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글쓰기 연습인데. 올려봤어요. 재밌게 봐주새오.
오탈자 너그러이봐주십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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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포션]은 살인이다."
머리에 맺힌 땀방울을 수건으로 훔치던 와중, 난데없이 들려오는 목소리에.
벡스는 고개를 돌려 검은머리의 남성을 응시했다.
곧 있을 '대목'을 위해, 몇일 동안 무거운 짐을 날랐다.
오늘 이 창고를 끝으로 겨우 끝이 보이려던 참인데, 난데 없이 등장한 불청객에게 시간을 허비하긴 싫었다.
며칠동안 야근에 야근을 거듭해온 [화이트 펄]의 부두목, 벡스는 정체불명의 남성을 향해 저리 꺼지라며 손짓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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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이, 젊은 친구. 여긴 얘들 놀이터가 아니야. 그보다 밖에 보초서는 녀석들은 뭘 하고 있길래, 외부인이 여기까지 들어올 수 있는거야?"
"아까 먼저 밥먹으러 간다고 했던 거 같은데... 벡스는 못들었어?"
카루스의 물음에, 벡스는 머리를 긁적였다.
'들은 적이 있던가.'
반신반의 하긴 했어도, 동료를 믿어보기로 생각한 벡스는 긴장되어 있던 근육을 이리저리 돌리며 한숨 돌렸다.
땀을 많이 흘려서 입맛도 없던 터라, 실력행사를 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고 판단.
대신 벡스는 머리 위에서 한가로이 앉아 있던 여인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이 시끄러운 곳에서 잘도 들리겠다. 아이씨... 귀찮은건 질색인데. 대장!!"
"왜."
"저 녀석좀 내쫒아봐요."
"... 내가?"
"그럼 로자리아 대장말고 누가있어요? 다들 며칠동안 쉬지도 못하고, 죽어라 일했는데. 이거하나 못해줍니까."
"...그러지 뭐. 읏차."
그의 핀잔에, 로자리아는 붉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물건더미에서 내려왔다.
그녀도 귀찮은 듯한 얼굴이였지만, 지금껏 손가락 까닥하지 않고 앉아 있던 것은 사실이였으니.
순수히 부하의 뜻대로 움직여주기로 했다.
-또각또각.
높고 경쾌한 구둣발 소리를 내며, 로자리아는 검은머리의 남성에게로 걸어갔다.
"오빠. 여긴 우리 구역이야. 좋은 말로 할때 꺼져."
"나에게. -포션-은 살인이다."
"아까부터 무슨 개소ㄹ.."
-촤악!!
벡스와 조직원들은 눈앞의 장면을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말릴 세도 없이, 검은 머리의 남성은 그녀에게 핑그빛 액체를 뿌려버렸다.
-챙그랑...!
빈 유리병이, 힘없이 바닥에 떨어지며, 파열음이 거대한 창고에 울러펴졌다.
그리고 이 파열음은, 유리병에서만 나는 것이 아니였다.
"이....이!!! 강아지가ㅏㅏㅏㅏㅏ!!!"
미용실에서 장정 8시간이 걸려 만든 머리가, 단 한순간에 망가졌다는 사실에. 로자리아는 이성의 끈을 놓았다.
그녀는 소지하고 있던 단검을 허리춤에서 뽑아, 무차별적으로 휘둘렀다.
-휙! 휙휙!!
하지만 칼끝은 남성에게 닿지 않았다.
되려 여유를 뽐내며, 농락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여주던 남성은 천천히 오른손을 앞으로 뻗었다.
-후우웅 쾅!!!
그순간 엄청난 풍압이 일어나더니, 벡스는 무언가 옆으로 지나가는 감각이 느꼈다.
그는 고개를 돌려, 날아간 물체를 확인했다.
역시나, 창고 벽 너머를 차지하고 있던, 물건더미에 처박힌 것은.
붉은 머리의 여인.
로자리아.
[블랙마켓]의 3대 큰손. [화이트 펄]의 두목이 지금, 거품을 물고 쓰러져 있었다.
이를 본 벡스는 혀를 차며, 검은 머리의 남성을 차가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방금 그 행동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잘 알고 있으리라 믿겠다."
-스르릉.
벡스는 검을 빼어들었다.
검과 검집이 부딪히며, 높고 경쾌한 소리가 창고를 가득 메웠다.
-키이이잉...
그의 마나가 서서히 도신을 물들였고, 푸른 빛을 띄게된 검은 서서히 떨리기 시작했다.
주인의 마나를 흡수함으로써 검의 강도를 높여주는, '마도부여'와.
오만하기 짝이 없는 마법사들을 엿맥이기 위해, 대장장이에게 특별 주문한 '실버 레인'.
이 검 한자루에만 들어간 금액이, 자그마치 900골드.
노동자들이 10년을, 아무런 지출없이 지낸다는 가정하에야 만질 수 있는 돈이. 이 은빛 검 한자루 하나의 값어치였다.
"꽤 자신있나봐? 눈치는 없는데."
-까드득.
벡스 이를 악물었다.
뻔히 보이는 도발에, 넘어가줄 의향은 없었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척'. 어울려주는게 전략적으로 유리했다.
소리가 다 들릴정도로, 이를 악문것도 이때문이였고. 자신이 흥분했다고 판단했는지, 검은머리의 남성은 서서히 그에게 다가왔다.
'와라.'
벡스는 호흡을 가다듬으며 곧 있을 전투를 대비했다.
로자리아를 단번에 쓰러트린 것은, 꽤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긴 했지만.
그녀가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고, 뻔한 동작을 보여준 바람에 허무하리만큼 쉽게 당한 것이였다.
하지만 자신은 달랐다.
머리는 차갑게, 가슴은 뜨겁게.
분노할 지언정, 터트리진 않는다.
모든 상황을 철저히 분석하고, 이용한다. 그것 뿐이다.
'온다.'
팟-
검은 머리의 남성은 인내심이 바닥났는지, 빠른 속도로 그에게 접근했다.
무기를 든 상대로, 맨손으로 달려오는 것이 이상하긴 했지만.. 스스로 패널티를 안겠다는데 마다할 이유는 없지 않는가.
"흡.!"
그는 짧은 구령과 함께, 칼을 치겨들어 위에서 아래로 휘둘렀다.
-캉!!!
검이 무언가와 부딪히며 금속음이 터져나왔다.
기술, 심리전, 전략.
그 어떤 것도 담겨 있지 않은 정직한 일격.
"너무 정직한데. 떠보려는 생각은 너무 건방지다고."
-퍽!!
남성은 주먹으로 벡스의 검격을 막아내곤 그대로 힘을 실어 거리를 벌렸다.
살덩이에 부딪히는 감각이라기보다는, 마치 돌을 내려치는 느낌이 들었기에 벡스는, 남자가 신체에 버프를 부여했다는 계산을 내렸다.
"신체강화인가? 포션 어쩌고 저쩌고 했던 것으로 보아, 싸우기 전에 먹어뒀나 보군? 승패에 큰 연관이 있을지는 두고봐야겠지만."
"호, 통찰력... 그리고 상대의 말을 흘리지 않는 세심함까지. 무기빨이라는 생각이 들기는 해도, 그에 걸맞는 실력이 있다는 건 봐줄만한 요소네."
"흥..."
남성은 벡스를 짧게 비평했지만, 그에게 칭찬을 받아 하나 기분좋을 것이 없었던 벡스는, 남성에게 달려들었다.
'왼쪽.'
-킹!!!
'이번엔 오른쪽.'
-캉!!
방향을 바꾸며, 최대한 과장된 움직임으로 검을 휘둘렀다.
상대의 움직임에 틈을 만들고자, 일부러 허점을 보여주었음에도. 상대는 방어에만 치중할 뿐, 적극적인 공세에 나서지는 않았다.
'버티기만 할 셈인가.'
방어는 상당히 견고했지만, 철옹성 같은 요새에도 헛점은 있는 법.
이 남자가 공격을 받아내는 사이, 알게모르게 벡스는 그의 방어를 조금씩 갉아 먹고 있었다.
포션에 대한 지식이 없어, 남자가 방어하는 메커니즘은 자세히 알 수는 없어도.
그의 몸 주위에 얇은 막이 씌워져 있다는 것을 파악한 했고, 검의 능력인 '실버로드'를 적극 활용하는 것이 최선이였다.
정화의 원소, 은.
은은 마력을 포함한 모든 것을 '원래의 것', 즉 처음 상태로 되돌리는 경향을 지녔다.
이에 착안해, 얇은 은을 실처럼 뽑아, 도신에 덧입혀 마법에 대한 저항성을 높였다.
마치, 조각가가 대리석을 서서히 깍아내듯, 그의 방어를 깍아내리라.
그것이 '실버로드'
그리고 세간에선, 마법시해자라고도 불리는 이 힘.
이것이, 바로 벡스가 가진 비장의 수였다.
'단 한번. 기회가 보이면 즉시...'
이제 미끼를 던져, 상대가 물기만을 기다리기면 그것으로 끝이다.
벡스는 일부러 거리를 벌리려는 것으로, 상대에게 '미끼'를 던졌다.
기세를 주체하지 못하고 체력분배에 실패한 초짜처럼, 그는 거친 숨을 몰아쉬었다.
이에 놓칠세라, 상대는 보기좋게 달려들었고. 그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입을 열었다.
[바람을 타고]
보잘것 없는 마법.
영창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짧은 한마디는, 그의 마력과 반응해 자그마한 소용돌이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마법'은.
은빛 검에 빨려들어가, 원래 하나였던 것처럼 합쳐졌다.
"이건 좀. 위험하겠는데."
"위험? 과연 그정도일까."
-기이이잉!!!!!
벡스는 마법을 실은 찌르기를, 상대에게 자비없이 내질렀다.
귀가 찢어질 듯한 풍압이 터져나오며, 빛과함께 거대한 힘이 사방으로 뿜어져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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