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끝나갈 무렵
어디로든 떠나야 한다는 강박에 눈을 뜨자마자 강릉역을 향하는 ktx에 몸을 싣고
해가 다 떨어지고 나서야 숙소에 도착
나이가 들면 풍파에, 파도에 익숙해져
삶을 멋드러지게 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세상은 가도가도 부끄럽기만 하드라'
서정주 시인의 구절은 나를 몰아세우기도
위로를 해주기도
숙소에서 보이던 풍경
' 이런 충동적인 여행을 떠나도 됐던 걸까 ?'
라는 생각과 후회
초라한 풍경과 등대가 비추는 불빛에서
모자란 내 선택에 따른 결과가 이건가..
나를 나무라기라도 하는 건지
어젯밤의 자책은 섣불렀을지도 모른다
숙소에서 주문진 해변 방향으로 걷다보니 도착한
새들 쉼터
어미 갈매기와
갈매기 새끼?들
얘가 어미샌가?
아님말고
도착한 주문진 백사장
하하
이 무렵 바다가 가장 이쁘다던데
마음이 달리는 주문진해변
파도와 함께 부서지는
마음의 응어리들
그리고
흔한 인스타 감성의 사진들
이건 또 뭔가 했더니
꼬꼬선생 아무리 여기가 강릉이라지만
이곳은 바다인거슬..
어느덧 해는 넘어가고
다른 시선으로 담고 싶어 기다렸던
개와 늑대의 시간
하하
바깥이 바쁘지도
속이 시끄럽지도 않은 삶을 잠시 체험하고
금방 돌아온 서울
강릉은 경기도 가는 기분이라더니
ktx를 타고 2시간이면 정말 그런 것 같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바쁜 서울의 삶에서 사람과 일에 치여
소모되는 와중에 바닥이 보이는 것 같아서
무작정 2박 3일로 주문진을 여행 다녀왔네요
일을하며 빚어진 저의 자아를 잊기위해
혹은 오롯이 스스로의 모습으로 존재하기 위해
떠났던 여행이었기에
독백채로 진행하여 톤앤매너를 지키고 싶었습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는지 궁금하진 않으시겠지만
여러분들이 흔히 보시는 광고나 뮤직비디오 영상작업과 사진을
하는 사람입니다
다만 이전에 작성했던 게시글을 보니 이런 댓글이 달렸더군요
관심과 걱정은 감사하지만
현직 동료 일 수도 있는 분들에게 이런 얘기를 들으니
참 기분이 이상합니다
제가 한국 디지털이미징 시장에서 느끼는 대부분의 생각과 감정은
이상하게도 축하해주는 사람들 보다 시기, 질투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는 겁니다
이번 주문진 여행을 갔던 이유도
이런 시장에서 더 이상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 때문에서 였습니다
현장의 많은 선배,감독님들이 저에게 이런 얘기를 합니다
" 남들 못해서 난리인 메인스트림에서
왜 자아를 찾냐?"
모든 사람들의 가치기준이 다르다 생각합니다
저는 외부적,재화적 가치보다
저만의 내재적,형이상학적 가치를 쫓기위해 사진을 담습니다
비주얼리티를 중시하는 광고사진 같은 것들만이
의미가 있다면
우리들의 가족사진과 스마트폰에 담긴 사진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겠죠
저는 이런 도메스틱하고
일상적인, 소박하지만 소중한 가치들을 잊고싶지 않기 때문에
이런식으로 라도
커뮤니티에 기록하고 나누고 싶습니다
삶의 여유라는게 진짜 중요한거 같아요 ㅎ 다만 다른 분들의 말은 신경 쓰지마시구 나만의 여유와 나만의 스트레스 풀 방법을 찾아야 좋은 것 같습니다 저랑 한살 차이 밖에 나지 않으신데 힘내시구요 여유가 필요하면 언제든지 떠나는 잠깐의 여행은 좋다고 생각합니다ㅎㅎ 그 언제든지 나갈 용기를 꼭 만드세요 (이제 그 여유를 마음대로 찾지 못하는 유부남 36살이...씁니다...ㅠㅠ)
ㅠㅠ 다행히? 저는 아직 솔로라 맘을 먹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상태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만의 길을 갈 수 있게 노력해보려 합니다 조언 너무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저 위의 사진들 중에 제스타일인 파도 1,2 정류장 비비드1, 일몰 사진 보면서 오히려 힐링 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ㅋㅋㅋ
ㅎㅎ 저도 15년차 영상디자이너 입니다~ 사람들이 보는 눈은 다 다른거 같아요 요즘 느끼는건 목적이 있는 사진,영상과 그냥 느낌적인 사진,영상은 다르다라는 생각을 하네요~ 보면서 "아~그렇구나" 하는게 있고 보면서 생각보다는 느낌을 전달받는 미디어가 있는거 같아요~ 계속 발전하며~자신의것을 놓치지 않는 디자이너가 되시길 바랍니다~!!
선배님이시군요 좁은 안목에 분별성을 더해주시니 감사 할 따름입니다 조언 감사히 받겠습니다 감기 조심하시고 선배님도 건승하셨으면 합니다
개인적인 기록, 이라는 의미와 그것을 추구하는 마음이 잘 전해져 오는 것 같습니다. 저는 전혀 상관 없는 업계에 있는 사람이지만, 취미로 사진을 찍을 때 제가 그 순간 그 곳을 잠시 바라보며 존재했다는 사실이 가장 값어치 있게 느껴지곤 합니다.
업은 달라도 느끼는 것은 같네요 공감할 수 있는 존재들이 있다는 것으로 큰 위로가 됩니다 멋진 사진생활 이어 나갑시다
혹시 빽까님?
ㅋㅋ아닙니다
멋진 사진 잘봤습니다. 여담으로 녹색머리의 청둥오리는 숫놈입니다. 즉 어미가 아니라 아비죠 ㅎㅎ
녹색머리는 청둥오리 숫놈 기억하겠습니다 멋지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 잘 구경하고 갑니다. 혹시 묵으셨던 숙소 정보좀 알 수 있을까요?
주문진에 M9 스파 앤 오션뷰 팬션이라는 곳입니다 제가 묵은 곳은 5층이었어요
사진은 멋지게 보이는데 시설은 좀 노후화 되어있어 혼자가기는 괜찮고 기분내는 여행으로는 비추천합니다
사진 잘 봤습니다. 나이먹어서 그런가 영상매체보다 이런 사진과 글로 담담하게 담아내는 이야기가 더 와닿고 좋습니다. 게임 공략도 요새 유튜브 투성이라 힘드네요.
오~~ 주문진 가고싶어졌어요
끼룩끼룩
좋은사진 보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선생님 건강하세요