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콜라이2세는 자기 아버지로부터 거대한 제국은 물론 혁명까지 물려받았다.
그런데 그는 제국은 고사하고 지방의 도나 군을 통치할 자질은 단 하나도 물려받지 못했다.
궁전 대문 앞으로 갈수록 가까이 다가오고 있는 역사의 저 거대한 파도에 대해 이 마지막 로마노프는 멍청한 무관심으로 일관했다.
...(전쟁의 패전과 혁명에 대해)측근들 모두가 침울함, 경악, 충격을 느낀 때였다. 그러나 짜르는 자기 혼자만 평정을 유지했다.
주위에 천둥이 울리고 번갯불이 번쩍거릴 때 그는 평소와 똑같이 자신이 러시아 전역을 순회한 전체 길이를 물었다.
그리고 사냥이나 공식 회의 때에 있었던 일화들을 회상하였고 하루일과의 사소한일들에 관심을 가졌다.....
...의회해산을 결정하는 날, 자유주의자 클럽은 물론이고 내각도 두려워 벌벌 떨고 있을 때 짜르는 일기에 이렇게 적었다.
"7월 7일 금요일, 아주 바쁜 아침이었다. 관리들과 30분 늦게 점심을 먹었다. 푹푹 찌는 날이었다. 우리는 함께 산보했다. 고레미킨 수상을 영접했다. 의회해산 포고령에 서명했다! 올가, 페티아와 식사를 했다. 저녁 내내 책을 읽었다."
의회해산을 언급한 문장 끝의 감탄부호가 그나마 가장 강렬한 감정 표현이었다.
(그 이후 군대의 봉기가 이어지는 가운데 목욕한 횟수나 적혀 있는 일기의 내용이 열거된다) ....
봉기와 다이너마이트 폭발사건에 대해서는 단 한 마디 "잘하는 짓이다!" 이외에는 거의 언급이 없다.
....몇 년 간 니콜라이가 구독하여 자신의 사상을 형성하는데 도움을 받았던 유일한 신문은 국가예산으로 메슈체르스키공이 발행한 주간지였다.....
....재능있는 인물과 출중한 모든 것에 대해 그는 차가운 적대감으로 대했다.
완전히 평범하고 머리가 빈사람, 성자 같은 탁발승, 성자 등 자기처럼 무능한 인물들과 같이 있을 때만 그는 안심이 되었다....
라스푸틴은 짜르가 "속이 텅 비었다"고 짤막하게 말한 바 있다.
출처: 러시아혁명사(트로츠키)
그 시대에 이런 수준의 사람이었으니까
사람은 좋았다. 딱 그정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