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갑갑해서 그런가 이런 꿈까지 다 꾸네
꿈에서 나는 별로 같이 여행 가고 싶지 않았던 사람과 같이 숙소에 있었어
커다란 창가에 쳐진 얇은 커텐 위로 외부의 빛이 일렁거리고 있었고 그건 마치 물결 위의 빛 같았어
그 빛이 파스텔처럼 엷었다는 것만 빼면 그 모양은 확실히 그랬지
나는 커튼을 열었고 소도시의 풍경이 커다란 창문 안으로 확 들어왔어
아주 희미하게 안개가 낀 것처럼 풍경은 어딘가 평소보다 흐리고 멀게 느껴지더라
숙소는 아주 높은 곳에 있었는지 도시의 풍경은 대체로 한참 아래 깊은 곳에 보여서 더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호텔과 비슷한 높이에 깔린 기차 철로가 호텔의 왼쪽 벽을 스칠 듯 가까이 끼고 뻗어나가는 모습이 보였어
마치 롤러코스터처럼 허공에 놓인 철로였고, 정말 롤러코스터처럼 급격한 경사로 위로 한참 올라가더니 한참을 올라가서 평탄한 각도로 바뀌더라
아래로 훅 떨어지는 것 같지는 않았고, 그냥 멀리 어디론가로 길게 뻗어나가서 결국엔 보이지 않게 되었어
그 선로 아래로 침엽수들의 꼭대기가 보였고 그보다 더 깊고 먼 곳에 벽돌색 지붕의 집들이 도란도란 모여 있었지
그리고 그 작은 도시의 중간 어디쯤에 커다란 성당이 하나 있었는데 그 성당은 거기 있는 건물들 중 제일 높아서 철로가 불쑥 들린 부분을 꼭대기로 찌를 것 같더라
우리는 그냥 그 풍경을 보고 있었어
나가야 한다거나 뭐 그런 생각은 들지도 않았고 그냥 그 모습을 보고 있게 되더라
왜 그런 꿈을 꿨는지 모르겠다
코로나 때문에 너무 답답해서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