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인지 밝힐 수는 없지만 폭행 혐의로 구치소에서 약 8개월 정도 지낸 적이 있음.
(버스 새치기 하던 사람과 시비가 붙어서 폭행. 쌍방이 아니고 일방 폭행. 징역 10월로 1심 법정구속됨)
구치소에서 지내면서 만났던 사람 중 아직도 기억에 남는 몇몇 사람이 있는데,
갑자기 오늘 생각나는 사람이 있어서 적어봄.
나는 상해 건으로 구치소에 수감되었기 때문에 폭행 및 강력사건 피의자 위주로 넣는 강력방에 들어감.
정원 6명짜리 크기였는데, 상황에 따라 8명 정도까지 같이 생활했음.
여러 구치소, 교도소 만화를 보면 나오는 것처럼 나름 방장 역할을 하는 사람이 있음.
내가 들어간 방은 전직 건달이라는 4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 방장이 있었고,
비슷한 연배의 또 한 분이 있었음. 내가 아직도 기억나는 사람은 이 사람임.
사회에서 농사 짓고 과수원을 하신다고 함. 샤워할 때 보니깐 몸이 실전 근육임.
노가다 판에서 많이 뛴 사람들이나 힘쓰는 일 매일 하는 사람들한테서 보여지는 그런 근육.
보통 구치소에서는 방 사람들끼리는 서로 어떤 문제로 들어왔는지 다 알고 있음.
공소장 (검사가 기소해서 재판 들어갈 때, 법원 측에 이 피의자가 어떤 잘못을 했는지 적어서 발송하는 문서)을
서로 다 보기 때문인데...검사가 작성해서 보내는 문서이기 때문에 피의자에 대한 나쁜 말이란 나쁜 말은 다 들어있다고 보면 됨.
죄 지은 거, 죄가 될만한 거 기타 등등 하여튼 이거저거 안좋은 건 다 적혀있음.
그 분 공소장을 보니,
어머니 칠순 잔치 끝나고 삼 형제가 모시고 나와서 택시를 타고 집에 가려고 하는데,
(모두 술을 마셨으니 택시를 타고 귀가하려고 했나봄)
멈춘 택시를 20대 후반 두 명이 끼어들어 새치기 하려고 하다가
탑승하려던 그 분 어머니를 밀쳐서 어머니가 쓰러지셨다고 함.
연세가 일흔인 어머니가 밀쳐져서 길바닥에 쓰러지는 걸 보고
화가 나서 그 두 놈을 택시에서 끌어내 폭행했다는 것.
근데 폭행도 그 분 혼자서 했는데,
한 놈은 전치 18주고, 한놈은 전치 24주임.
코뼈 부러지고, 안와골절, 턱 돌아가고 광대뼈 함몰.....
사진도 첨부되어있는데 맞은 애들 얼굴이 걔들 엄마가 와도 못알아볼 지경임.
알고보니 그 분이 해병대 부사관 출신...주먹도 진짜 엄청 크고 단단함.
여튼 폭행 및 상해죄로 입건되서 불구속 재판을 받았는데,
합의를 못해서 공탁금으로 3천만원을 걸었다고 했음.
불구속 1심 법정 공판에서 재판장이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 없냐고 물어봤는데
보통 여기서 모범답안은 "잘못했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해야함.
그런데 그 분은 "재판장님께서도 어머님이 그런 일을 당하셨다면 참으시겠습니까? 저는 혼낼 놈들 혼냈습니다." 이래버렸고,
결국 재판장이 징역 6개월 줌. (상해죄는 최하 징역이 4개월이기 때문에 징역 6개월 준거면 원래는 집행유예 나올 거였다고 봐야함)
법정구속 두둥....
그리고 2심 공판 날이 다가옴.
방 사람들이 재판장에게 꼭 반성하고 있다, 잘못했다, 다시는 이러지 않겠다, 이렇게 말하라고 신신당부를 했음.
그런데 또 사고를 치심...당시 법원 호송했던 교도관 이야기에 따르면,
재판장이 "피고인은 왜 고개를 뻣뻣히 들고 있느냐, 반성의 기미가 안보이는 것 같다" 이랬다고 함.
보통 재판 받을 때 고개를 푹 숙이는 게 좋음. 반성하고 있다~ 뭐 이런 제스처 같은 건데,
그 분은 고개를 딱 들고 판사를 바라보고 있었다고. 2심 판사야 1심 내용이 적힌 서류 다 보고 왔을테니
고개를 들고 있는 걸 보고 반성이 없다, 이렇게 해석을 한 거 같음.
공탁금도 2천만원 더 걸어서 5천만원으로 올렸는데 결국 2심 기각 당함.
그렇게 결국 6개월을 전부 구치소에서 보내고 출소.
사람 팬 건 잘못한건데 솔직히 이해는 됨.
어머님 칠순 잔치였는데 밀침 당해서 길바닥에 쓰러지는 거 보면 나 같아도 엄청 열받을 거 같음.
근데 너무 많이 패버리긴 했더라.....
그정도 폭행은 거진 기소유예되고 검사 벌금 수준...
아니 근데 단순히 밀쳤다고 저정도 반쯤 시체로 만든건 에반데....전치 24주면 평생 흉터로 남거나 영구장애 같은거 생길걸?
...팰만해서 팬건 맞긴한데, 적당히 팬게 아니라 반쯤 시체로 만든건 너무 나갔는데
루리웹-8968041678
그정도 폭행은 거진 기소유예되고 검사 벌금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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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웹-8968041678
아니 근데 단순히 밀쳤다고 저정도 반쯤 시체로 만든건 에반데....전치 24주면 평생 흉터로 남거나 영구장애 같은거 생길걸?
...팰만해서 팬건 맞긴한데, 적당히 팬게 아니라 반쯤 시체로 만든건 너무 나갔는데
큰큰
방 사람들도 똑같이 이 말 했음....솔직히 2심은 그냥 아무 말도 안하고 고개 들고만 있는 건데 그걸로 반성 안하고 있다~ 이러면서 기각한 건 좀 너무 한 거 같음. 공탁 5천이 애들 용돈 수준의 금액도 아닌데...
재미나네... 호로등신쉑들을 지대로 임자 만났구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