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유치원 초 중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그닥 그렇게 나와 맞는 친구를 만나본 적이 없다. 그냥 그런 친구들과 대충 수다 떨고 같이 밥 먹고 같이 시내가고 같이 영화 보고..
이거 뿐이었다. 그리고 십대 시절에는 역시 뇌가 덜 성숙해서 애들이 개판이었다. 욕은 밥먹듯이 하고 싸우고 훔치고 삥뜯고.. 완전 난리였다.
근데 나이를 먹고 내가 군대를 일찍 가서 전역 한 다음에 서울에 있는 기술대학을 입학 하니까 세상이 완전 달랐다. 십대 때는 애들이 개판이었다면 내가 있는 서울에 기술대학 학생들은 다들 성인이었고 개념이 있었고 몸 싸움이나 누군가의 물건을 훔치는 일이나 삥뜯는건 한번도 본적이 없다.
또 다들 성인이다 보니까 같은 성인들끼리의 편안함이 묻어있다. 같은 성인들끼리 얘기를 나누니 마음이 편하고 현실적인 얘기들 즉 우리의 미래에 대한 얘기들. 우리가 있는 대학의 장단점 얘기 취업 얘기 학업 얘기 이성 얘기 돈 얘기 친구 얘기 음식 얘기 나라 얘기 뉴스 얘기 등 하다보니까 너무 즐겁다.
지금은 다 떨어져서 각자의 길을 가고 있다. 몇몇은 군대 가 있고 나보다 형이었던 사람들은 지금 뭐하는지 모르지만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을거라 생각한다.
우리가 각자의 길을 가게 된 이유는 나는 외국인 여자친구가 있었고(백인) 나는 외국인 친구들하고 더 어울려 다니느라 어쩔수 없이 나는 그들과 따로따로 길을 가기로 선택 했다. 사실 그 대학친구들은 밖에서는 잘 놀지 않을려 하는 내향적인 성격들의 소유자였다. 솔직히 지금도 생각나고 대학시절 애들이 그립지만 앞으로 그보다 더 좋은 한국 친구들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근데 참 웃긴게 기술대학이라 그런지 수학은 필수고 너무 문제가 어려워서 애들이 도저히 문제를 감당할수 없어서 특수한 천재적인 애들 1~2명 빼고는 다 수업 포기했다. 수업을 도망치거나 강의실에 있던 컴퓨터로 수업시간에 게임한다거나 노래 듣는다거나 잡담을 했다.
그리고 또 좋았던게 기술대학이라 여자 비율이 너무 낮았다. 한 강의실에 남자가 수십명이라면 여자는 2~3명 밖에 없었다. 그래서 나는 솔직히 그게 너무 편했다. 여탕 보다는 그러니까 여자가 많은 것보다는 남자가 많은 게 더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