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전역하고 아버지랑 아파트에서 둘이 살았는데,
얘는 복학까지 주 3,4번 새벽알바 갔다가 점심에 왔음.
당연히 늦은 오후면 자빠져 잤는데,
위층 ㅅㅏ는 5,7살 남자애들이 유치원, 초등학교 끝나는 그 시간부터 미쳐 날뛰었음.
친구는 워낙 여려서 소심하게 쪽지 붙이는 것 말고는 아무 항의도 못하고, 친구 아빠가 가서 얘기했는데.
애기들이 아파트 놀이터는 너무 심심하다고 안 간다는 거임.
이해가는 게 친구네 아파트는 조금 가난한 분들이 산다는 곳이라 그런가 놀이터가 형편없었음. 진짜 철거비 아까워서 냅두는 느낌? 아저씨들 흡연장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지.
그렇게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내던 친구는, 어느 날 드물게 놀이터에서 모래장난이나 치는 위층 꼬마들을 봄.
그리고 충동적으로 집에 달려가서 군대에서 샀던 배드민턴채랑 가지고 내려옴. 진짜 무념이었다는데 아마 얘들이 놀이터에서 뛰어야 저녁에 집에서 안 뛴다는 생각은 했겠지.
그리고 애들한테 조금 세게 쥐어주고
(다음날 오전)쾅쾅쾅ㅇㅇ쾅 아저씨 놀아요!
근데 늦은 오후면... 밤도 아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