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 때 내가 가지고 있던 던파 가이드북을
쉬는 시간에 도둑맞음.
범인은 같은 반 양아치.
내 책 돌려달라고 말했더니 점심 시간에 4명이서 날 운동장
구석으로 몰고가서 단체로 팸.
발설하면 뒤진다는 협박은 덤.
어린이들은 순진무구하다는 얘기는 다 개소리임...
그리고 3일 뒤에 다른반 양아치가 나한테 와서 가이드북
코드 안 써진다고 나보고 돈 물어내라고 선생이랑 반얘들 모두 보는 앞에서 소리지름.
알고보니 내 책 훔쳐간 양아치 놈이
다른반 녀석한테 책을 팔아버린 거였음.
목소리 큰 놈이 이긴다더니 선생은 그 광경보고
나쁜일 했으면 책임 져야지하고 나보고
돈 물어내는거 맞다고 주장함.
같은 반 놈들은 사정 다 알면서 시시덕 거리면서 구경만 하는데
너무 억울하고 슬퍼서 저녁까지 펑펑 울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함.
고등학교 들어가서 이제 낯가림도 줄어들고
사교성도 좀 생기게 되서 친구도 꽤 많이 사귀게 됨.
근데 내 친구 중 한명이 초등학교 때 나한테 가이드북을 핑계로
돈 뜯어먹으려던 놈이랑 친해지게 됨.
이 무슨 운명의 장난인지 그놈도 같은 학교로 입학하게 됐거든.
이 양아치 놈이 내 친구들한테 얘 과거에 찐따였고
같이 어울리면 니들도 같은 급으로 보일 수 있다고 구슬려대는데
얼마안가 친구라고 생각했던 얘들이 전부 날 피하기 시작함.
그 중 몇명은 말걸면 패버린다고 예전에는 보이지도 않던
행동을 하기까지 하고,
중학교 때부터 친했던 얘는 나보면 한대 치고 가기까지 함.
반년 후에 집안 사정으로 안산으로 이사를
가긴 했는데 배신의 충격을 너무 심하게 받아서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버림.
힘내요... 절대 님이 잘못한게 아니야...
나도 비슷했음. 그게 지금도 남아서 사람들을 극도로 피하는데 사람들이 이해를 못 하더라. 그게 어찌나 힘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