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마다 나오코 감독의 리즈와 파랑새는 원작이 있는 애니메이션이지만 원작을 보지 않고도 그 작품의 표현력과 감정이 전달되기에 좋다.
리즈와 파랑새의 애니메이션 구조는 특별한 형태로 이루어진다. 바로 리즈와 파랑새라는 동화의 스토리를 이용한다. 미조레와 노조미 두 사람의 복잡한 관계를 동화의 한 부분처럼 연결하면서 작품 속에서 두 사람의 모습을 나타낸다. 한 사람은 리즈로서 파랑새를 붙잡고 싶었던 소녀이며 한 사람은 파랑새로서 어디든지 멀리 떠날 수 있는 한 마리의 새였던 이러한 관계는 서로를 아껴주고 사랑했다. 노조미와 미조레도 그런 관계에 대한 부분을 처음부터 강조한다. 누군가를 기다려야 하고 누군가에게 의지한다.
하지만 또 다른 입장에서 누군가는 다른 한 사람에게 기대어있다. 서로는 필요한 관계에 속해진 사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관계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의미가 퇴색되거나 달라지기도 한다. 영화는 바로 이러한 지점에 방점을 두었다. 리즈가 파랑새의 새장을 열어준 것처럼 미조레와 노조미도 새장의 문을 열어주고 자신들의 변화 될 관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해낸다. 이것은 관계의 마침표가 아니다. 리즈가 파랑새를 떠나 보냈지만 그 순간의 기억은 영원한 것처럼 미조레와 노조미에게도 마찬가지였다.
야마다 나오코 감독은 애니메이션을 통해 관계에 대한 물음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그녀의 작품 타마코마켓, 목소리의 형태를 비롯해서 작품에는 관계에 대한 끊임없는 주제의식이 묻어나있다. 사랑하는 관계, 친구로서 마주보는 관계, 가해자와 피해자의 관계까지 인간이라면 누구나 겪어나가야 할 지점에 대해서 성찰할 것을 종용한다. 그리고 성찰에 끝에 관계를 이해하고 의미를 찾아서 이야기 하지 않는다. 대신 관계의 새로운 지평선을 열어내어 앞으로의 관계가 펼쳐질 과정의 시작을 영화의 끝으로 엮어내어 표현한다. 시작이 될 것같은 장면이 영화의 끝이 되는 아이러니한 장면의 구조는 관계라는 주제의식에도 부합된다고 본다.
우리가 맺는 수 많은 관계에는 마침표가 없다. 수 없이 새로운 시작으로 우리의 생애동안 연결이 지속된다. 그렇게 지속된 관계는 다시 다른 누군가에게 연결되기도 하고, 끝나 버릴 줄 알았지만 다시 그 사람을 통해 타인에게서 소통을 느끼며 관계를 지속시킨다. 리즈와 파랑새 또한 미조레와 노조미가 아무리 어린 시절부터 이어졌지만 두 친구의 관계는 서서히 틈새를 만들어낸다. 점차 서로에게 맺어지는 관계가 달라지고, 시야가 넓어졌으며, 이제 가야할 길을 생각해야 했다.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야 하거나 누군가를 잃고 싶지 않은 욕망은 질투로 변했고, 혼란으로 가중시켰다.
마치 동화 속에 리즈가 파랑새를 새장에 가둔 이유는 자신을 떠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불안을 느꼈기에 선택했다. 또한 리즈와 달리 파랑새는 어디든지 날아 갈 수 있다는 질투 때문 이었다. 리즈는 혼자서 집을 지킬테지만 파랑새는 남쪽으로 날라갈 것이다. 하지만 리즈는 파랑새의 새장 문을 열어준다. 결국 서로가 가야할 길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고 관계를 받아들이는 과정을 통해 그녀는 성장했기 때문이다.
미조레와 노조미의 성장도 마지막 장면을 통해 보여준다. 첫 장면에서 보여주었던 등교장면에서는 일방적인 관계로 보여주었다. 하지만 하교시간에서 두 사람의 관계는 전혀 달라진다. 파랑새를 떠나보내야 할 인물이 마음을 먹고 준비과정을 겪는 것처럼 반대의 모습으로 기다리고 말을 건넨다. 짧은 고등학교 시절 두 친구의 관계는 그렇게 막을 내렸지만 새롭게 연결된다.
다만 리즈와 파랑새에는 상징처럼 나타나는 장면들의 부조화가 아쉬었다. 그럼에도 관계라는 복잡한 의미를 완벽하게 이끌어 내고자 한 감독의 노력은 뛰어났다. 그 덕분에 영화 리즈와 파랑새에서 관객이 두 친구의 관계 넘어서 리즈와 파랑새의 우정의 의미를 이입하게 만들어주었다. 그렇기에 야마다 나오코 감독의 관계에 대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자기만의 서사를 이끌어 냈을 때 어떠한 애니메이션이 나올지 기대하는 바이다.
점수 : 4.0 / 5.0
이거ㅓ 극장에서 봤었는데 감정선이 무슨 스릴러 영화 보는줄
원작에서 감정선이 서늘하고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다 보니까 그런 듯함 후반부로 갈수록 감정선이 역전되고 결국에는 연주를 통해 동일시 하게 맞춰지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