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유게이들아
이제 막 3D 애니메이션 학원 1년 코스를 마친 신참 3D 아티스트야
대뜸 유튜브 링크 박고 시작했는데
내가 채널에 공개로 올린 첫 영상이고 방금 영상이라
검색을 해도 내 영상이 안 나오더라고;
약간 쓸데없는 위기의식때문에 박아버린거니까
그렇구나 하고 양해해줬으면 좋겠어
나름 긴 1년의 학원 생활이 끝났어
그 마지막은 포트폴리오 과정이었는데
1년간의 수확을 정리할 그 기간동안 나를 대표할 수 있는, 나를 드러낼 수 있는
그런 작업물로 뭘 선택할 수 있을까 고민이 되더라구
그러던 중. 내가 이 수업 초반에 에이티식스에 엄청나게 꽂혀서
수업 범위도 아닌데 유튜브 찾아가면서 만들었던 저거노트가 생각났어
지금 2월인데 이걸 작년 5월 초에 완성했더라
진짜 어려운거 꾹 참고 이악물고 만들었고 나름 생긴건 그럴싸해
물론 메쉬 구조나 최적화나 이런게 아~~~예 안 되어있어서 이건 폐기처분했어
지금 영상에 있는건 그냥 완전히 처음부터 새로 만든거야
덕분에 나름 콕핏 내부까지 전부 구현되어있지
...아직은 나만 볼 수 있지만
우왕 전에 만든거 처음본다 하는 유게이가 대부분일텐데 아마 그럴거야
그때 올렸는데 베스트 못갔거든ㅠㅠ
어쨌든 이 에이티식스로 시작한 3d에의 열정을
에이티식스로 마무리하는게 유종의 미라고 생각했어
처음엔 주인공 인물 캐릭터까지 출연시켜서 애니메이션을 만들려고 했는데
1차로 에식 브금 통으로 유튜브에서 저작권 억까를 당하고
(내가 수익창출하는지의 여부에 상관없이 완전 차단당함)
내가 만든 캐릭터가 '개인작업물'에 들어갈진 몰라도
적어도 포폴이라면 아예 빼는게 나을거라는 충격적인 진단을 받아서
하 런하고싶당 하는 생각을 겨우 누르고 새 방향을 잡았어
모델링을 가능한 한그럴싸하게 하고,
이걸 소개하는 과정에서 리깅이랄지 다른 어필을 하는 식으로 가자는 쪽으로 말이야
사실 이 영상은 미완성이야
이 40초 언저리 영상을, 친절하게도 끝까지 봐준 유게이라면 알겠지만
원래대로라면 오버래핑 되는 식으로 더 추가할 씬이
지금 이 영상보다도 많이 남아있거든
심지어 영상에 있는 배경은 이 다음에 만든거라 순서상으로는 급조한거고 말이야
그 중에서도 일부는 특수효과 작업만 남았고,
일부는 틀만 잡아서 애니메이션을 다시 꼼꼼하게 잡아야 하는 등 진행도가 제각각이라
섣불리 하기보단 좀 더 완성도 있는 마무리를 위해
한 번 끊어주고 가야겠다고 생각했어.
근데...
진짜 문제는 그게 아니었어...
난 렌더링이라는 과정을 우습게 본거야.
대충 집에서 돌려놓고 학원거 컴퓨터 좀 신세지면 될 줄 알았다고.
근데 이 과정이 20일 걸렸어.
심지어 처음 렌더링 걸리는 속도 보고
중요작업 백업용 윈도우 부팅용
그것도 모자라 새로 사온 usb들까지 pc 3~4대를 동원했는데도 20일 걸렸단 말이야!!!
이게 말이 돼?!
이번에 추출하려던 건 고작 24초짜리 영상이었다고!!
24초의 30fps 영상에 필요한 720장을 뽑는데,
학원에서 수업 외 시간까지 신세지며 노숙자 생활해서 20일...
나는... 추가 작업소요까지 견적 짜봤을때
차마 "아 얘네까지 다 해서 올려야징" 이라고 생각할 수가 없었어...
그냥... 작업 완료되거나 하면...
컴퓨터한테 장거리 마라톤 준비 다 시켜두고
렌더링 버튼 누른 다음에 어디 해외에 납치라도 당하면 될 것 같더라구...
그 때를 위해 남겨두려고...
그렇지 않으면 시간이 아까우니까... 초조하니까...
다만 이번에 렌더링을 계기로 새 pc도 추가했고
기존 pc는 영혼착취용으로 용도가 확정되었으니까
앞으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영상을 만들어볼까 해
물론 학원에서 8시간 웨이팅하는 그런 삶에도 일단 쉼표를 찍어둬야지
이 분야에 더 진지하게 임할걸 종용했던 애인에겐 반 년 전에 차였고
원래 꿈이었던 웹툰에선 해고라는 이유로 도망친 기억만 남았는데
그래도 엄격하면서 따뜻한 선생님과 만나서,
그걸 떠나더라도 여기서 뭔갈 만드는게 그 추억팔이 이상으로 즐거워서
어떻게든 여기까지 오지 않았나 싶어
여기에 3D 관련 종사자이신 분들도 아마 꽤 계시지 싶은데
엥 별것도 아닌데 유난 오지시네용 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말씀이 백번 옳으시니까 제발 옆에 앉혀둔 다음에 지지고 볶아줬으면 좋겠어
나는... 이제 슬슬 대가를 약속받고 혼나고 싶은거야...
내가... 잘할게... 잘 할 수 있다구...
아무튼 이제 새로운 모험을 떠나야 할 때야
각자 나름대로의 삶으로 바쁠 유게이들에게 화이팅을 부탁한다곤 말할 수 없지만
유게이들이 여태 잘 버텨왔듯 나 역시 재밌게 일할거고, 또 재밌는 걸 만들어 올거야.
그리고 유게이들이 좋아해줄 것 같은게 있으면
재밌어하는 모습을 기대하며 또 가지고 올게
간만에 술먹으면서 일종의 감상을 남기고 있는데
영상도 올려놨겠다 좀 민망해도 알빠임?
그런건 모르겠으니까 다들 즐거운 주말 보내구 또 힘내자
읽어준 유게이들 다들 고마워!!
쬐끔은 소진됐을거같은 타이밍이니까 새해 복도 많이 받아!
그리고 혹시 보고싶은거 있으면 댓글로 말해줘
수요를 한번 확인해볼게!
캥거루임
오 그 디자인도 좋지 한번 고려해볼게!!
신채민
사실 실제로 보고싶은건 기승전결이 있는 하나의 이야기라서 댓글 삭제했는데, 저런 막던지는 댓글에도 답변을 해주셨네 헹ㅎ
캥거루임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는 나도 역량이 좀 더 갖춰지면 당연히 하고 싶은 부분임ㅠㅠ 진짜 나도 욕심은 엄청 많음 그리고 나같은 사람은 닫혀있기 쉬우니까 그런 아이디어야말로 하나하나가 소중해 댓은 지워졌지만 뭐였는진 기억함ㅎㅎ
그래도 지금은 랜더 겁나 빠르지 않냐? 예전에는 랜더 하면 그냥 하룻밤 정도는 커피 마시고 술 한잔하고 밤새고 나도 아직도 랜더링 중이였는데... 심지어 그게 실리콘 그래픽스였는데...
그 예전이 정확히 어떤 기준이었는진 모르겠지만 제가 작업할 때 기준으론 구pc가 프레임당 80분 새 pc가 프레임당 20~40분 걸렸어용 물론 샘플값따라 변동하는 부분이니까 제가 설정을 잘못 했을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