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나 놀란 마음에 쓴다 스포좀 하자면 댕댕이 멀쩡하다
원래 1일 1산책 하는데 오늘따라 놀아주고 싶은거야
공원가서 존내 놀아줬지
팁이랄건 없지만 가끔 심심할때 해 지기 1시간 반 전쯤에 집근처 공원 가보셈 구석에 댕댕이들 몰려 있는데 멘탈 힐링 오지게 됨 천원짜리 간식 사가지고 가면 piriboo is man 코스프레 할수 있음
여튼 해 질때까지 놀아주고 집갈라 하는데 오늘따라 댕댕이가 말을 잘 안듣는거야 더 놀고 싶어서 그랬나 겨우겨우 끌고 가는데 내가 평소에 장난기가 좀 많아서 한밤에 사람 없을때 얘좀 골려줄 겸 냄새맡느라 정신 팔렸을때 막 앞서가서 잘 따라오나 숨어서 지켜보고 그런단 말이야?
문제는 여기서 발생 함 집도 2층인데(아파트임) 1층에 박혀있는 엘리베이터가 오늘따라 날 유혹 하는거야 평소엔 계단 쓰거든 엘베에 딱 올라 탔는데 댕댕이 엘베 밖에서멀뚱 멀뚱 처다보고 있음 그래서 골려줄 생각에 줄 잡고 들어가서 나도 엘베 문 닫히는거 멀뚱멀뚱 보고 있었지 그랬으면 안되는 거었는데
참고로 우리 아파트 엘베는 이렇게 생김
닫힘 버튼은 1번에먼 있고 열림은 1,2 다 있는구존데 말했잖아 멀뚱멀뚱 보고 있었다고 정신 놓고 2번 패널 앞에 서있었지 문 슬슬 닫히는거 보고 '아 이제 문 열어야지~' 하면서 대가리에 꽃핀 마인드로 1번 패널까지 간거야 그리고 이 ㅂㅅ은 닫혀 있는 문에 대고 닫힘 버튼을 누르게 돼, 속으로 '...어?' 하는 생각과 함께 엘리베이터는 14층의 손님을 맞이하러 갔지
그래, 상상만 했고 영상으로만 봤던 일이 벌어진거야 줄은 점점 짧아지고 당황해서 아무 생각 안나고 그저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방관 할 수 밖에 없었지 옛날에 드라마에서 주인공들 차에 치일때 존나 안피하고 가만히 처다보면서 병원에 실려가잖아(병원 지하에 있는 장례식장 이거나) 그게 왜 그런지 알것 같더라고 버튼을 눌러서 엘베를 빨리 멈춰야 겠다는 생각도 방금 글 쓰면서 생각 났내 빠르게 3층 눌렀으면 되는 거였는데 ㅂㅅ, 여하튼 엘베가 3층을 넘어갈때 이미 줄 길이는 한계에 달했어 내가 한 대처는 줄을 잡아당기는 거였지 왜 그랬는진 나도 몰라 그래도 나름 머리를 굴렸지
'목줄을 풀 수 있나?'
댕댕이가 밖에 있어서 불가능
'줄을 끊을 수 있나?'
사람 완력으로 될리가 없지
'목줄이 엘베 문틈 사이로 통과 할 수 있나?'
3m 짜리 줄이지만(늘어나는거 아님)
손잡이 부분이 두껍고 끝에 달려있는게 있서 불가능
그순간
"파킨!!!"
목줄 끝에 달려있는 장식품이 엘베의 힘을 이기지 못해 부서지고 목줄은 그대로 빨려들어갔지 엘베는 목적지인 14층을 향해 묵묵히 움직일 뿐이었어...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벌어진 일을 받아들이고 감당하는 거였지 글로 보면 상당히 흥분 했을것 같은데 짧은 시간에 일어난 일에 흥분할 시간 조차 없었어 오히려 놀랍도록 침착 했지,
속으론 '으으.. 제발.. 아닐거야' 를 연발 하긴 했지만서도
정말 오만 생각이 다 들었어 1층의 상태, 댕댕이의 상태, 댕댕이의 기분 등등 그리곤 생각했지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시나리오인 댕댕이가 뭉게져 있는...그런...으...
그나마 생각나서 한 대처는 1층으로 가는게 아니라 2층에서 내리는 거였어 옆에 탄 사람에게 우리집 댕댕이가 혹시나 뭉게져있는걸 보게하고 싶진 않았거든 다금히 뛰어 내려갔는데 댕댕이가 안보이는거야 ?? 혹시 풀려나서 현관 쪽으로 도망쳤나 했는데
오 쉬발 세상에 줄이 껴서 저기 매달려 있는거야 바로 목줄 풀고 내려 줬지 그리고 상태를 봤는데 멀쩡한것 같더라고 와....정말 다행이었어 잠깐 안고 있었는데 엘베 문이 열리고 문에 껴있던 목줄은 엘베 틈인 심연속으로 사라졌어 원망(?) 스러웠던 14층 주민은 날 어떤 시선으로 바라 봤을지 궁금 하기도 하내 2층에서 뛰쳐 나가가더니 1층에 와보니 이새끼는 개를 안고 있고 목줄은 문 틈으로 떨어졌다라..... 눈치가 안빠른 사람 이었으면 좋겠다 ㅎㅎ
놀란마음 추스르고 계단으로 집에 와보니 이제서야 심장이 쿵쾅거리더라고 그 전부터 뛰었는데 그제야 느낀건진 잘 모르겠더라 아마 그때부터 뛴거 같음 ㅇㅇ 댕댕이도 놀랐는지 심장이 벌렁벌렁 함 일단 멀쩡해 보여서 미안함에 간식을 잔뜩 먹여줬어 다리가 풀려서 간식 가지러 가면서 두어번 주저 앉음... 그리고 눕혀서 가슴좀 만져 줬는데 부러지거나 금간에는 없나봐 있었으면 만졌을때 리액션이 좀 있었겠지 이건 병원 함 가봐야 겠다
그나마 일단 잘했다고 생각하는게 2층에서 내린거, 아마 1층에서 내렸다면 사람 키보다 높은 곳에서 댕댕이가 떨어지는데 이걸 막은거 같아 1층 갔으면 떨어져서 다친게 더 컸을듯
내가 ㅂㅅ짓 해서 벌어졌지만 그나마 운이 좋았던 거는
요 목줄이 아니라 그냥 3m 짜리 줄이었다는거 요런 손잡이가 튼튼한 줄이었으면 댕댕이가 뭉게지는....으으
그리고 목줄이 아니라 가슴줄 이었다는거 목줄이었으면 아마 껶였을거야 음....
그리고 장식품 연결고리가 부서지기 쉬운 재질 이었다는거 장도겠내
일단은 멀쩡한거 같음 지금은 내 다리에 붕가붕가 하고 있다
긴글 읽어줘서 고마워 겪었던 일 다 쓰려다 보니 좀 기내
답례로 우리집 댕댕이나 좀 보여줄게
혹시 모르니까 병원 가봐야되지 않나..;;
내일 해뜨면 바로 갈게!
댕댕이 : 날 죽일뻔한 이 다리를 겁탈해주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