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충 이런트럭
우리 아버지는 중장비 기사시고
대형트럭이나 굴삭기로 돌을 나르는 일을 하셨음
(지금은 굴삭기만 하심)
아버지가 한참일하실 당시 다른기사 한분을 구하신 적이 있는데
트럭이나 굴삭기가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사실 ㅈㄴ 위험함
엄청가파른 언덕이나 산 꼭대기, 터널에서 작업할때가 있는데 살짝 잘못 운전해서 미끄러지거나
주변을 건드리면 바위한테 깔려서 찌부되거나
낙상으로 즉사할 수 도 있음.
그런데 한번은 산중턱에서 작업을 하셨는데
기사 한분이 길을 잘못들어 갔다가 절벽으로
트럭이 미끄러져서 간신히 앞바퀴만 걸린 상황이였음.
그 기사분은 무전으로 이제 자기가 죽는다고 말씀하심.
아버지가 마침 근처에 계셔서 그곳으로 가셨고
진짜 떨어지기 일보직전인 상황이였음.
아버지는 그 기사분을 구하기 위해 차 머리쪽으로 천천히 다가갔고 차가 떨어지려는 순간
빠르게 차문을 열고 그 기사분을 구함
그 기사분은 아버지랑 1번 술자리를 같이한 사이였고
그럼에도 아버지는 목숨을 걸고 그분을 구하심
이후 구해진 기사분을 외상 후스트레스장애로
일을 그만두셨음.
아버지와는 한때 형님동생하는 사이가 됨
시간은 흘러
구해진 분은 다른동네로 이사가셨고
내가 태어나고 또 고등학생이 되었을 즘
그분이
우리동네에 처갓집 양념통닭을 여셨다는 소식을 들었음.
아버지는 통닭먹고 싶지 않냐며
처갓집에 연락하셨고
배달이 옴
두분은 다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셨고
나는 혼자 방에 들어와 치킨을 열어봄
(대충 치킨에서 빛이 쏟아져나오는 소리)
치킨은 노란빛으로 완벽하게 익고
기름도 엄청좋은거 쓰셨나봄
엄청 따듯하고 고소한 냄새나면서 진짜
지금본 어떤치킨보다 맛있어보였음.
양은 어찌나 많은지 2마리는 족히 되어보였음
(1마리시킴)
슈프림양념치킨이였는데 소스도 엄청신경써서 뿌려주심. 박스도 엄청 큰거- 치킨끼리 서로 붙지않게
보통 슈프림은 껍질이 눅눅하기 일수인데 소스가 잔뜩묻었음에도 바삭소리가 났음.
진짜 글로 설명 못할 정도로 엄청 맛있었음
그리고 감자튀김도 왔는데 역시 엄청 바삭하고 노릇하면서 후추같은게 적절히 뿌려져 있었음.
엄청나게 신경썻다는 티가 완전 팍팍나는거임.
나는 치킨 한마리도 다 못먹는 정도였는데
그 치킨은 앉은 자리에서 다먹음
(5조각은 아빠 술안주)
그 뒤로도 난 그 처갓집에서만
치킨을 시켜먹었고
몇년 지나니 서비스로 오던 감자튀김은 치즈볼에 무슨 덮밥? 같은것까지 같이 오는 정도로 업그레이드 됨
아버지와 처갓집아저씨는 오랜기간 술친구로
여전히 좋은 관계를 유지중임
나는 지금 고향을 떠나 다른동네에 사는데
대충 대전 포항 대구 울산 이런곳 돌아다녔음
다른동네 처갓집에서는 절때 그런맛이 나지 않았음.아니 처갓집이 아니라 어떤 치킨집에서도 그 맛을 못냄
그건 진짜 영혼을 담은 치킨이였음.
아
치킨먹고 싶다.
끗
그러니까 이건 치킨자랑이지?
응 맞아여^^
쉬..ㅂ.ㅜㄹ.....이게나라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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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동-
그거 참 잘된일인거시에오
처갓집은 원래도 존맛인데 프리미엄 얹힌 버전이네 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