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럽게 애들끼리도 만나게 되고 그럭저럭 이야기하게 됨.
특히 공부할 때는 거의 그 상위권 애들 끼리만 무슨 카르텔 만들 듯이 모였는데 ㅋㅋㅋ
당연히 이러다 보니까 스터디 할 때, 서로 자신 있는 과목 가르치고 그랬음.
근데 문제는 내가 보통 국어를 애들한테 가르치는 입장이었는데
교과서 위주고, 수능특강 위주고, 기출문제고 나발이고 그딴 거 내다 버리고
맨날 속독 연습한답시고 판소나 무협지 가져와서 다 같이 20분 컷 한 다음 내용 맞추기 하고 있으니 ㅋㅋㅋㅋ
덕분에 고2 겨울 쯤 되니까 애들 국어는 시험 시간 내에 검토 2번씩 하고도 10분 쯤 시간 남을 정도로 빠르게 끝내고, 성적도 모고 때 1~2개 틀리는 수준까지 끌어올렸는데
맨날 양판소 보게 하니까 애들 다른 과목 성적이 조금씩 떨어짐ㅋㅋㅋㅋㅋㅋㅋㅋ
걔네 부모님들은 날 보면서 '이 새끼 지 내신 올리려고 우리 애들 조지는 거 아니야?' 한다고 엄마한테 등짝 스매시 당함.
어떻게 오해는 풀었는데 그래도 '이 새끼, 국어 성적은 확실하게 올려주는데 다른 과목을 제물로 삼는 놈.' 으로 인식 박힘.
지금도 가끔 고딩 때 애들 만나고, 여전히 부모님들 끼리는 동아리나 계모임으로 모이시는데, 얼굴 볼 때마다 친구 부모님들의 눈빛이 늘 뜨뜻미지근함.
참고로 똑같은 부작용을 사촌 동생들 과외할 때도 겪었고 고모와 고모부는 나한테 감사와 원망을 동시에 가지고 있음.
성적 평균 3등급이던 애들을 데리고선 국어, 사탐 1등급 만들어놓은 대신 다른 과목 조져서 평균 3등급 유지하게 한 원망과
그 국어 기반 덕에 비록 재수였지만 성균관대, 서강대 갔다는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