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물을 예시로 들면
소재: 사건이 있고 그걸 해결하려는 탐정이 있으면 추리소설이다
이런 관점이 있을 수 있고
주제나 플롯의 관점에서 이야기의 핵심 내용이 사건의 해결이어야 된다 이런 관점이 있을 수 있고
뭐가 더 많이 쓰이는 관점일까?
왜 이런 말 하냐면 베글에 스파이물을 한 순문학으로 김영하의 <빛의 제국>을 가져다 놓았더라고. 실제로 스파이물의 소재를 가져다 놓긴 했지만 주 플롯은 스파이 + 평범한 가족(총 3명)의 각자 개인 이야기를 다루는 내용이거든. 스파이 파트도 오히려 역사물 속성이 짙고 난 이게 스파이물 영향은 받았지만 스파이물이라고 생각한 적은 없거든
작가가 이건 무슨 장르 입니다 하는거로 결정
그렇다면 작가들은 뭘 근거로 스스로 작품의 장르를 결정지을까
난 이거 쓰고싶어.
내가 물어보고 싶은 건 그 '이거'라는 게 어떻게 형성되고 어떤 근거로 '이거'라고 생각하냐는 거임. 작가별로 다르긴 하겠지만 그래도 대중적인 합의 같은 게 어느정도 있겠지
없어. 농담 안하고 없음.
굳이 따지자면 과거 작품의 영향을 받았고, 그 과거 작품도 영향을 받았고 그럼으로서 생긴 자연스러운 해당 장르는 이러이러하다는 정의일 뿐이지. 극단적으로 쓰르라미 울적에는 독자들이 막판에 씨벌이거 판타지잖아 했지만 작가는 추리물이라고 했고, 여전히 장르구분은 추리물임. 추리물의 공통적으로 절대 해서는 안될 짓거리를 와장창 해놨지만 구분은 추리물로 들어감.
그 관점이면 저 <빛의 제국>은 스파이물이 아닌 이유가 김영하가 스파이물 소재를 가져왔을 뿐 주 포커스는 인간의 고찰에 맞췄기 때문에 스파이물이 아닌건가?
그러겠지? 딱 그게 엄격하게 정해진것도 아니다보니 독자들은 이게 해당 장르의 범주에서 벗어났다고 느낄 순 있어도. 창작자는 자기가 기반으로 삼은 기둥을 기반으로 작품의 뿌리를 뻗으니까 설령 해당 장르의 대중적 인식과 많이 벗어났다 하더라도 해당 장르로서 지정하는 경향이 클거임.
결국 과거 작품들로 부터 내려오는 문화적 코드(통칭 '이거')에 대한 작가의 판단이 곧 책의 장르라는 거군
ㅇㅇ 그리고 그 문학적 코드는 누가 지정하는게 아니라 과거로부터 쌓인 작품들의 집합적 공통점이고.
작가가 태그 다는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