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미술에는 '피에타'라는 주제가 있다.
이탈리아어로 '자비를 베푸소서'라는 의미인데,
십자가에서 내려진 예수의 시신을 안고 슬퍼하는 성모를 묘사한 것이다.
예술가들이 피에타를 주제로 도전하기 시작한 것은 14세기경부터였지만
여러분이 '피에타'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머릿속에 떠오른 건 바로 이 작품일 가능성이 크다.
르네상스 시대의 천재 예술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
1498~1499년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에 만든 피에타.
미켈란젤로는 성모를 실제 비례보다 훨씬 크게 조각해서
예수의 시신을 안은 모습이 어색하지 않도록 처리했다.
그리고 30대 아들을 둔 어머니였음에도 성모의 얼굴이 젊게 표현된 건
세속의 때가 티끌만큼도 묻지 않은 동정녀를 나타내기 위해서였다.
예수의 탄생을 천사로부터 예고 받았을 때
'하느님의 뜻대로 하소서'라며 순종했던 것처럼,
예수의 죽음을 마주한 성모는 아들의 시신을 무릎 위에 눕혀 안고서
하늘을 향해 왼손 손바닥을 펴서 살짝 들어 올려
'이 또한 하느님의 뜻이라면 순종하겠다'라는 것을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묘사했다.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에 소장된 이 피에타는
이후 다른 예술가들이 피에타를 주제로 다룰 때 어떤 방향으로든 큰 영향을 끼쳤으며,
1972년 한 정신병자에 의해 성모의 코와 왼팔이 박살 나는 수난을 겪기도 했다.
그리고 미켈란젤로가 저 피에타를 만들고 400년이 지난 1930년대,
독일에서 새로운 피에타가 탄생한다.
독일 프롤레타리아 회화의 선구자 케테 콜비츠가
1937~1938년 70대의 나이에 만든 피에타.
원제는 '죽은 아들과 어머니(Mutter mit totem Sohn)'이다.
노동자, 농민, 빈민 등 사회적 약자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들을 예술의 대상으로 삼았던 케테 콜비츠는
제1차 세계대전 때 아들 페터가 참전했다가 전사한 후
반전주의와 평화주의를 주제로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다.
케테 콜비츠의 피에타는 여러 가지 면에서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대비된다.
죽은 아들을 안은 어머니는 젊은 동정녀가 아니라
세월의 풍상을 그대로 겪은 나이 든 모습이다.
잔뜩 웅크린 아들의 시신을 품에 꼭 끌어안은 어머니는
슬픈 감정을 절제하지 않고 아들의 죽음으로 인한 고통을 그대로 드러낸다.
어머니의 왼손은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와 달리
하늘을 향하지 않고 죽은 아들의 오른손을 살포시 잡고 있다.
패기 넘치는 20대의 젊은 천재가 만든 피에타가 아니라
전쟁에서 자식을 잃은 70대의 늙은 어머니가 만든 피에타.
1993년 독일 통일 후 독일 정부는 전쟁 피해자를 추모하는 기념관,
노이헤 바헤(Neue Wache)를 다시 개관하면서
케테 콜비츠의 피에타를 확대 복제해 전시하고 있다.
노이헤 바헤 천장에 뚫린 둥근 천창을 통해하늘에서 내리는
비와 눈이 그대로 조각에 떨어지는 것을 바라보며,
관람객은 이를 통해 자식을 잃은 슬픔 속에 잠긴 어머니를.
성스러움이 느껴지는 초월적인 존재가 아닌,
세상 어디에나 있는 미약한 인간인 어머니를.
전쟁이 앗아간 운명 앞에서 달리 어찌할 바 없이
그저 자식의 시신을 끌어안을 수밖에 없는 어머니를 보게 된다.
분위기 와장창
대단하내..어떻게 이어붙인거야
눈 내릴때 사진이 너무 슬퍼요
나는 후자가 더 좋다
베를린 여행중에 갑자기 비가와서 비를 피하고자 들어갔던 곳에 숨막힐듯한 조각상이 있더군요. 한동안 넋놓고 봤었고 사진만 몇장 찍었던지라 무슨 작품인지 몰라 답답했었는데 그걸 여기서 알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손상되는 과정이 과연 예술이냐 아니냐는 둘째로 치고 당장의 조금 더한 예술적인 욕심을 위해 손상을 방지 했다면 지금 우리는 대부분의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없었겠지...
작품퀄은 전자가 비교도 안되게 뛰어나긴 하네
정말 보면 아 소리 밖에 안나옴.. 저 정신병자 놈 이후로 유리벽이 생겼음.. 지금은 유리벽 너머로만 볼 수 있음 사진은 2019년 8월
이게 그 연속된 고통으로 만들어진 창작인가...
시발 저걸 어떻게 깍은거야..
강등사유
대단하내..어떻게 이어붙인거야
이렇게 보니 짜잔 고자가 되었습니다. 라고 하는거같네
자자 각오는 되었습니까?
분위기 와장창
강등사유
이게 그 연속된 고통으로 만들어진 창작인가...
내 감동 물어내!!!
St.불구자....
위에 있는 김래원과 적절한 창문밖은 뭐지
나는 후자가 더 좋다
확대 복제면 원본은 다른 곳에서 보관하고 있다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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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히려 손상되어가는 과정 역시 예술적이라고 보는데...
G.Blackscale
손상되는 과정이 과연 예술이냐 아니냐는 둘째로 치고 당장의 조금 더한 예술적인 욕심을 위해 손상을 방지 했다면 지금 우리는 대부분의 예술 작품들을 볼 수 없었겠지...
나도 진품을 손상시키는게 지금 우리기준으로는 더큰 감정의 변화를 이르 킬수 있다고 생각해 문제는 미켈란젤로가 먼저 만든것도 그런식으로 사용했다면 우리는 볼수 없었겠지 앞에서 지켜줬으니 우리도 지켜줘야지 그러니 복제품으로 라도 사용해서 느껴주는걸로 타협하자
눈 내릴때 사진이 너무 슬퍼요
좀더 인간적인 감정이 느껴져서 후자가 더 와닿네
원형 천장 아이디어는 진짜...
ㅜㅡㅜ
비에 젖은거 진짜 눈물 흘리는 것 같다....
작품퀄은 전자가 비교도 안되게 뛰어나긴 하네
천재들의 시대였고 그중에서도 천재였던 양반이 한창 젊을때 만든거라...
실제로보면 진짜 사람이 돌로된거같은 기분을 느낌
삭제된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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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술작품은 이런 이미지 쪼가리론 절대 그 임팩트를 알수 없고 실물을 봐야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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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말그대로 신의 모습을 조각한거라 전자의 의미가 퇴색되진 않음
성모와어머니.
전자가 고귀함 그 자체라면 후자는 고귀함은 없지만 현실적임 그 자체네
케티 콜비츠 여사가 두 번의 전쟁으로 아들과 손자까지 잃고 나치의 탄압도 받으신 분이시라ㅠㅠ
케테 콜비츠 원본은 가로세로높이 전부 30~40cm 정도 크기라서, 저렇게 전시하려면 어느 정도 키울 필요도 있었을 테고.
교과서에서 본 적 있는 목판화 작가분이셨네
너무 느낌과 주제가 비슷하다 싶었는데 같은 작가였구나
목판화와 목탄을 주로 쓰셨다고 함.
둘다 멋져부러
정말 보면 아 소리 밖에 안나옴.. 저 정신병자 놈 이후로 유리벽이 생겼음.. 지금은 유리벽 너머로만 볼 수 있음 사진은 2019년 8월
이 미켈란젤로의 피에타의 정수는 하나님의 시선에서 처럼 위에서 내려다보았을때도 구도가 완벽하다는것이란 얘기가있었는데
예에에엣날에는 약간 위에서 볼 수 있었대. 하지만 우리는 인간이기에 신의 시선으로 봐서는 안된다고 저 위치로 바꿨다고 함.
맞음. 하느님의 시선에서 아들을 바라보는 모습
2007년에 유럽가서 봤을때도 유리벽 뒤에 있었음. 근데 정말 보니까 앞에서 혼자 멍하게 10분동안 봤음.
마리아의 코를 깨부신 이유가 궁금하네. 예수쪽은 왜 안 건드린거지?
베를린 여행중에 갑자기 비가와서 비를 피하고자 들어갔던 곳에 숨막힐듯한 조각상이 있더군요. 한동안 넋놓고 봤었고 사진만 몇장 찍었던지라 무슨 작품인지 몰라 답답했었는데 그걸 여기서 알게 되네요. 감사합니다.
ㄷㄷㄷ
콜비츠 자체가 전쟁으로 아들 손자 다 잃고 남편은 평생 약자들 돌봐온 의사라서 저런 작품을 만들수밖에 없는 환경이었음 예술에서 아름다움만 추구하는 것은 삶에 대한 위선이다 라고 할만큼 이 작가의 작품은 막 아름다운 건 아닌데 느껴지는게 있음 사실 저 피에타 하나 보려고 독일 가볼까도 생각했었지
후자는 안타까움이 실려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