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날 학생회 도둑놈이다라는 글만 있기는 해서
좀 다른 측면 이야기도 써봄.
결국은 서로 좀 신경을 쓰면 되고, 약간(많이) 수고를 들이면 되기는 함.
난 모대 역사교육과에서 98학번 졸업생임.
1. 4년 통째로 걷지 마라.
이게 제일 먼저임.
당연하지만 이번에 걷는 학생회는 1학년이 4학년 때 대부분 없고,
각 학생들 휴학이니 복학이니 다 다르고, 다니는 학기의 횟수도 다른데
제일 먼저 문제되는 부분임.
어차피 대학의 행사나 필요 경비는 거의 매년 복붙임.
매 학기 짜고, 매 학기초 총회에서 예산 보고 결산 보고 하고
영수증 보관한 거랑 통장 내역에서 현재 잔액 얼마까지 딱 보여주면 됨.
물론 미리 말하지만 이런 방식은 학생회하는 애들이 굉장히 손해 보는 방식이라는 거 미리 말해둠.
귀찮고, 대부분 참가도 제대로 안하는 총회를 위해 자료 정리해야하고
학과 인원수에 따라 각 개별 지출이 생기는 경우 영수증도 굉장히 많이 쌓임.
그리고 경험상 미리 말해주지만 아무리 잘해도 욕이나 먹을 거다.
그리고 통째로 걷지 말라는 이유의 또 다른 측면은 큰 돈 만들지 말라는 거임.
이게 두번째랑 연결
2. 필수 행사가 아닌 이상 개별 참여로 이루어지는 일은 그때 그때.
예컨데 뭔 MT비니 그런거. 할 때 할 사람 다 세서 계산하고 장소 잡고 하면 된다.
물론 위에 미리 말했지만 학생회나 학번대표 등은 드럽게 피곤할 거다.
우리 같은 경우 답사(역사과는 과행사이고, 일정 횟수 이상 안가면 졸업이 불가능한 내규가 있는 정식 행사다) 정도 외에
모든 행사 관련 비용은 학생회비에 안들어갔다.
축제고 MT고 각자들 갈 때 따로 알아서 모으고, 남으면 다시 나눠주거나 같이 뒤풀이 식사로 소모하고 제로 만들고 땡.
이런 저런 비용 빼고 보면 각 학기에 모아야할 돈은 생각보다 얼마 안된다.
꼭 모아야하는 돈이란느 거 얼마 없다.
스승의 날 비용? 그런게 왜 학생회비에 들어가.
각 학번이 결정해서 드리거나 각자 알아서 드려라.
보통 이거 4학년들이 졸업하면서 교수님들 드리는 선물과 식사비 처리하던데, 얄짤 없다.
알아서들 하라고 해.
이러고 보면 각 학기에 모으는 돈도 얼마 없고, 작아진 규모에서 알아서 나눠쓰는 방법도 알게됨.
거의 남지 않으면 문제 소지가 없어진다.
3. 돈 남으면 왜 남았나 확인하고 다음에 덜 걷어라.
우리 같은 경우 거의 남지도 않았지만 남은 거는 답사(전체인원 참상이 원래 규정이므로)에 넣고
대신 답사비를 줄이는 데 썼다. 각 지방에 최소 2박 3일 버스도 대절하고 식사와 숙소 다 하는 행사라서 가장 비싼 행사라서
비용이 좀 되는 데, 줄이는 데 한 몫했다.
대신 다음 예산 짤 때는 걷는 비용 줄여라. 남는 거 보다 모자라서 뭐 안하는 게 더 낫다.
웃기지만 돈 없어서 규모 축소하거나 일거리 줄어드는 게 더 편할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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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략히 하면
적게 걷고, 필요한 것만 쓰면 크게 문제 없다.
결국 귀찮고 힘든 만큼 문제는 없어짐.
다만 아싸 지향으로 무조건 저런 거 다 생까고 지내는 게 최우선이라는 거도 좀 다른 이야기라는 건 쓰고 싶음.
뭐 아무 의미 없는 사람도 있으나, 결국 사람끼리 지내는 시간이고
상당수 경우는 직업의 인맥까지 오래 보는 사람도 있고 그렇거든.
위에 말했지만 문제가 적으려면 결국 누군가 더 피곤하게 저런 거 일일히 다 계산하고 모으고, 정리하고 해야한다.
그리고 대부분은 안한다.
아니 정리해서 내역 총회와 프린트에 다 나줘주고 공지도 붙여도, 나중에 우리 돈으로 사먹은 야식에
썼다는 이야기 나오는 게 현실이거든.
물론 세상에는 X놈들이 많고, 대충 걷어다가 대충 쓰고 대충 훔치고 그런 놈들 많은 것도 맞아.
그런데 웃긴 사실은 걔네들이 훔치는 거 뻔히 보고 냅두지 않으면 대부분 고쳐진다.
여기서 지적한 이야기의 대부분은 충분히 고칠 수 있는 부분들이고,
아마 내 경험상 계좌 부분은 고치기 어려울 거다.
지금은 모르겠는 데, 우리 때는 뭐 다른 이름으로 계좌를 만드는 건 불가능해서
총회 내역서 맞춰서 각 학생회장 이임 때, 통장 새로 만들면서 거기다 이체하면서 이어나갔다.
(지금은 통장 내역에 인터넷 뱅킹으로 내역 기입하기 쉬우니 더 쉬울 듯)
대부분 저런 게 안고쳐지는 이유는 군대랑 비슷함.
그냥 관성적으로 내가 귀찮기도 싫고 내가 손해보기도 싫어서 냅두니까 그냥 하던 대로 해서 생김.
저거 사실 처음에 왜 저리 몽땅으로 걷게 되었냐의 문제인데,
대부분 매학기 누가 총대 매고 걷어서 행사 진행도 다 하고, 과사나 교수님께 알리고 그러는 게 힘들다보니 저런 꼴 나는 거거든.
특히 우리 과 처럼 답사 같은
다른 학과는 잘 모르는 특별한 행사가 껴있고 그게 비용이 소모되는 경우 더 그렇고.
우린 문제를 줄이기 위해 매 답사마다 돈을 걷고 매번 정산했는데...
말이 당연한 일이지, 학생회가 그냥 떠넘김 당해서 처리하는 거임.
가기는 전 학년에 교수님까지 다 가는데, 누가 준비하고 누가 진행하고 누가 계산하고 뭐 누가 걷고 그러겠어.
정확히는 학생회+답준위(답사 준비 위원회)지만.
많은 경우 학생회의 방식이나 비리(?) 같은 거에 불만이 있는 건 이해할만하기는 한데...
대다수의 학생은 귀찮은 일은 또 떠 넘기는 게 현실이라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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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회비를 문제 없이 굴리는 법은 위에 있고
내가 좀 이야기 더 하고 싶은 건 대학생들이라면, 이제 사회에 발 디뎠으니
저런 거 고칠 생각도 하고 누가 책임을 어떻게 져야하나에 대해 서로 고민도 해야한다고 봄.
그냥 난 안할건데, 하는 너는 훔쳐먹고 대충하는 놈이라다는 이야기는 편리하지만 꽤 비겁하거든.
뭐 내가 결국 틀이나 꼰이라는 이야기 들을 거 같지만-_-;;;
아니 무슨 학생회비가 40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