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선생님. 덕분에 평소와는 다른 메뉴도 즐기는군요."
"나기사, 너...?"
"왜 그러시죠?"
말을 잇지 못하는 선생님의 눈에는 접시 위에 치킨 한 조각을 올려놓은 다음, 언제라도 왼손의 포크와 오른손의 나이프로 치킨을 잘라 먹을 준비를 하는 나기사가 보였다.
"잠시 자리를 비우겠다더니, 포크랑 나이프 챙기러 갔다온 거 였어?"
"그렇습니다 선생님. 무슨 문제라도 있습니까?"
아무런 문제 없다는 듯이 나기사는 포크로 치킨을 고정한 다음, 나이프로 잘라서 먹기 시작했다. 평소에도 쓰는 도구라서 그런지, 사용하는데 거리낌이 없어보였다.
"요즘 트리니티의 학생들이 즐기는 음식이라 들었는데, 닭 요리 치고는 다소 기름지고 자극적이지만 맛은 괜찮군요."
"그건 그렇긴 한데..."
"자르기엔 다소 불편한 모양새이긴 합니디만, 식재료의 원형을 최대한 살리는 방향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느 정도는 이해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그나저나 트리니티에서 닭 요리라니... 이걸 파는 분 께서는 날개 있는 학생분들 입장도 좀 생각하셨으면 좋으련만..."
포크와 나이프로 접시 위에 올려진 치킨 조각을 한 입에 먹기 좋게 자르면서,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조곤조곤 평가를 내리는 나기사였다. 선생님이 꺼낸 한 마디가 있기 전 까지는.
"나기사, 그건 그냥 맨손으로 먹어도 되는 음식이야."
선생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바삐 움직이던 나기사의 두 손은 잠시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지금... 뭐라고 하셨습니까?"
"잘 봐봐."
선생님은 맨손으로 닭다리를 집어들고 한 입 베어물면서 직접 시범을 보여줬다.
"......?!?!"
"이런 식으로 먹는거야."
"그러면 닭기름이 손에 묻잖습니까?"
"상관 없어."
"설마, 옆에 있는 감자튀김도?"
"그렇지, 이렇게 손으로 집어서 먹는거야."
"아아... 기품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방식에 저는 그만 정신을 잃을 것 같습니다."
치킨을 먹다 말고 한참동안 평행선을 그리며 각자의 테이블매너에 대해 논쟁을 이어가다, 나기사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인정하며 말문을 열었다.
"음식별로 각자의 먹는 방식이 있다는 그 점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네요. 스테이크를 맨손으로 먹는것이 일반적인 방식이 아니듯이, 치킨을 포크와 나이프로 먹는것이 특이한 방식이라는 의미겠죠?"
"그렇지. 드디어 이해를 해주는구나."
"이해는 하지만 받아들이는건 별개입니다. 적어도 다른 분들 앞에선 평범하게 맨손으로 치킨을 먹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그럼... 나는...?"
선생님의 물음에 나기사는 싱긋 웃으며 답했다.
"최소한 선생님 앞에서는 가면을 벗고 행동하면서 어리광 부려도 괜찮을까요?"
"지금 이 순간에는 포크와 나이프를 쓰면서 치킨을 먹겠다는 얘길 고상하게 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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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킨에 포크와 나이프라...
하여간 높으신 분들의 사고방식은 이해할 수가 없네요.
(뜨끔!)
선생님은 높으신 분도 아닌데, 왜 그런 표정을 지으시나요?
혹시... 선생님도...?
그치만 들어보렴, 히요리야. 치킨을 먹다 보면 손에 기름이 묻고...
어떻게 치킨을 먹을때 도구를 쓸 수가 있죠?
눈 앞에 피자도 있으면 피자도 잘라서 드실 분이시네요.
아니 어떻게 알았지?
... 뭐죠? 귀하신 분이라는 걸 그렇게나 어필하고 싶으신건가요?
누구는 치킨이며 피자를 도구를 써가면서 있어보이게 뜯어먹는데, 누구는 치킨에 피자는 꿈도 못 꾸는 생활을 이어나가고 있고... 인생은 고통의 연속이네요. 치킨과 피자도 없는 우리의 삶에 무슨 희망이 있고 무슨 낙원이 존재할까요? 저희들의 손에 묻을 기름은 먹을 수 있는 닭기름이 아니고 총기 손질에 쓰는 기름과 난로에 넣을 기름밖에 없겠죠.
치킨이랑 피자 갖고 선생님 마음 아프게 하지 말아줘.
아아... 그래요, 인생은 모두 헛된 것. 하지만 헛되더라도 저항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아즈사가 얘기 해줬어요. 맛 좋은 치킨과 피자라면 헛된 인생을 상대로 저항을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어요
여보세요? 여기 xxx으로 치킨이랑 피자 3인분씩 주문할게요.
오늘도 어른의 간사한 계교를 잘 받겠습니다, 선생님.
그치만 미쿠야 넌 피자 광고도 찍었...
식민지 촌놈들은 이런 걸 마시겠다고 귀한 차를 전부 바다에 던져버렸단 말인가요
그래서 순살먹음
식민지 촌놈들은 이런 걸 마시겠다고 귀한 차를 전부 바다에 던져버렸단 말인가요
그치만 미쿠야 넌 피자 광고도 찍었...
어째서 이런 게 존재하는거죠...?
그래서 순살먹음
기승전뿌에엥
트럼프가 치킨에 칼질을...읍음
히요리라면 누구는 쓰레기통에서 건진 프라이드 목뼈 살점 쪼깨서 먹는데 부자집은 포크랑 나이프로 먹는군요 뿌애앵 했을텐데
아니 너 닭이냐고ㅋㅋㅋㅋ
그냥 들고 드쇼 좀!!
치킨은 젓가락으로 먹어야 제맛인데?
댓글에서 교양과 품격이 느껴지는군요
진짜 나기쨩이면 피자도 포크랑 나이프로 썰어먹을꺼 같긴하네... 아니 이 뇬이, 지금 추석이라고 전을 부쳐 줬는데 포크랑 나이프를...?
괴문서 소재로 쓰는 미방짤이랑 나기사랑 매우 찰떡같음 ㅋㅋㅋ 아니 근데 이것이 송편을 포크로? 차라리 젓가락으로 찔러먹어
진짜 나기사한테 양념치킨 먹여주고싶어ㅋㅋㅋ 매번 후라이드라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