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봉요원 최신화에서 드디어 황호가 촉 진영으로 등장했다. 그것도 꽤나 이른 시간대에 유선이랑 만남을 갖는 것으로.
원전 연의의 내용은 손부인이 아두를 데리고 강동으로 나아갈 적에, 장비가 배를 대고 형수를 저지하는 것인데 화봉요원에서는 이를 각색하여 장비와 황호를 같이 등장시켰다. 유선의 황후가 장비의 딸들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진모 작가가 하필 장비와 황호를 같이 붙여놓은 것이 뭔가 의미심장하다.
더 악의적인 부분은 바로 황호-유선의 첫만남인데, 위 대사를 해석하면 다음과 같다.
황호 : 原來在這...
여기 있었구나...
유선 : 淑淑
숙(淑), 숙(淑)아.. [화봉요원의 손부인 이름이 '손숙'이다. 즉 유선은 손부인을 부르짖고 있다.]
황호 : 可憐的孩子,
불쌍한 아이야,
叔叔在 叔叔在
숙부 여깄어요, 숙부 여깄답니다. [황호는 淑를 叔로 알아들음.]
유선은 난리통에 새엄마의 이름, 숙淑을 연호하며 그녀를 찾는다. 헌데 황호는 숙淑을 숙叔으로- 다시 말해 숙부叔로 잘못 알아듣고 유선에게 숙부叔가 왔다며 달래고 있는 장면이다. 이 장면은 무척이나 의미심장하다. 왜냐햐면, 십상시의 경우가 바로 연상되기 때문이다. 후한말, 영제는 환관인 십상시들을 아끼며 아버지,어머니라 호칭했더랬다. 작금 화봉요원/삼국지의 혼란의 시작이 바로 영제가 환관을 '부모,숙부'라 호칭한 것에서 시작되었음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황호가 (착각했든 그렇지 않았든) 유선에게 자신을 숙부叔라고 호칭한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한 것이다.
이미 황호란 복선 자체가 끝없는 암울함을 선사하는데, 거기다가 하필 숙부叔떡밥을 뿌려서는...진모 작가님의 끝없는 악의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다. 과연 앞으로도 유선은 황호를 숙부라 부를 것인가...
작가가 적벽까지 그리고 완결낸다 했는데 평생 그렸음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