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 내 상점가고, 난 부모님 가게 종종 대신 봐주고 있음
옆 가게가 편의점인데, 최근에 절도 사건이 있었나봄
정문에 언제까지 찾아오라고 안 그럼 50배 배상시킨다고 크게 경고 메시지 써놨더라구
그리고 그런가보다... 하고 몇일 지났는데
어제 한 학생이 캔커피 한박스를 들고 내 가게를 들어옴
그러더니, 나한테 다 죽어가는 목소리로 커피 드시라고 하더라고
근데 너무 뭔가 이상해서; "커피는 왜요? 무슨 일 있어요?" 하니까
갑자기 학생이 막 우는 거야 진짜 오열을 하면서
내가 당황해서 왜 그러냐고 그러니까
자기가 너무 큰 잘못을 저지른 거 같아서, 이렇게 사죄를 하러 돌아다니고 있다는 거야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몇일전 본인 생일날에 친구들끼리 한잔하고 밤에 편의점 무인계산대에서 포카리랑 우유랑 빵을 결제하는데
빵을 실수로 계산을 안 했대
편의점 사장은 CCTV로 그걸 확인하고, 정문에 경고 메시지 붙여놓고 했던 건데
본인은 자기가 범인이라는 자각이 없었대
그런데 갑자기 어제 경찰들이 와서 수사하고, 과랑 학생 이름 알아내서 호출이 됐다는 거
그리고 편의점 사장이 50배 배상하라 해서 부모님하고 연락하게 되고
또, 상점가 전체에 피해를 끼친거나 마찬가지니까 캔커피 사서 경비랑 사장님들한테 돌리면서 사죄하라 했대
난... 이 친구가 의도적으로 훔친건지 아닌지 내가 판단할 수는 없지만...
캔커피 한박스를 들고 자기가 도둑질했다고 사죄하러 뺑뺑이 시키는 게... 말이 되나 싶어...
빵을 고의적으로 훔친거든, 실수든 잘못은 잘못이지만, 20대 대학생한테 한번쯤은 관용을 베풀어줘도 됐을텐데
학생, 잘못 한건 한거지만 배상도 했고 사죄도 했고, 이걸 남한테까지 알릴 필요는 없다고 그러니까
또 오열을 하대 ㅠ
아 뭔가 착잡하다
옛날에 그거때문에 여학생하나 자1살했던 사건 하나 있었는데 하나도 안바뀌었네...
솔직히 무인가게에선 소비자 법적책임 제한해야함 저렇게 휴먼에러 발생하는것도 범죄취급해버리니 시발
법조 신문 같은 거 보니 50배 100배 배상도 거지같은 소린데 뭔 조리돌림까지 하라고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