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주!의!
1.
신본격 추리소설계의 명작 취급받길래 얼마나 대단한지 보자 했는데...
허언으로 받은 명작 타이틀은 아니었다.
2.
트릭 자체도 제법 괜찮은 편.
시계관이면 당연히 시간 엉뚱하게 돌리는 트릭이지?
=> 사실 시계 돌아가는 속도를 미묘하게 빠르게 하는 트릭.
속임수 자체는 어마무시하게 특출나진 않지만, 그 트릭이 이뤄지는 현상을 극중 시계관에 감도는 위화감과 압박감과 연계한다는 필력이 좋았다.
예를 들자면 약한 수면제를 먹인건 희생자들을 약하게 하려는게 아니라, 생체 시계의 위화감을 눈치채지 못하기 위해서.
캐릭들이 점점 맛이 가거나 한 것도 그런 시간의 부조화 때문이며, 3분 컵라면이 묘하게 설익거나, 창문 없는 반지하에서 사건이 일어나는 것도 시간을 속이기 위해.
우연히 밖에 탈출한 희생자가 경악한건 밤이 아니라 대낮이어서 등...
...
다만 추리소설 읽어봤다면 최소한 후반부터는 범인을 때려맞출 수 있다.
범인의 의외성을 노린 편은 아님.
3.
물론 단점도 있다.
등장인물이 누가 누군지 모르겠음...
십각관은 그나마 유명 탐정 이름(앨러리, 아가사, 포 등등) 을 가명으로 쓰는 대담한? 행동으로 기억하긴 쉬운데
이쪽은 등장인물도 많은데 다 몰개성한 분들이라 정말 누가 누군지 모르겠다...
작가양반도 그걸 아는지, 그 몰개성한 분들을 하나하나 신나게 죽여대는 물량빨 연쇄살인으로, 무려 9명을 학살하며 몰입감을 이어감.
어차피 정 붙일거 없고 별거없는 애들이니까 죽이자 하하 이런거라고 해야 하나...
4.
어느 쪽이든, 500페이지를 넘기는 두꺼운 소설 주제에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고,
마지막 수십 페이지에서 밝혀지는 진상도 깔끔하고 임팩트가 좋다.
관 시리즈 재밌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