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감 선거 후보 등록이 16일 종료되면서 본격 선거 운동이 시작됐다. 수도 서울의 초·중·고 교육정책을 총괄하는 ‘교육 대통령’ 을 일반 유권자들이 직접 뽑는 이번 선거는 초반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대립과 쇠고기 촛불집회로 불거진 ‘보수 대 진보’의 대결이 주요 쟁점으로 부상하면서 과열 혼탁 양상 조짐도 보이고 있다.
◇누가 나왔나=공정택(74) 현 교육감, 김성동(66) 전 경일대 총장, 박장옥(56) 전 동대부고 교장, 이영만(62) 전 경기고 교장, 이인규(49) 아름다운학교운동본부 상임대표, 주경복(58) 건국대 교수 등 6명이 후보로 등록했다.
공 후보는 보수 진영의 대표 후보다. 수월성 교육 강화, 학교선택권 확대, 학력 평가 부활, 영어 공교육 강화 방안을 강조하고 있다. 이인규 후보는 공 후보의 강력한 라이벌이다. 영어몰입교육 폐지와 특목고 기능 정상화를 내세우고 있다. 학생간 성적 경쟁을 완화해 학생들이 사교육 시장으로 내몰리는 현상을 없애겠다는 방침이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상임의장을 지낸 주 후보는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등 진보 진영의 대표 후보로 꼽히고 있다. 학교선택제 백지화, 외고 및 자사고 폐지, 초등학교 일제고사 폐지 등을 주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3파전…단일화 관심=자유주의교육운동연합과 뉴라이트학부모연합 13개 보수 교육단체로 이뤄진 ‘좋은 서울교육감 선출을 위한 학부모시민연대’가 지난 14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공 후보와 이인규 후보, 주 후보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며 3파전을 벌이고 있다.
1차 후보 지지도 조사에서는 이 후보가 12.1%로 10.3%인 공정택 후보를 누르고 1위를 기록했으나 2차 조사에는 공정택 후보가 12%를 얻어 11.5%를 기록한 이 후보를 뒤집고 1위를 차지했다. 전교조와 민주노총의 총력 지원을 받는 주 후보의 선전도 만만치 않다. 투표율이 낮은 평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적극적 투표층을 많이 확보한 주 후보가 유리하다는 분석도 있다.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선거판이 요동치자 후보 단일화 바람도 거세다. 국가사랑모임, 교육강국실천연합 등 100여개 범보수 시민·사회단체들은 보수 성향의 후보들을 상대로 단일화를 추진하고 있다.
◇과열·혼탁 우려도=선거가 임박하면서 관권선거 논란이 잇따르고 있다. 주 후보는 지난 14일 서울 석촌동 한 식당에서 서울교장회 모임에 공 후보가 모습을 드러낸 것을 두고 관권선거 시도라며 공 후보의 사퇴를 촉구했다. 공 후보는 “아는 사람이 저녁을 먹자고 해 잠시 갔다 화장실을 사용했을 뿐”이라며 “사전에 그런 모임이었는지 몰랐다”고 반박했다. 서울강남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지난 5일 지역 초등학교 교장과 교감 등 111명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선거가 보수(공정택) 대 진보(주경복)의 구도라는 것을 잘 아실 것’이라고 적어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의 조사를 받았다. 서울시선관위는 또 특정 후보를 홍보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지역 교육청 소속 교육공무원 2명과 정당인 한 명을 15일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