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사정상 전국으로 출장근무를 하는 신세이다보니 어지간한곳은 다 가보게 되는데..
그렇게 각지를 다니다 최근에 우연히 제가 군생활 했던 강원도 양구에서 일하게 되었습니다.
마침 일하러 가는 길에 제가 군생활 했던 군부대를 지나칠 기회가 있어서 나름 설레이는 마음까지 들더군요.
그런데..
양구 남면에 있던 2사단 신병교육대 이정표가 왜 백두산 부대로 바뀐건지 살짝 당황했습니다.
건물 자체는 제가 알던 그 장소 맞는데..
동면을 지키는 백두산 부대가 왜 남면까지 나와 있는건지.......
이거 뭔가 잘못된것 같아 차를 돌려 제가 근무했던 3대대쪽으로 방향을 돌렸습니다.
지나가는 길에 본 2사단 수색대대 정문은 그래도 제 기억 그대로 남아있던 모습인데...
인기척 하나 없이 폐쇄된 상태....;;;;;;;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것인가!!!! 하는 마음에 얼른 연대 정문쪽으로 다시 달려갔더니...
청4리에 위치한 8203 부대 이정표는 그대로지만..
여지없이 노도부대 마크는 어디가고 백두산 부대 마크가 자리잡고 있네요.....;;;;;
최종적으로 근무하던 3대대에서 쓰던 정문쪽으로 가봤더니...
여긴 또 가관입니다.
지키는 사람 하나도 없이 문이 덩그러니 열려 개방된 상태입니다.
그 큰 3대대 통합막사와 사열대가 있던 자리는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고..
오른쪽에 취사장이며 공병창고 오물장 등이 있던 시설도 싸그리 날아갔네요.
정문이 아침부터 열려 있는데도 아무도 지키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나 여기저기 풍경이 뭔가 민간인들이 들어와서 공사중인것 같은데..
인터넷으로 대충 조사를 해보니 작년 말쯤에 부대가 정리된것 같습니다.
그동안 먹고 사느라 일에 치여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이런 소식을 이제서야 뒤늦게 알게 되었네요.
이유가 뭔가 했더니 장기적으로 이어져온 저출산 문제가 결국 군대 병력문제로까지 확산되는 바람에 어쩔수 없는 수준이라고 합니다.
심지어 오뚜기, 이기자, 화랑같은 노도부대와 힘든걸로 맞짱을 뜨던 다른 네임드급 부대들조차 추풍낙옆처럼 우수수 싸그리 날아갔다 하네요. -_-
이곳에서 2년동안 박격포 조포훈련 한다고 죽어라 뺑이치며 온갖 고생이란 고생은 다 했었는데..
이렇게 휑한 모습을 마주하니 마음이 참 복잡 미묘해집니다.
마지막으로 옛날생각도 나고 해서 군생활 당시 사진 몆장 올려봅니다.
전우들아 어디서 뭐하냐?? 우리 부대 없어졌다 ㅠㅠㅠ
고참님들 이디서 뭐하세요?? 살아는 계신가요???
2사단은 부대자체가 사라지진 않았고 개편되어서 이전되었습니다. 원래 있던 2사단 예하 부대들은 21사단, 12사단등 인근부대로 통폐합되었습니다. 2년간 복무 정말 고생많으셨습니다.
정확히는 2사단 사령부와 공중강습부대가 합쳐져 신속대응사단으로 새롭게 창설이 되었더군요. 근데 아이러니 하게도 그 신속대응사단이 지금 제가 사는곳에서 차로 10분거리에 있는 위치(원래 20사단 있던자리)에 있더군요 ㅋㅋㅋ
티비를 보다가 군부대 장면이 나오길래 8203부대를 검색 했는데 이 글이 나왔네요^^ 전 94년 6월 9일 입대. 31연대 3대대 본부중대에 있었습니다^^ 후반기 교육을 홍천 제1야전수송교육단에서 받았는데 빼치카가 있어서 놀랬었거든요 근데 자대배치를 받고 보니 새로 지은 신막사라서 신났던 기억이 있는데... 부대가 없어졌다니... 한 번은 청4리에 찾아 가봐야지... 했는데 ㅠㅠ 그래도 좋은 소식 고맙습니다. 추억은 살아있으니까요^^ 후배님 건강하시고 하고자 하는 일 모두 잘 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