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미나 서기 노아의 세심한 기록
안녕하세요, 선생님
말씀 드린 대로, 오늘은 샬레의 당번 업무를 보러 왔습니다
당번은 처음이기 때문에
부족한 점도 많을 거라 생각하지만, 잘 부탁드려요
"나야 말로, 잘 부탁해"
후후.. 과연
밀레니엄 학생들에게 들은 그대로의 인상이네요
그녀들이 솔선수범해서 선생님을 돕는 이유를, 조금 알 것 같아요
"무슨 소문이라도 났어..?"
아아, 그 점이라면 걱정하지 마세요
딱히, 나쁜 소문은 아니니까요
그러면.. 어느 업무부터 시작할까요
"오늘은 도와주지 않아도 괜찮아"
네..?
개인 업무 말고는 다 끝냈으니
도와줄 것은 없어, 라고요?
어머, 곤란하네요
저는 선생님을 도와드리기 위해서 여기에 있습니다만..
당번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도 좀..
"평소에 하던 일을 한다던가?"
제가 평소에 하던 일, 인가요?
평소에는, 서기 업무를 수행하면서
세미나에서 나누는 대화를 기록하고 있습니다만..
아아.. 그렇군요..
「기록」 할까요?
..알겠습니다
그러면 서기로써, 여기서 일어나는 일을 주관 없이 기록하도록 할게요
"별로 기록할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거라고 생각하는데.."
"뭐, 편하게 있어"
네, 잘 부탁드려요
"저기.."
무슨 일이신가요?
선생님
"아까부터 뭘 쓰고 있는거야?"
아아, 이 일지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아까 말씀드린 대로
선생님의 나날을 서기로써 확실하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특별한 것」 의 기준은, 주관에 따라서 얼마든지 변동하니까요
우수한 서기는, 개인의 주관에 휘둘리지 않고
목격한 모든 사항을 중립적으로 기록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15시 10분 11초. 선생님이 업무 중에 기지개를 켜고, 3초간 하품을 했다」
「15시 12분 49초. 선생님이 머그잔을 비운 것을 확인하고 커피머신으로 커피를 보충했다
사용한 콩은 스텔라 벅스의 시그니처 블렌드」
「15시 46분 08초. 선생님이 창문을 두드리는 길고양이에게 시선을 빼앗겨, 약 1분 30초간 대화를 시도했다」
"그걸 써서 어쩌게!?"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기록에 담긴 의미를 판단하는 것은, 서기의 관할이 아닙니다
저는 단지, 주관을 포함한 선생님의 행동을 담담하게 기록할 뿐이에요
굳이 사견을 말한다면
저에게는 아주 평범한 일상기록인 것 같습니다만..
선생님의 일을 알고 싶은 누군가에겐, 의미있는 기록이 될 수도 있습니다
또는, 이 기록을 고액에 판매하는 것도..
"머, 멈춰줘.."
죄송합니다만, 서기의 업무는 회의가 끝날 때까지 중단될 수 없습니다
외부 사정으로 기록이 중단되거나
내용 수정이 발생하게 되면
기록의 중립성이 저해되기 때문입니다
아아, 그런 의미에서는..
아까의 발언도 기록에 나와야겠죠
「16시 27분 55초. 샬레의 선생님이 기록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16시 28분 10초. 샬레의 선생님이 기록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기재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16시 29분 43초. 샬레의 선생님이 기록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한 것을 기재하지 말라고 요청한 것을 기재하지 않도록..」
설득을 포기한다
후후.
이해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선생님, 저는 신경쓰지 마시고
계속해서 일에 집중해주세요
아까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저는 단지, 현상을 주관 없이 기록하는 서기니까요
그 후, 노아를 신경 쓰지 않고 일을 진행하려고 했지만..
후후.. 이것도 꽤 재미있는 경험이네요
노아의 시선이 신경 쓰여, 일이 거의 손에 잡히지 않았다..
이거 조선왕조실록 태조였나 태종이었나 그 일화 패러디 같은데 ㅋㅋㅋ
갑자기 이걸 불륜밈으로 엮으면 끝내주게 변한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밀레니엄 애들은 영상데이터로 관찰하니까...
게헨나랑 트리니티엔 이상한 소문이 퍼졌는데, 밀레니엄엔 별 일 없었나보네 ㅋㅋㅋㅋㅋ
Esper Q.LEE
밀레니엄 애들은 영상데이터로 관찰하니까...
“후후.. 과연 밀레니엄 학생들에게 들은 그대로의 인상이네요.”
시엘라
쟤는 수기로 작성해서 해킹하기 힘들걸
갑자기 이걸 불륜밈으로 엮으면 끝내주게 변한다는 사실을 깨달아버렸다
이거 조선왕조실록 태조였나 태종이었나 그 일화 패러디 같은데 ㅋㅋㅋ
...태종 시절의 그 사관님 강림 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