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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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한 대중들 사이로 고개를 쳐들고 스윽 웃으며 법원을 떠남
카톡으로 이래서 내가 개한민국 법을 사랑한다니까
변호사에게 전화해서 보수는 보냈다, 형도 잘 꺼내면 더블이야 건방지고 호쾌하게 말하고 끊음
희미하게 또 보자고...라는 소리가 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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룸에서 술 까고 난장판으로 놀고 있는 와중에 슬쩍 들어온 말라깽이 쫄따구가 형이 무혐의로 풀려났다고 귓속말
어깨 걸치고 있던 여자 밀쳐내고 옷 털고 일어나서 카라 슥 정돈하고 나가며 전화 걸음
지친기색 하나도 없이 얼굴에 기름 반지르르한 형과 만나서 역시 이 나라는 돈이면 다 된다며 크게 웃음
한편 변호사와 얼굴이 보이지 않는 판사가 접선하는 모습을 잠깐 비추고, 새 혐의로 기사가 잔득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이 들어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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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어떻게 된 거냐며 따지지만, '그러게 조심하시등가 걸리질 마시등가' 태도가 변한 변호사
다른 변호사를 선임하려하지만 사건이 겉잡을 수 없이 커져 선임이 어려워짐
욕지거리를 하며 명패를 집어던지고 명패에 맞은 커다란 항아리가 깨짐
따까리들이 뛰어들어오지만 안하무인으로 다 꺼져 개쉑기들아라며 소리지르고 다 나간 후에 통창 바깥으로 보이는 해 진 강남 거리를 보며 한번 더 소리 지름
변호사에게 전화 걸어서, '좀 봅시다'
어두운 방에서 따까리들로 압박하며 혼자 있는 변호사에게 윽박을 지름
'이게 몇 번째냐 뒷탈없게 싹 정리되도록 해달라며 고개를 까딱임
따까리들이 돈가방을 하나씩 들고 우르르 들어와서 테이블에 쌓아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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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김없이 무죄 판결을 받고 법원을 나오지만 이전보다 크게 많은 인파가 몰려있고 경찰들이 제지하려고 하지만 쉽지 않음
어디선가 달걀이 날아와 머리를 때리고 관자놀이에서부터 달걀이 흐름
쳐웃으면서 훔쳐내서 바닥에 털고 달걀 날아온 쪽을 잠깐 매섭게 쳐다보다 갈 길 감
다음 날 법원 근처 폭행사건과, 처음 사건을 공론화 했던 김모씨의 행방불명 뉴스가 보도 됨
대중은 경찰의 무능을 질책하며 시위가 크게 일어나면서, 시위 인파가 법원까지 들어닥침
검사와 판사 실루엣은 나지막이 개돼지들이 시끄럽구만 하고 비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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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은 광고 회사가 잘 풀리고 있다며 지금 잃은 돈은 아무것도 아니라 떵떵거림
자리를 뜨며 나지막이 '그건 니 생각이고'
집에 도착하니 바로 전화가 옴
'니놈 새끼는 나한테 이러면 안 되지~ 법보다 가까운게 우리 사이 아니냐'
'다 형한테 잘 배운 덕 아니겠냐'
퍽, 윽 소리가 나고, 수화기 너머에서 '더 가까운게 나고?' 간사한 목소리가 들리고 씌익 웃으면서 통화 종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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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회사 하나 또 주으러 가볼까? 하고 건물을 들어서는데 경찰들이 어깨를 붙잡음
니가 언제까지 갈 줄 알았냐며 대충 미란다 원칙 읊다 말고 아 날 좋다~ 하고 끌고 감
회사는 인수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던 사실로 주주들에게 고소를 당하고 경영 사기가 발각되어 빚더미가 됨
선임료 낼 돈도 떨어져 건물 팔아치우고 변호사에게 마지막이라고 했지 않냐며 뺨 때림
'마지막이지, 너같은 새끼는'
복부를 걷어차고 쫄따구들에게 '댁들 아직 이 거렁뱅이한테 볼일있수? 나 먼저 간다'하고 나가는데 저새끼 잡으라고 소리쳐도 아무도 움직이지 않음
마지막 판결에서 그간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 난 내용에 증언과 증거가 갖춰지면서 수십년 징역이 내려짐
변호인은 변론있냐는 질문에 담백하게 없다고 대답하고, 연행 됨
그런데 연행 차량이 구치소를 지나고 집으로 향함.
속으로 그럼 그렇지라고 독백하고, 크게 웃은 후에 법보다, 돈이, 가깝지!라며 소리 지름.
집 앞에 도착하니 검은 양복 입은 장정이 차문을 열어줌.
평소처럼 비열하게 웃으면서 나오려는 순간
장정이 턱을 발로 까고 기절함.
눈 떠보니 몸이 반쯤 시멘트에 잠겨있고, 형이 내려다보고 있음.
'어이, 법보다 가까운게 우리 사이 아니냐?'라며 머리 쓰다듬어 줌.
'니가 나한테 그라믄 안댔재, 덜 배워가지고 그자'
시멘트가 차올라서 눈앞이 어두워지면서 패악질 소리가 점점 잦아들고
굳지 않은 시멘트에 거품이 아주 잠깐 부풀어오르다가 사라짐
변호사와 판사가 바에서 잔을 털고 한마디 하면서 껄껄 웃음
'법이 중요합니까? 판결이 중요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