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요리사들 논지가 '주방에서는 온갖 위험한 것들이 많고, 그런 와중에 일도 빡시게 해야 하기 때문에 성격이 나빠질 수 밖에 없다. 그러니 이해해라'
이거인데, 솔직히 난 이게 이해가 안 감.
내가 진짜 이것저것 일 다양하게 많이 했는데..
1. 울산 조선소
여긴 진짜 지옥 of 지옥임. 한 여름에는 철판 위에서 익어가고(안전화 밑창이 녹아서 달라붙음), 한 겨울엔 겨울 바다바람에 얼굴이 뜯어질 것 같음.(실온도랑 체감온도가 10도 넘게 차이남)
그렇다고 안전한가? 요리사가 위험하다고 하는 부분, 조선소는 기본 베이스임.
용접 불똥부터 가스, 산소, 폭발위험물, 전기감전, 탱크 질식, 낙상, 고공에서 떨어지는 쇠 볼트너트, 뽀족한 모퉁이, 글라인더 등등...
그런데 위쪽 논지면 무조건 조선소 다니는 사람들은 다 성격 개차반이어야 하는데, 그게 사람 바이 사람이지 다 그렇진 않거든.
개중에 좀 꿀빠는데도 강아지인 경우도 있고, 남들보다 더 뛰어다니면서도 괜찮은 사람 있음.
2. 전화상담원
그 당시에는 지금처럼 상담사 보호법? 조까! 그딴게 어디있어! 하청주제에! 니들은 인격 쓰래기통이야! 라는 시절이어서, 욕하는거 들으면서도 고소는 커녕 내가 먼저 전화 끊는것도 못 할 시절임.
멘탈도 박설나는데, 몸뚱아리 피곤하기도 피곤함. 왜냐? 진짜 아침 8시 50분부터 최소 오후6시까지 식사시간 1시간 남짓 빼면 5초도 못 쉬고 계속 전화 받아야 함.
난 그 때 사람이 말만 해도 칼로리가 오지게 소모된다는걸 알았음.
거기에 6시 직전쯤에 뭔가 쉽게 해결 안 되는 클레임 통화가 온다? 그 날은 자동 야근임.
그 와중에 또 위에서 뭔 지침이랍시고 무슨 존칭어 통화 중 최소 몇번 쓰고, 뭐 써서는 안 되는 어투, 발음 명확성 해야하고, 고객이 내 말 중간에 끼어들면 멈췄다가 다시 처음부터 말해줘야 하고, 이후 고객이 내 평가 개판으로 하면 또 사유서 적어야하고...
그럼에도 대체로 내가 일한 곳 상담원들 성격은 괜찮았음. 가끔 강아지 한 둘 생기긴 하는데, 기본적으로 우리끼리 으샤으샤하는 그런 분위기였거든.
3. 대형 게임장
코로나가 터지기 전, 아직까진 철권이란 게임이 6에서 현역으로 잘 돌아가던 시절임.
조선소 다음으로 지옥 같은 곳을 뽑으라고 하면 이곳을 뽑을 것 같음.
그냥 오락실 사이즈가 아니라, 좀 큰, 농구나 에어하키, 스티커사진기, 체감형 머신같은게 많은 곳임.
기본적으로 시끄러움. 도둑 많음. 클레임 많음. 수리 오지게 해야 함. 돈관리 빡샘. 기계 다 무거움. 거지새끼 ㅆㅂ새끼들 겁나 많음.
이 거지새끼 많다는게 진짜 거지 노숙자가 들어오는데 이 ㅆㅂ새끼들은 말이 안 통함.
항상 지들이 선의의 피해자라는 마인드인지 몰라도 완전 무법자 그 자체임.
오래방 들어가서 담배 존나 피는거, 막 어디 구석에서 오줌싸두는거, 일부러 손잡이 같은데 껌 붙여두는거, 여자들 게임하는데 몰래 뒤에 가서 핸드백 훔쳐가는거. 여학생들 성희롱 하는거. 구석 오락기 어떻게 파손해서 돈 훔쳐가는거. 게임하다가 죽었다고 기계 화면에 의자 던지는거...
아무튼 안 좋은건 다 하는 새끼들임. 난 그 일 하고 노숙자들 보는 시선 자체가 안 좋아짐.
그런데 그 놈들한테 하지 말라고 하면 주먹 휘두르고 침뱉고 하면서 달려듬. 경찰 불러도 바로 오는게 아니고.
나 말고도 일하던 사람들 다 그런 꼴 자주 겪고 스트레스 받는데도, 그리 성격 나쁜 사람은 없었음. 그냥 못 버티고 나간 사람이 많아서 그렇지.
4. 병원
지금 대학병원 시설관리인데, 코로나 터지고 호흡 관련으로 이래저래 신경쓸 것도 많고, 산소도 자주 올려야 하다보니 각 병동 간호사, 수간호사랑 교류도 많아졌음.
그런데 이야기 해보면 성격이 진짜 엄청 안 좋은 경우는 못 봤음.
물론 뭐 옛날 군대처럼 빡시게 하는게 있긴 한데 이건 어쩔수 없음. 이거 잘못하면 환자가 사고사 함.
화 낼 땐 화 내더라도, 일부러 막 괴롭히고 그런건 없음. 애당초 일부러 괴롭히다가 그 사람 그만둔다? 업무적으로 죽어나가는건 자기들이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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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이게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한거긴 하지만, 일이 빡새니까 성격이 나쁜건 당연하다. 이해하고 존중해달라? 이건 개소리라고 생각함.
그냥 지 성격이 안 좋은거고, 오히려 그딴 개소리 하는게 지들 업종에 대한 모욕임.
칼이 어쩌구 불이 어쩌구 하는데 다른 직업이라고 위험요소 없는거 아니니
조선소 참...힘들지 모든 생산직들이 그럼
칼이 어쩌구 불이 어쩌구 하는데 다른 직업이라고 위험요소 없는거 아니니
마스터셰프, 헬스키친이 만든 대표적인 환상이지 저게 흥할때가 외산 요리예능 들고와서 쓴소리하는게 이득이었을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