아서 현지에 안 돌아가고
마음대로 계약을 준비하지 않았을거임.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상황에 선수가 어떻게 대처해야할지를 제대로 모르고
주먹구구식으로 일을 처리하다가 선수 인생을 말아먹은,
당시 한국 축구계에선 당연하다는 듯이 만연했던 무지의 결과라고 생각함.
지금이야 선수는 당연히 자기 계약 확실히 파악하고 에이전트한테 요구를 하지만
당시에는 안 그랬음. 왜 자기 계약이 갱신된 적도 없는데 갱신이 되어있고,
그리고 분명 계약 다 된 것 같은데도, 계약이 안 끝났고, 이런 걸 선수들이 몰랐음.
이유는 에이전트와 구단들이 선수들이 이런 걸 알게되는 걸 시스템적으로 막았기 때문임.
여기에, 구단들조차도 국제 조항을 잘 몰랐기도 했고.
안정환은 특히 더 그랬을 거임. 다른 선수들은 그래도 부모님이 따라다니면서 감시하고
그랬는데, 안정환은 주변에 그럴 사람들도 없었고.
제대로 정신 박힌 에이전트였으면 당시 페루자 현지 분위기가 어떻게 됐든 간에
안정환이 에이전트랑 경호팀 대동해서 현지로 직접 이동해서 신변 정리를 한 다음에
분위기 씹1창낸 구단주한테 고소장 내밀고, 이적을 요구하든, 아니면 계약 해지를 요구했어야했음.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안정환 건은 원인 제공은 이탈리아가 했다고는 보지만
총체적으로 사건을 이 지랄로 키운 건 당시 월드컵을 맞아서 규모 불리기에만 집중하고
세부적인 면에서 여전히 후진적이었던 당시 한국 축구계가 가장 큰 문제였다고 생각함.
진짜 존나 아쉬운 케이스지.
주변에 일 제대로 할 줄 알고 하는 사람이 있었으면 안 일어났을 일인데.
안정환 잘못이 아님. 애초에 그런 걸 알 수가 없게 만든 환경이 우리나라 축구판이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