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짭쪼름 한 걸 다른 밑반찬 거의 없이 훨씬 많은 흰쌀밥과 먹으니까.
그 정도 염도가 아니면 밥만 남게 됨.
애초에 일본인들 식사할 때 흰쌀밥 진짜 많이 먹고 좋아함.
모든 걸 다 '밥반찬'으로 여김.
고기 먹는 것만 봐도 우린 고기만 구워서 뭐 그냥 먹든 쌈을 싸든 해서 먹다가 나중에 마지막에 3~4명이서 먹는다 하면 볶음밥 1~2개 정도만 볶아서 먹고 끝인데(아님 후식 냉면 같은 걸 먹거나)
일본애들은 야키니쿠집 가면 딱 술안주로 먹으러 온 게 아닌 이상 거의 흰쌀밥이랑 같이 밥 반찬으로 먹음.
특히 남자들은 무적권이지.
결국 흰쌀밥을 워낙 좋아하니 반찬들 염도가 전체적으로 안높아질 수가 없음.
우리가 스팸 구워서 밥 먹는 거랑 비슷한 느낌으로 식사를 하는 거지, 매번.
반면 우린 일반적인 식사 보면 밥은 그냥 조그마한 스뎅 밥그릇 1공기만 딱 놓고 주로 앞에 놓여진 반찬들로 배를 채우잖음.
그러다보니 염도가 자연히 낮아질 수 밖에.
근데 여기서 한 가지, 이런 현실과는 상충하는 조사 결과가 있는데, 일본이 2016년 기준 1인당 1년 쌀 소비량이 54.4키로그램인데,
반면 우리나라는 2018년 기준 1인당 1년 쌀 소비량이 61키로그램임.
언뜻 보면 '뭐야 우리나라 사람들이 쌀 더 많이 먹잖어?' 할 수도 있는데, 이건 식습관의 다양성이 일본이 더 크다고 봐야됨.
즉 한 끼에 먹는 쌀밥의 양은 일본애들이 더 많은데, 일본애들은 애초에 밥을 잘 안먹게 된 것.
기본적으로 흰쌀밥과 함께하는 식사를 할 땐 흰쌀밥을 우리보다 훨씬 많이 먹는데, 애초에 그런 식사를 잘 안하게 된 거지.
즉 국수류나, 혹은 빵이나 파스타 같은 양식들이 생활 속에 우리보다 훨씬 많이 침투가 돼서, 특히 아침의 경우엔 빵 먹는 사람이 밥 먹는 사람보다 더 많을 정도.
반면 우리나라는 그래도 여전히 다들 밥이 있는 식사를 선호하지.
특히 중장년층들의 경우엔 한식 이외의 식사를 일주일에 한두 번 조차도 잘 안하는 사람들도 많을테니.
아마 일본이 우리보다 더 근대 서양화가 빨리 이루어지면서, 현재 중장년층 이상의 연령대들도 식사의 형태를 다양하게 가져가다 보니 이런 결과가 생기는 거라고 보는데,
우리도 지금 젊은 층들은 아침에 한식으로 밥 차려 먹는 사람 거의 없는 거 보면 시간 좀 지나면 1인당 쌀 소비량도 훨씬 확 줄어들듯.
그냥 음식도 짜
일본가서 큰컵라면 먹어본적있는데 심심해서 용기 겉면보다가 나트륨 2,400mg 써있는거보고 먹다가 체함
일본에서 라멘은 우리가 떡볶이 먹을 때 그 정도를 넘어서는 매콤한 자극을 즐기듯이, 마찬가지로 정도를 넘어서는 짭짤한 자극을 즐기는 개념이라 사실 기본적으로 짠 음식이라고 볼 수 있긴 함. 우동이나 소바는 그렇게 짜게 안먹으니.
우린 뭐든 먹으면 밥을 먹어야 직성이 풀리잖아 볶음밥이 안되면 죽이라도
근데 그건 사실 마무리의 개념이라서, 정작 먹는 양은 얼마 안되지. 볶음밥 문화도 사실 원래는 개인당 1공기씩 놓고 앞의 요리는 반찬으로 먹던 게, 점점 그냥 요리만을 메인으로 놓고서 먹는데 그래도 쌀밥을 안먹으니 좀 허전한 게 있다보니까 마지막에 볶든 죽을 쑤든 해서 조금씩이라도 곡끼를 채우는 거니까. 오히려 먹는 쌀밥의 양 자체는 볶음밥 문화가 생기면서 더 줄어들었다고 봐야지.
공감하는 것중에 우리는 이제 흰쌀밥에 대한 동경?! 같은게 거의 없어졌는데 일본은 좀 남아있는게 있긴 한듯 쌀밥 명인도 있고
잡곡을 거의 잘 소비 안하는 것도 있지. 우리처럼 일반 식당에서 흰쌀밥 대신 잡곡 들어간 밥이 나오는 경우는 일본에선 거의 좀처럼 보기가 힘드니... 나도 일본에선 딱 한 번 건강하게 먹는 채식 식사 컨셉의 식당에서 잡곡밥 나온 거 먹어본 듯.
우리나라는 뭘 먹던 마지막은 밥 아닌가??
오히려 예전엔 마무리로 밥을 안먹던 대신에, 처음부터 밥 한 공기씩 놓고 먹었음. 그게 점차 밥의 반찬으로 요리를 먹는 형태가 아니라 요리 그 자체를 메인으로 먹는 형태로 변하면서 볶음밥은 마무리로 먹는 게 됐고. 사실 마무리로 볶음밥 꼭 먹는다곤 하지만 둘이 먹으면 밥 1개 볶고, 넷이 먹으면 2개 볶고 그러잖어. 그마저도 배부르다고 몇 술 뜨고서 남기고.
고독한 미식가 보니깐 고기구우면 무조건 밥도 같이 나오던
확실히 일본은 ‘야키니쿠 = 밥과 고기’ 라는 느낌이라, 사실 한국인 입장에선 그렇게 먹다보면 물론 맛도 있고 좋긴 한데 뭔가 몸에서부터 야채가 땡기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건 어쩔 수 없더라. 그래서 사이드로 꼭 채소도 같이 주문해서 생으로 먹든 같이 구워서 먹든 했었음. 일본애들처럼 밥, 고기, 밥, 고기 이렇게만 먹긴 좀 힘들더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