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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봉요원 583화, 框外之人(테두리 바깥의 사람)
지난 화 작가의 말에서 방통vs장임 언급하길래 둘이 나올 줄 알았더니 강동측 인물을 비춘다. 나레이션은 《위료자(尉繚子)》〈십이릉(十二陵)〉 제7장의 어구를 읊으며 583화가 시작된다.
나레이션 : 慎在於畏小, 智在於治大
신중함은 사소한 것이라도 무시해 버리지 않는 데 있으며, 지혜는 대국적인 안목에서 나올지니
나레이션 : 有些事, 不在表面
어떤 일들은 겉에 있지 아니함이라.
물류의 허브를 담당하는 강동 항구를 비추는데, 짐을 내리고 다른 곳으로 향하는 배에 다시 옮기는데 한창이다. 거기서 500필의 전마(戰馬)를 염방(鹽幫; 소금을 사적으로 사고파는 패거리들을 일컫는 말)을 시켜 한수(漢水)로 수송할 준비를 하는데, 이를 통해 강동은 염방(鹽幫)도 복속해왔음이 드러난다.
그리고 이어진 내용으로 밝혀지는데, ‘아두 납치 사건’을 주도한 인물은 여몽이라는 사실이 드러난다. 꽤 오랫동안 심혈을 기울여온 작전으로서, 한수(漢水)에 위치한 여대(呂岱), 윤이(尹異)까지 호응할 커다란 작전이었다. 모든 준비를 끝마치고 손숙이 돌아오는 순간 바로 움직일 생각이었는데, 누군가의 저지로 중단당한 상황. 오랫동안 준비해온 그 결실을 맛보는 것만을 눈앞에 두고 막혀버리니 화가 나지 않을 수 있나. 화가 머리끝까지 치민 여몽은 계책을 중단한 ‘누군가’에게 화를 퍼붓는다.
여몽 : 這樣如何向在漢水的呂岱, 尹異交代!
이래서야 무슨 면목으로 한수(漢水)에 있는 여대(呂岱), 윤이(尹異)을 보겠습니까!
여몽 : 不躓於山, 總有人敢於抗命!
험한 산에서 넘어질 리가 없지요, 누군가는 항명하려 드는데!
46-55 故姦不止也 故先聖有諺曰 不躓於山 而躓於垤
그러므로 간악한 행위가 그치지 않는 것이니, 그 때문에 성현이 남긴 속담에 “높은 산에서는 넘어지지 않고 낮은 언덕에서 넘어진다.”라고 하였다.
한비자 육반편(六反篇)
여몽 : 謀天下, 這是程公默許的!
천하를 도모해야지요! 이건 정보 공(公)이 묵인한 일이었단 말입니다!
작중에서 죽은 정보까지 들먹이지만, 여몽을 저지한 ‘누군가’는 꿈쩍도 않는데...‘누군가’의 정체는 바로 노숙이었다.
노숙 : 程公已去, 當下作主的是我
정공(程公)은 이미 돌아가셨고, 이제 일을 주관하는 건 나일세.
大局爲重, 框外之策應暫時擱置
대국이 중요하니, 테두리 바깥의 계책은 잠시 보류하기로 하세.
你已取下了荊州鹽幫, 爲日後奠下重大根基
자넨 형주의 이미 염방(鹽幫)을 취함으로써 훗날을 위한 중대한 기반을 다질 수 있었네.
但格局過大, 當下仍非最佳時機
허나 그 판도가 너무도 커다랗기에, 지금 이 순간도 여전히 최고의 시기라 할 수 없지.
그는 여몽(+손유孫瑜)가 꾸미고 있는 일이 지금 실행하기에는 적기가 아니라며, 전면 철회시킨다. 노숙의 말을 듣고있는 좌중은 손유孫瑜에게 뭐라 말해야 할지 식은땀을 흘리고, 마충(馬忠)이 자신이 직접 가서 해명해야 할 것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여몽은 완전히 납득하지 못한다. 지금 이 작전은 자신이 진작부터 그렇게 준비해왔던 것이며 손숙만 돌아오면 인질 걱정할 우려도 없어지는데 무엇을 그리 염려하냐며 노숙을 다그친다.
허나 노숙은 여몽이 사태의 ‘겉’만 보고 있음을 지적한다.
노숙 : 聯合張魯取益州, 早已是孔明之策
장로(張魯)와 연합하여 익주를 취한다는 계책은, 이미 공명이 짜놓은 것일세.
노숙 : 劉備打張魯, 這場仗只會擱著, 靜觀天下之變
유비가 장로를 치게 된다면 필시 그 전장은 방치될 것이니, 천하의 변화를 조용히 관망할 수 있을 터.
노숙 : 子明此去, 正中他下懷
자명(子明)이 여기로 향하면 그가 바라는 대로 될 뿐이고
노숙 : 更會令曹操看準時機, 南下江東
조조에게는 적절한 시기를 쥐어주어 강동으로 남하하겠지.
그리고 드러난 사실, 유비는 익주를 먹기 전까지 장로와 암중으로 동맹을 맺었으며, 유비가 곧 장로를 치는 것은 오로지 보여주기 용이라는 것. 실상은 상대의 행동을 유도하는 것이 노림수였다. 그러니 지금 여몽의 경거망동은 오히려 공명&유비가 바라는 바라는 것.
유비는 강동의 가장 큰 맹우며, 강동의 능력으로는 현재 흘러가는 대국(大局)의 판도를 깨트릴 수조차 없음을 이야기한다. 그렇기에 지금은 때가 아니니 여몽에게 적당한 선에서 멈춰달라 하는 노숙. 노숙의 기세에 움츠러든 여몽은 자신은 그저 상대적으로 진취적(공격적)일 뿐이라 하나...
노숙 : 別小看劉備,
유비를 얕보지 말게.
노숙 : 劉禪在他眼中, 只是政治工具
유비의 눈에 있어 유선이란 정치적인 도구에 지나질 않네.
노숙 : 帶走那小子, 只會帶來更大危機!
그 아이를 데리고 온다면, 더욱 더 커다란 위기를 가져왔을 것이네!
노숙 : 他明助劉璋, 卻暗結張魯, 左右逢源
겉으로는 유장을 도우면서, 암중으로는 장로(張魯)와 결맹하니. 그로서는 만사가 마음먹은 대로 순조롭지.
노숙 : 有臥龍鳳雛, 劉備隨時可以培養另一勢力取代江東
와룡과 봉추가 있으면 유비는 강동의 자리를 대체할 또 다른 세력을 언제 어느 때고 일굴 수 있어.
노숙 : 而你的妄爲, 也正正是衆人所樂見
그러하니 자네의 무모한 행동이야말로 뭇 사람들이 기꺼워하는 것이고 말고.
노숙은 자신도 언젠가는 공격적으로 움직일 것이라 하며, 강동의 보배인 여몽과 육손이 좀 더 성장한 순간 그들에게 만사를 맡길 것임을 천명한다.
노숙 : 終有一天, 當你們眞正長成之時...
그리고 언젠가, 자네들이 진정으로 성장하였을 때...
노숙 : 我會讓你們打個大的
자네들이 중요한 일을 하도록 놔두겠네.
그리고 노숙은 ‘아두 납치 사건’에 대한 해명을 하기 위해 홀로 형주측과 담판을 짓기 위해 떠난다. 이를 지켜본 강동 암살집단의 수령, ‘큰 점주(大老闆)’는 단도부회(單刀赴會)를 언급하고, 여몽은 홀로 떠나는 노숙을 막으려 하는데, 노숙과 제갈량의 이해가 일치하니 걱정 말라한다. 여몽이 매양하는 ‘똥 개그’를 언급하면서..
노숙 : 你拉了這屁股爛屎, 終需有人爲你擦的
자네가 그 엉덩이로 설사를 싸질렀다 하니, 누군가가 뒤를 닦아줘야 하지 않겠나
그리고 나레이션으로 무를 숭상하는 상무(尙武)의 주유, 정보가 떠난 지금은 ‘대정치가’ 노숙의 시대라며 강동 파트는 종료. 이어지는 손숙 파트에서는, 손숙이 탄 상선(商船)을 쫓던 촉나라의 함대들은 갑자기 키를 돌리는데, 이는 종예(宗預)의 독단으로 내린 명령이었다.
그리고 등장하는 범강, 장달...
범강&장달 : 叫你的船讓開, 商船要逃了!
네 선박들을 물러나게 해, 상선(商船)이 도주하려 한다고!
종예 : 三爺有意向江東動手,
강동에 행동을 나서는 게 셋째 나으리의 의도이나,
종예 : 情況已遠超預料, 一定要阻止雙方關係惡化!
상황은 이미 예상을 한참 벗어났어. 양측의 관계가 악화되는 건 반드시 막아야 한다!
종예 : 大局爲重, 你們想辦法阻止三爺!
대국이 중요하니, 어떻게든 셋째 나으리를 막아!
종예 : 我將護送商船回江東, 再向孫權解釋!
난 상선을 호송해 강동으로 돌아가 손권에게 가 해명할테니!
그리고 전반부 파트에서 노숙이 그리했듯, 종예도 자신 혼자서 강동으로 가 담판을 짓기 위해 떠난다. 비슷한 행보를 보이는 노숙과 종예를 대칭시킨 것엔 어떠한 의미가 있을런지. 유손동맹의 중요한 역할을 하는 둘을 강조하는 것으로 보아 종예도 앞으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지도 모른다.
공자는 안전하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나머지는 전부 범강&장달에게 맡긴다는 종예. 하지만 이를 듣던 둘은 안심은 개뿔, 종예는 군사가 비호해주는데 자기네들은 장비에게 맞아 죽을 예정이라며 툴툴 댄다.
그리고 대사 하나 없이
마지막 이별을 맞이하며 눈물을 흘리는 손숙,
요원화의 대결에서 무승부를 맞이하고, 표창이 몸에 박힌 채로 나와 지친 듯 주저 앉는 장비.( 22권 요원화vs장료와 싸웠을 때, 25권 204화에서 허임과 싸웠을 때 쓰던 비장의 무기-표창과는 다르다. 끝이 뭉툭하다. 헌데 그걸로도 무승부를 이룬 것을 보아 진짜 표창을 썼으면 졌을..려나?)
장비와의 싸움을 마치고 나와, 첫째 부인이 묻힌 무덤으로 올라가는 요원화
조통의 의미심장한 시선을 등으로 받으며, 번씨의 무덤을 쓰다듬는 요원화의 모습을 보여주며 583화는 종료.
이것으로, 요원화와 손숙의 길고도 짧았던 이야기는 끝을 고한다.
그건 그렇고 범강&장달 진짜 내 예상과는 너무 달라서....엄청 멋있게 나올 줄 알았는데...
늘 만화에 나오는 고전 인용구까지 다 찝어서 상세하게 번역해주셔서ㄷㄷ 진짜 감사합니다 비타민제님 안 계시면 화봉요원 진짜 어떻게 따라갈 수가 있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