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군인은 청원휴가같은게 아닌 이상 따로 포상휴가를 나갈수가 없어서 원래도 조금 긴 휴가에 그걸 다 붙여서 나가거든?
나도 휴가 제일 길게는 21박 22일로 나가본적이 있으니까...
근데 당시 난 상병이었는데 일병 중에 부모님이 크게 다치셔서 집에 좀 사람이 필요했는데 아무도 집에 있을 수 있는 사람이 없었거든
그래서 청원 휴가를 내야하는데 부모님은 알아서 할테니까 오지 말라고하고있고...근데 곧 일주일 후면 정기휴가라 청원까지는 참아볼까하는데
문제는 그렇게해서 가봐야 일병 휴가는 13박14일이었음.
그거보다 좀 더 있어야하는데...
그때 마침 병장선임 기수들 중에 동기가 많던 기수가 전역 한달 정도 남았는데 그 사람들이 자기들 원래 19박 20일~21박 22일까지 모여있는 휴가 중에
포상으로 받은거 다 떼서 얘한테 다 붙여줌 28박 29일이 되더라...그리고 그 다음 기수 한달 반 정도 남은 병장들도 다는 아니고 조금 모아서 10박 11일 어치 만들어줬고
이거는 청원휴가에 어떻게 비벼보라고 행정관이랑 쇼부봤었음.
그 애는 한달 후에 그 병장선임들 좋아하는 빵이며 담배며 사왔는데 뭐...정신없었겠지. 자기가 돌아오고 난 후에는 그 사람들은 없을거란걸 부대에 와서야 알고는
한참은 말이 없더라. 새벽배로 떠나서 제대로 인사도 못하고 가서 굉장히 마음에 남았나봄. 그 후에 페북이랑 전화로 병장들한테 다 감사하다고하고
그리고 곧 이어서 다시 다음 기수 병장들이 모아준거에 청원휴가 2박인가 주는거에 붙여서 나갔음 이건 행정관이 사정을 봐줘서 가능했던거같은데....
보면서 군대도 사람 사는곳이구나 느꼈음. 난 사실 이 일을 겪기 전까지 존나 힘들었거든. 근데 내가 받은게 아닌데도 내 앞에서 그 일이 일어나는것만으로도
그냥 갑자기 여기가 사람사는곳으로 보이고 견딜 수 있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