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울 어무이는 문자 할 줄 모르심
꾸준히 가르쳐 드리지만 하기 귀찮고 이것저것 해야 하나 어렵다고 안하려고 하심.
같은 맥락으로 컴퓨터도 못하심.
카톡은 뭔지도 모르시고.
우리집은 작년에 티비가 고장난 이후 티비 없이 살고 있음.
나로인해 두대나 공기계로 놀고 있는 아이패드를 통해 웨이브(이전엔 풐)로 예전 드라마를 쭉 보는 낙으로 사심.
뉴스는 거의 안보심.
내가 보고 전해드리는 거에 익숙해 하시는데다 뉴스에서 개소리를 많이 하니 싫다고 안보심.
때문에 보름전까지 울 어무이는 아무 문제 없었음.
근데 저번달 말.
내가 병원에 2차 수술 때문에 입원하게 되면서 어무이에게 기독교 방송을 유튜브로 보는 방법을 알려드림.
거의 하루에 한두시간은 꼭 보셨기 때문에 유튭에 들어가면 첫 화면 상단에 바로 뜨게 되었거든.
그래서 유튭 누르고 상단에 요거 누르면 된다는 식으로 알려드림.
마찬가지로 웨이브로 드라마 보는 방법도 알려드렸지.
이것 역시 어플 누르면 보이는 첫 화면에 보던 것들이 쫙 나열되니까 그거만 누르면 된다고 하면 되었으니까.
최대한 누르는 횟수가 적어야 하니까.
그런데 병원에 있는 동안 기독교 방송 라이브를 보시다가 그 옆에 떠있는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셨나봐.
일단 수십년전 교회를 다니시게 되었을때 하필 조용■가 이 동네에 왔었고 그 인간 설교에 푹 빠지셔서는 한때 일요일 아침 예배 방송을 꼬박 꼬박 보셨을 정도로 그 인간을 좋아라 하셨음.
그 외에 다른 목사 몇도 좋아하셨고.
근데 그 이름들이 기독교 방송 라이브 옆에 뜬걸 보시고 그걸 눌러 보시기 시작한거임.
그런데 어느날
전체 화면 확대 하는 방법을 잊어 버리셨다고 전화를 하셨었음.
전화로 말씀 드려봐야 몰라 몰라 하실거 뻔했고 실제로 그러셨음.
결국 퇴원 후 다시 알려드린다 했음.
가지고 오라 해도 무겁고 귀찮다고 안가져 오셨음.
퇴원 후 집에 와서 보니...
온갖 극우 채널이 유튭 첫화면과 추천에 도배가 되있는 거임.
어째 이리 되었나 기록을 뒤져 봤음.
그리고 어찌 보는가 이틀 주의 깊게 관찰했지.
일단 내가 파악한 상황은 이러했음.
전체 화면이 안되니까 재생 화면 좌측에 나와있는 다른 영상들이 눈에 들어오신 거임.
처음엔 이 목사 저 목사 설교 보게 되니까 계속 그렇게 들어가신 거.
그러던 어느 순간 누가 죽었니, 누가 어쩌니 하는 영상들이 기록에 나타남.
어르신들 그러잖아.
연예인이나 유명인 사고 그런거 뜨면 정말 열심히 집중하는 거.
그리고 그런거 잘 내보내는 채널이 어딘진 말 안해도 알겠지?
기록을 뒤져보니 정규재는 지난주 월요일에 처음 접하셨고 그저께는 가로세로를 보셨더라고.
좀 전에도 이름 알던 어떤 아나운서(라 쓰고 우린 XX이라 읽는 정미홍)가 죽었구나 아이고 하면서 그걸 눌러 보시더라고.
근래에 뭘 어찌했던 젊었던 시절에 박힌 기억에 있던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호감을 보이시는 편이었는데 그게 이런 식으로 작용을 해버리더라.
근데...
정말 티비 사라진 이후 유튜브는 오로지 기독교 방송 라이브, 조또비쒸 사건 반장 실시간 보기 말고는 사용한 적이 없거든.
아이패드의 유튜브는 내 계정이고 폰하고는 다른 계정이기도 함.
어쨌든 사건반장 진행자 바뀐 후로는 조또비쒸 볼 일도 없었으니 내가 병원 입원한 이후론 기독교 방송만 보셨었던 거고 목사들 설교만 보셨던 거임.
근데 그 기독교 목사들 설교에 연결 되는 채널들이 극우 채널들인거임.
그리고 그 양도 많은데다 온갖 연예인 얘기도 주구장창 하더라고.
그러니 그런걸 접하다가 극우 채널 대탐험까지 이르르게 된거임.
채널 다 신고 때리고 추천 안함 누르고 하며 일단 정리를 다 했고 어무이게도 확실하게 알려드렸지만...
또 언제 저런걸 보게 될지 몰라서 요즘 전전긍긍 하는 중이다.
이런거 제대로 못하는 울 어무이도 이러는데 조금이라도 할 줄 아는 사람들은 어떻겠냐 하는 생각에...
유튭의 극우 채널 난립으로 인한 공포가 피부에 와닿기 시작한 한주였다.
니들도 조심혀.
추천 알고리즘에 해당 채널을 보는 사람들이 보는 다른 채널도 추천되게 되어있다보니... 유튜브 자동재생 기능을 끄는것부터 시작하는게 좋을듯
자동재생은 안켜놨었음. 그냥 옆에 떠있는걸 보고 그걸 보시기 시작한거임.
유튜브가 괜히 무서운게 아녀;;;;
알고는 있었는데 이게 피부 깊숙하개 다가와서 진짜 무서워 하는 중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